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를수록 한돈 삼겹은 울상, 수입육은 웃어
금리 오를수록 한돈 삼겹은 울상, 수입육은 웃어
소비자, 경제 어려울 때 가격 더 민감
고금리 시기 삼겹 구매량 현저히 줄어
가처분 소득 줄면서 더 저렴한 쪽 선택
국산 삼겹 줄이고 전지나 수입 삼겹으로
할인행사 적절히 활용하고 품질 유지해야
김민경 건국대학교 교수 세미나서 주장
  • by 임정은

삼겹살 판매량은 금리 따라 움직인다? 금리가 돼지고기 소비, 그 중에서도 삼겹살 판매량과 밀접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우려되는 것은 지금처럼 고금리 시기에는 삼겹살 특히 한돈 삼겹살 판매가 줄고 대신 저렴한 부위, 혹은 수입산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점인데 3고(고금리 물가 환율)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돈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최근 김민경 건국대 교수는 농촌진흥청이 개최한 ‘3고 시대, 우리 농업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열린 농식품 소비행태 변화 학술 토론회에서 3고 시대 축산물 소비 변화를 분석해 발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축산물 구매량은 가격변화보다는 금리와 같은 경제상황 또는 경기 변화의 영향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 지난 17년부터 금리를 기준으로 고금리1(17년 1월~19년 6월), 저금리(19년 7월~21년 7월), 고금리2(21년 8월~22년 12월) 시기를 나눠 소비자들이 축산물 구매 시 무엇을 고려하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모든 시기 품질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조사됐는데 다만 고금리 시기에는 가격을 중시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저금리-28.89%, 고금리 1-31.16%, 고금리 2-35.95%)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금리인상과 같이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는 저금리 시기보다 가격에 더욱 민감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 패널 2천403명의 돈육 구매 행태를 조사한 결과 금리가 실제 구매 행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돈 삼겹 구매 비중은 21년 44.38%서 22년 37.58%로 낮아진 반면 국산 전지는 31%서 33.23%로, 수입 삼겹은 7.28%서 12.35%로 증가했다. 금리가 인상된 21년 이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앞다리살과 수입 삼겹살로 소비가 옮겨간 것이다.

삼겹살 구매량만 따졌을 때도 고금리1 기간 1.21㎏이던 평균 구매량은 저금리 기간 1.32㎏으로 그리고 다시 고금리2 기간에 진입하자 1.22㎏으로 감소했다. 저금리 시기에는 구매량이 늘고 고금리 시기에는 감소, 삼겹살과 금리가 역의 상관관계가 뚜렷했다. 소비자들에게 금리 인상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설문한 결과, 같은 축종의 저렴한 부위로 변경(25%)했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고 축산물의 절대적 구입량을 줄임(19.1%), 다른 축종의 저렴한 축산물로 변경(17.8%), 할인 행사를 더 이용(14.9%), 수입 축산물로 대체(10%) 순으로 금리가 축산물 소비량을 줄이는 동시에 수입 축산물 소비량은 늘리는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금과 같은 고금리가 유지, 혹은 금리가 더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한돈소비는 더 위축될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금리가 더 오르면 가계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소비량도 줄고 상대적으로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 한돈 특히 삼겹살 소비가 가장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금리 인상 등 경제상황의 변화로 가구의 가처분 소득 감소 시 할인행사 등을 통해 국내산 축산물 소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럼에도 품질은 소비자들이 축산물 구입 시 첫 번째로 고려하는 요인인 만큼 품질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국산 축산물의 입지가 유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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