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정부의 자가당착 스스로 끝내야
[기자의 시각] 정부의 자가당착 스스로 끝내야
  • by 임정은

할당관세가 연일 뜨거운 감자다. 농가들로서는 철회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사안인데 정부도 자꾸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동월보다 1.4% 하락하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돼지고기가 8.3%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체 농축산물 소비자 물가보다 할당관세 적용 품목인 돼지고기의 하락폭이 크다는 얘기다.

농축산부는 6월 이후에도 채소류 생산지역 및 물량 증가, 가축 생산성 회복 등으로 공급 여건이 개선돼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도 거들고 나섰다. 5월 집밥 식재료 구입비용이 작년보다 8.4% 저렴하다는 친절한 설명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를 시행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현재 농축산물 물가가 안정적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얘기를 하면서 동시에 농가들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어쩔수 없이 할당관세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돼지고기 할당관세 시행 이유에 대해서는 5월 돼짓값 수준이 계속 유지될 경우 7월과 9월 추석 때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5월은 연중 가장 돼짓값이 높은 시기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정부가 이런 변명까지 들고 나온걸 보면 이번 할당관세가 정말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할당관세 논란을 잠재울 목적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논란과 의문을 부추기고 양돈농가들의 분노만 키우고 있다.

진짜 의도가 그런 게 아니라면 좀 더 말이 되는 변명을 하던가, 아니면 말을 말라고 하고 싶다. 물론 가장 최선은 이제라도 할당관세를 철회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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