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양돈농가, 양돈업 탈출 중?
독일 양돈농가, 양돈업 탈출 중?
5월 기준 2천70만두 전년비 7.3% ↓
농장수 11% ↓ 10년간 43.4% 줄어
수익성 회복됐지만 미래 낙관 어려워
환경‧복지 강화, 돈육 소비 감소도 한몫
  • by 임정은

사상 최고 돼짓값에도 독일 양돈업계의 ‘엑소더스(대탈출)’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독일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5월 3일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2천70만마리로 지난해 동기(2천232만마리) 대비 7.3% 감소했다. 또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2천135만마리) 대비로도 3.1% 줄었다. 다른 EU(유럽연합)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역시 지난해 봄 이후 돼짓값이 급등세를 보이며 최근 사상 최고치를 지속적으로 경신하는 중이다.

독일의 5월 평균 돼짓값은 100㎏당 244유로로 지난해 동월보다 28.8% 높고 2년전 동월과 비교하면 무려 60% 가까이 올랐다. 당연히 수익성도 회복됐다. 그럼에도 돼지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계속 늘면서 독일 돼지 사육두수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모돈과 양돈장수는 더 빠르게 줄고 있다. 5월 기준 번식모돈 두수는 137만여마리로 일년전보다 8.1% 감소했으며 6개월전과 비교해도 2% 적었다. 양돈장수는 1만5천900개로 지난해 11월 대비 6%, 작년 5월과 비교하면 10.8% 감소했다. 통계청은 13년 이후 10년간 돼지 사육두수는 25.2%(700만마리) 감소한데 비해 농장수는 43.4%(1만2천200개)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돼지 사육두수뿐만 아니라 농장 및 모돈이 이처럼 계속 감소하는 것을 볼 때 당분간 독일 양돈업은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 양돈업은 최근 3년여간 코로나 펜데믹, ASF 발생,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잇단 악재들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면서 위축이 가속됐다.

그러나 악화됐던 수익성은 최근 돼짓값 상승으로 회복된 상태. 그럼에도 이처럼 돼지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많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높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날로 강화되는 환경 관련 규제와 동물 복지 규정, 여기에 독일 내 고기 소비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양돈업의 미래에 대한 낙관보다는 불안을 더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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