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세수 펑크와 한돈 재고
[기자의 시각] 세수 펑크와 한돈 재고
  • by 임정은

올해 국세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얼마 전 발표한 세수 재추계 자료를 보면 올해 국세수입은 기존 세입예산안 전망치 400조5천억원이 아닌 341조4천억원으로 예상보다 59조1천억원이 줄 것으로 추산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라는 기사들이 나온다.

가장 크게 예상을 밑도는 항목은 법인세로 당초 예산안보다 25조4천억원(24.2%)이 빠지고 양도소득세(12조2천억원), 부가가치세(9조3천억원)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부족분이 발생했다. 결손 규모는 크지 않지만 관세도 마찬가지다.

수입 물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는 당초 10조7천억원이 걷힐 것으로 봤으나 재추계 결과 7조3천억원으로 3조5천억(32.3%)이 부족할 것이라 한다. 이런 와중에도 정부는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에 대한 할당관세를 밀어붙이고 있다.

전체 세수 부족분에서 관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적고 그 중에서도 수입 돼지고기에서 덜 걷히는 관세는 더 미미할 것이다. 그런데 그로 인해 한돈산업이 받는 피해는 결코 미미하지 않다. 그렇게 늘어난 수입육이 한돈소비 시장을 빼앗고 그로 인한 돼짓값 하락은 고스란히 양돈농가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세수가 줄면서 지방교부세가 11조원 넘게 삭감된다고 하니 이로 인해 각 지자체의 지원 사업이 축소되면 양돈산업은 그 여파까지 짊어져야 할 수 있다. 세수가 부족하도록 퍼주는 대상이 수입육이고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쪽은 한돈산업이라는 얘기다. 할당관세로 인해 점점 늘어나는 한돈 재고는 두고두고 한돈시장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나라 곳간이 빌수록 한돈 재고는 자꾸 쌓여가는 이 상황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다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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