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업의 ‘동맥경화’가 우려된다
[칼럼] 양돈업의 ‘동맥경화’가 우려된다
돈육 수입 증가세, 생산 기반 흔들
세심하고 치밀한 정책으로 예방을
  • by 김오환

‘동맥경화’라는 질병이 있다. 동맥의 탄력이 떨어지고 동맥에 생긴 혈전 등이 혈액의 이동을 방해하면서 동맥이 좁아지는 질병이다. 뇌혈관에서 발생하면 뇌졸중이 우려되고, 심장에 생기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으로 나타나고, 동맥이 막히면 혈액을 공급하지 못해 신체의 각 부위에 괴사가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건강하기 위해선 ‘피(血)’가 잘 돌아야 한다.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경제에도 ‘동맥경화’ 현상이 있다며 정부에 촉구하기도 한다. 소비나 소득, 저축 등이 일반적인 경제적 흐름이 이상하거나 막혀있다고 판단될 때 그들은 경제에서 동맥경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소비나 소득 등이 잘 돌아가도록 기존 정책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정책의 변화를 촉구한다.

사실 경제는 어렵다. 세계화 시대, 어느 하나 삐꺽하면 모든 게 엉키고 설키기 때문에 뭐 하나 잘한다 해서 풀어지지 않는다. 오락실 두더지 잡기처럼 한쪽 두더지를 잡으면 옆에서 쏙 뛰어오른 것처럼 다른 문제들이 솟아오른다. 경제는 그렇게 서로 촘촘하게 얽혀있다. 그렇게 얽힌 실타래를 한번에 칼로 잘라낼 수 없듯이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야 실타래가 풀어진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물가팀은 그런 게 아니다. 단칼로 해결하려 든다. 다른 쪽은 몰라서 말하기 그렇지만 양돈을 보면 그렇다. 본란을 통해 수차 주장했듯이 현 정부의 경제팀은 국내 한돈값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로 대응해왔다. 이로써 양돈업은 돼짓값 약세로 ‘돈(豚)맥경화’를 겪고 있으며 이에 따른 농가들은 수지 악화로 ‘돈(錢)맥경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 이후,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세계 경제는 세계화로 인한 매출 증대가 주춤 감소하고 있다. 반면 각국은 자국의 내수 시장 활성화를 통해 나라의 경제를 살려가고 있다. 말하자면 세계 각국의 경제는 무역을 통한 경제 중심에서 내수 시장 활성화로 돌리고 있다. 그런 만큼 한국 경제도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대응해야 한다. 특히 중국이란 거대시장에서의 수익이 줄고 있어 내수 시장 활성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양돈 역시 할당관세보다는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 나서야 한다. (돈육)내수 시장이 활발하면 사료, 동약, 기자재, 종돈 등 관련 업종이 살아나면서 그것들이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 국내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다. 할당관세라는 ‘곶감’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내수시장을 살릴 때 양돈업의 ‘동맥경화’는 줄어들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물가팀은 인사이동을 통해 다른 부서로 가면 된다. 하지만 물가팀이 전개한 정책(할당관세)으로 생긴 양돈업의 동맥경화 현상은 몇 년이 지나야 완화되거나 잘못되면 치료가 어려울 수도 있다. 세심하고 치밀한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 길만이 양돈의 동맥경화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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