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양돈 생산액 9조원 시대…더 초라해진 양돈 살림
[심층분석] 양돈 생산액 9조원 시대…더 초라해진 양돈 살림
22년 통계청 비육돈 생산비 분석

수입 4만원 늘 때 비용 5만4천원 늘어
돈가‧출하 사상 최고 속 수익은 17% ↓
농가에 따라 수익은커녕 손실 입기도
고물가 영향 모든 생산비 일제히 상승
국제 곡물가 오른 2년간 사료 34% ↑
러-우 전쟁, 사료비 사상 최고…비중 59%
가축비 농가 따라 차이 커…수익 결정
  • by 임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지난해 국내 양돈농가들도 호된 전쟁을 치러야 했다. 지난해 돼짓값 상승분은 급증한 생산비를 대기에도 모자랄 정도였다. 특히 전쟁 여파로 사료비는 전체 생산비 중 60%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 농가의 경영 부담을 키웠다.

■돈가보다 더 뛴 생산비=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2년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비육돈 한 마리당 수입이 21년 40만7천665원에서 지난해 44만9천828원으로 4만2천163원(10.3%) 늘었다. 돼짓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결과다. 그러나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이 늘었다. 즉 수입은 두당 4만원 가량 늘었지만 비육돈 두당 사육비가 39만3천89원으로 21년 33만9천629원보다 5만3천460원(15.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작년 비육돈 두당 수익은 5만6천739원으로 21년 6만8천36원보다 16.6% 급감했다. 특히 통계 자료에 따르면 1천마리 미만 규모의 농가 평균 사육비는 46만5천원, 총 수입은 42만3천원으로 두당 2만1천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돼짓값과 돼지 출하물량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 양돈 생산액은 9조원을 넘는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가 경영 수지는 상대적으로 초라했던 셈이다.

■전쟁 여파, 사료비 급등=두당 평균 사료비가 처음으로 20만원을 넘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비육돈 평균 사료비는 23만481원으로 21년 19만1천456원에 비해 무려 20.4% 올랐다. 돼짓값 상승분(10.7%)의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생산비 가운데 사료비 비중은 58.6%로 21년 56.4%에 비해서도 2.2%P 오르면서 6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사료비에서만 두당 4만원 가까이 생산비가 오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쟁의 여파를 가장 잘 보여준 생산비 항목이 바로 사료비였다. 특히 과거 애그플레이션 시기였던 08~09년, 11~12년을 비롯해 과거 어느 시기와 비교해도 사료비는 지난해가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더욱이 사료비는 2년 연속 급등했다. 21년에도 전년 대비 10% 이상 급등한데 이어 지난해 오름세가 더 가팔라진 것이다. 2020년 하반기 시작된 국제 곡물가격 오름세가 21년, 22년까지 지속된 탓이다. 이에 2020년 두당 17만원대이던 사료비는 22년까지 2년 사이 무려 5만8천원(33.8%)이 증가했다.

■고물가에 농가 허리도 휘어=지난해 고물가에 돼지 생산비도 안 오른 항목이 없었다. 지난해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도 광열비(5천967원, 전년비 18.2%)도 크게 올랐고 액수는 크지 않지만 영농시설비(14.5%↑), 기타재료비(14.9%↑) 등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출이 늘어난 농가로서는 부담이 됐다.

또 사료비 다음으로 많은 가축비 역시 지난해 7만3천972원으로 일년전보다 7.6% 늘었는데 특히 가축비의 경우 사육 규모에 따른 차이가 가장 컸다. 즉 1천두 미만과 3천마리 이상 농가의 평균 가축비는 각각 12만3천700원, 6만2천911원으로 무려 2배 가량 벌어졌는데 이 같은 차이가 수익 차이로도 직결됐다. 이는 규모에 따른 생산성 차이가 결국 농가의 수익 차이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 다음으로 생산비 비중이 큰 고용노동비(1만4천722원)와 분뇨처리비(1만779원)는 그동안 전체 생산비 증감 추이와 상관없이 매년 증가해 왔는데 지난해 역시 일년전보다 6%, 10.8% 늘어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에 비해 방역치료비는 작년 1만1천527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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