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후 걱정과 고기 섭취는 별개
환경‧기후 걱정과 고기 섭취는 별개
OECD 9개국 소비자 설문 결과
식품 구매 기준, 환경 ‘10~20%’
경제성 ‘64%’, 맛 ‘61%’이 우선
응답자 65% 주1회 이상 고기 섭취
고소득 가구일수록 육류 자주 먹어
배양육으로 대체할 의향 28% 불과
환경 관심만으로 소비행태 변화 한계
  • by 임정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나타나면서 축산업과 육식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고기 소비도 위기를 맞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실상은 환경에 대한 우려만으로는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기 소비는 환경보다 소득과 더 큰 상관관계가 있다는 얘기다.

OECD는 최근 환경 정책 및 개인행동변화에 관한 3차 조사를 통해 9개 국가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4개 부문, 즉 에너지 사용, 운송, 폐기물, 식품 소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국가는 벨기에, 캐나다, 이스라엘,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영국, 미국이다.

식품 소비에 관한 설문 결과를 보면 식품 구매 시 경제성(64%), 맛(61%), 신선도(60%), 영양성분(54%) 등이 주된 고려 사항이었으며 환경과 관련된 현지 생산, 살충제 사용 여부, 탄소 발자국 등은 10~20%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환경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환경 관련 사항들은 덜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도 조사 대상 가구의 65%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고기를 소비하고 이중 41%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붉은 고기를 소비하며 24%는 일주일에 여러 번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섭취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 같은 육류 소비 빈도는 환경에 대한 관심 정도에 따라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소득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고소득 가구 중 29%가 일주일에 여러번 육식을 하고 저소득 가구에서는 그 비중이 20%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 정도는 육류 소비와 상관이 높지 않아 적색육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OECD는 지적했다.

또 붉은 육류를 배양육으로 대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28%에 그쳤으며 44%는 의향이 없으며 가장 큰 이유는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가장 컸고 맛이나 영양가가 떨어지고 높은 비용 등도 배양육을 꺼리는 이유로 지목됐다.

OECD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계 소비 행태의 주요 동인은 경제와 개인 안전에 대한 우려였으며 환경과 기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즉 환경에 대한 관심만으로는 소비자의 식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식품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식품의 경제성, 맛, 건강상 이점에 대한 보완적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08년, 11년에 이어 지난해 진행됐는데 개인의 행동 경향을 파악, 이를 통해 정부가 시행할 수 있는 정책도구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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