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한돈은 한돈으로 승부해야 한다
[기자의 시각] 한돈은 한돈으로 승부해야 한다
  • by 임정은

얼마 전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가 농어업‧농어촌 정책 국민의식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민들의 시각에서 국내 농업의 문제는 무엇인지, 그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보고서였다. 특히 내용 중에 국내산 농축산물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는 조사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돼지고기를 비롯한 국내산 육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다른 품목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보다 비싸도 국내산을 구매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돼지고기는 44%만, 쇠고기도 37%의 소비자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쌀이나 고추와 같은 품목은 비싸도 국내산을 사겠다는 비율이 월등히 높아 품목에 따라 국산 충성도가 큰 차이를 보였다. 안타깝지만 한돈을 비롯한 축산물에 대한 국내산 충성도는 주요 품목 중 가장 낮았다. 워낙에 수입산 의존도가 높은 밀가루가 육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더 주목되는 것은 국민들이 수입산을 선택하는 이유가 단순히 가격 때문만은 아니라는 조사 결과다. 수입산 선택 이유로 기호, 맛, 품질 등을 선택했는데 보고서는 품목별로 수입 농식품에 대한 기호가 분명 있고 수입 농식품에 대한 일정한 수요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비슷한 내용의 소비자 조사는 이전에도 있었고 또 결과도 비슷했다. 즉 소비자들이 이전만큼 국내산을 고집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흐름 말이다. 더욱이 올해 가계 생활비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입 육류 코너의 솔깃한 가격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발길을 잡아 끌만 하다. 고로 한돈에 가장 시급한 경쟁력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차별화일 것이다. 보고서에서도 국산 농산물도 가격 경쟁력 제고와 함께 맛과 품질 등에서 차별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한돈업계도 한돈 품질 고급화를 주요 과제로 삼고 품질 제고 노력을 본격화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돈의 차별화와 고급화가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차별화 고급화를 통해 결국 한돈은 애국심이 아니라 한돈 그 자체로 승부를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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