[칼럼] 정당과 한돈은 같은 운명
[칼럼] 정당과 한돈은 같은 운명
지지자 이탈하면 생존 불가능
지지층 확보에 아이디어 발굴을
  • by 김오환

정당과 정치인의 목적은 정당한 방법을 통한 정권 획득이다. 그 방법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선거에서 많은 표를 얻으려면 유권자의 마음을 사야 한다. 유권자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무엇으로 사야 하나? 시대정신에 맞은 공감대를 서로 형성, 함께 이뤄나가는 일이다. 그런 공감대를 통해 지지층을 넓혀가면 승리할 수 있다.

돼지고기도 정치와 마찬가지다. 지지층을 넓히면 살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위험하다. 돼지고기는 고기당(黨)에서 제1당이다. 소 닭고기 합친 양보다 조금 많다. 수십년 넘게 1위를 달려오고 있다. 육류 소비에 있어 ‘독재’다. 하지만 돼지고기 소비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입 돈육이 늘고 있을 뿐 한돈은 제자리걸음이다.

22년말 돈육 1인당 소비량은 28.5kg으로 자급률(73.2%)을 놓고 계산하면 한돈 소비량은 20.8kg이다. 돈육 소비량이 매년 늘고 있지만 증가분을 수입 돈육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돈육 할당관세 영향으로 수입 돈육 비중은 더 높아졌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고물가, 고금리에 놀란 정부가 내년에도 돈육 할당관세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알다시피 돈육 할당관세는 냉장육이 많다. 올해도 전체 할당관세(3만톤) 중 50%가 넘고 있다. 그 냉장육이 한돈 삼겹과 싸우고 있다. 그래서 한돈 위축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말이다.

그나마 돼짓값이라도 받쳐주면 다행이나 그럴 여지가 좁다. 경기 전망이 그렇다. 최근 IMF는 내년 한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은 2.2%로 세계 평균(2.9%)보다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도 어려웠는데 내년에도 힘들다는 것이다. 덩달아 한돈 소비도 감소할 것이다.

뭔가 찾아야 할 시점이다. 10월의 4천원대 후반 돼짓값이 11~12월 회복되지 못하면 내년 1~2월까지 간다. 11월 김장 수요를 기대하지만, 김장 문화는 매년 축소되고 있다. 12월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분위기도 예전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돼짓값 반등은 힘겨워 보인다.

그래서 말인데 정당이 지지층을 넓히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듯이 한돈도 그런 방법을 찾아보자. 예전에도 주장했듯이 국민을 대상으로 한돈 소비 아이디어를 구하든지 한돈 소비 이후 소감을 공모했으면 한다. 이 방법은 소비자가 한돈 소비 방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한돈 소비와 관련된 소비자의 글 내용은 다양할 것이다. 등산이나 운동, 캠핑, 가족이나 친구끼리, 음식점 따라, 지역 따라, 상추 부추 미나리 등 부재료에 따라 소비자 느낀 감정은 다양한 소재로 풀어질 것이다. 주부, 직장인, 초중고대학생들의 한돈의 생생한 맛 경험은 한돈 소비에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그것은 또 한돈 소비층을 확대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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