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50년 후 한돈협회
[칼럼] 50년 후 한돈협회
과거 50년 양돈(협회) ‘상전벽해’
외연 확대 통해 경쟁력 제고를
  • by 김오환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 밭이 바다로 변하듯 세상 많은 것들이 변하고 달라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눈 깜빡할 사이에 말이다. 양돈도 예외가 아니다.

50년전 양돈을 되돌아보자, 1973년. 독자 가운데 태어나지 않은 분도 계시겠지만 한국 상황은 경부고속도로가 완성(70년)되면서 산업화, 도시화로 선진국 진입 희망에 모든 사람이 들떠 있었다. 이때 양돈업은 박정희 대통령이 축산진흥을 강조(68년)하면서 산업화를 모색하는 태동기였다. 농가 중심의 양돈이 기업들이 하나둘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들 중심의 친목 모임이 78년 양돈협회를 창립하고 79년 12월 정식으로 설립 허가를 받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한돈협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협회는 7월 17~18일 코엑스에서 ‘한돈협회 창립 50주년과 자조금 관리위 창립 20주년’ 한돈페스타를 개최한다. 2000년 전만 하더라도 양돈 생산액이 2조원 규모에도 미치지 못한 데다 지역 축협과 축협중앙회(서울)가 존재, 협회의 위상(位相)은 지금과 달랐다. 정부가 축정(畜政) 업무 대다수를 축협과 협의했기 때문.

그러던 것이 축협중앙회가 농협으로 통합되고 2003년 11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 미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돼짓값이 급등해 양돈은 2조를 넘어 3조(04년), 5조(09년), 6조(14년), 8조(21년)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그런 만큼 협회의 중요성과 역할, 기능에 관심이 높아졌고 그런 속에 협회 조직의 변화로 협회 위상은 날로 커졌다. 거기다 자조금 관리위까지 협회가 주도하면서 국내 최고 축산단체로 올라섰다. 상전벽해다.

문제는 앞으로 50년 후에도 현재의 한돈협회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50년 후에도 한국 양돈업이 무탈하게 성장하겠느냐는 점이다.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 왜? 양돈 허가제란 제도와 환경 여론, 배양육 등 ‘가짜 육류’ 때문이다. 그래서 협회는 정부에 수많은 건의와 협조를 통해 규제 완화를 요청하였고, 국회를 통해 ‘한돈 육성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양돈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다.

여기에다 협회가 준회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외연(外延)을 더욱 더 늘리면 금상첨화다. 순수 농가 중심의 구조에서 양돈조합과 기업 양돈에 대해 문호를 개방, 그들에게 일정 부분 역할을 부여해 공동 발전하는 방향을 찾았으면 한다. 특히 돈육 유통 주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면 한다. 돈육 소비 증가 속에 수입 돈육 증가율이 한돈(증가율)을 앞서고 있어서다. 소비자, 환경단체들과도 협의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양돈 현안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할 수 있었으면 한다.

앞으로 50년 후 협회, 조합, 기업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오래갈 수 있는 조직은, 반대로 유명무실(有名無實)할 조직은 어디일지 궁금하다.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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