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양돈업 허가제는 참 힘이 세구나”
[기자의 시각] “양돈업 허가제는 참 힘이 세구나”
  • by 김현구

“주자(朱子)는 참 힘이 세구나.”

정약전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자산어보’에서 나온 대사다. 서양학문과 천주교를 공부해서 귀양 온 정약전을 주자학을 기준으로 죄악시하고 혐오하는 한 청년에게 정약전이 한 말이다. 기존의 주류 사상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역사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양돈으로 비춰볼 때 “축산업 허가제는 참 힘이 세구나”라고 기자는 생각해 본다.

이는 최근 축산학과 대학생들과 양돈 원로들을 취재하면서 느낀 생각이었다. 대학생들의 경우 양돈장을 소위 3D업종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MZ세대들은 축산업이 가령 돈을 많이 버는 업종이라도 도전할 생각이 별로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한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양돈장이 환경적으로 개선되고 최첨단 사육 시스템으로 변화 가능성이 높으면, 도전할 청년들은 얼마든지 많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조선의 ‘성리학’이 종교의 선택을 엄벌했듯이 현재 ‘양돈업 허가제’가 청년들의 도전을 가로막고 있다. 양돈업 허가제 시행 10년, 농가수는 줄고 환경 민원은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허가제 시행과 맞물려 있다.

허가제는 비단 양돈업 신규 허가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존 농가들이 환경개선을 위해, 또는 생산성 제고를 위해 증축, 개축을 하려해도 주민들의 반대가 커, 지자체가 쉽게 허(許)하지 않고 있다. 이에 농가들의 노력으로 환경을 개선하려해도 정부의 규제가 가로막으면서 전반적인 국내 양돈장 환경과 생산성은 정체하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에 대해 한 양돈 원로는 “어떤 산업이라도 진입과 퇴출은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말은 “물이 고이면 썩는다”라는 의미와 비슷하다.

이에 정부와 생산자단체 등은 축산업 허가제 시행 10년에 대한 평가를 통해 최소한 환경 개선을 위한 증개축은 즉시 허용할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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