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양돈현안 6대 과제 해결방안⑤ 브랜드(5/3)
[기획특집]양돈현안 6대 과제 해결방안⑤ 브랜드(5/3)
  • by 양돈타임스
[기획특집]양돈현안 6대 과제 해결방안⑤ 브랜드
김유용 교수/서울대 동물자원학과

안전성 품질균일성 유지에 주력해야

국내 돼지 40% 브랜드육으로 판매
품질 향상 통한 소비자 신뢰 확보를
‘기능성 축산물’ 인증 노력 필요해

우리나라에서 축산물 브랜드는 1990년대 초부터 생산자들을 중심으로 축산물에 이름을 붙이는 소극적인 브랜드 작업으로 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참살이(웰빙)’ 바람을 타고 축산물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축산물 브랜드 수적 증가에 비해 시장을 주도할 만한 브랜드가 탄생하지 못했으며 브랜드의 기본 요소라 할 수 있는 품질의 항상성이 확립되지 못한 실정이다.
’03년 4월말 현재 축산물브랜드는 총 696개이며 이 가운데 등록된 브랜드는 전체 브랜드의 61.2%인 426개로 나타났다. 돼지의 경우는 전체 사육두수의 약 40%가 최종적으로 브랜드를 가진 돼지고기로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브랜드의 사용이 매우 활발한 편이며 브랜드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양축농가의 사육규모는 1만~5만두 사이가 가장 많을 정도로 대규모화 되어 있다. 특히 전체 조합원들의 총 사육규모가 20만두 이상이 되는 대단위 조합에서 적극적인 브랜드사업화의 노력으로 브랜드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사육농가들에게 많은 자극을 주어 생산효율 및 돈육품질의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 축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브랜드사업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농림부에서는 브랜드육의 품질향상, 냉장부분육 유통활성화 및 브랜드업의 운영개선을 위해 부분 육가공시설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고 브랜드육의 판매망을 구축하여 브랜드육의 판매확대 및 판로확보를 위하여 축산물브랜드 등록업체들에게 가맹점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한우고기와 돈육브랜드업체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년 우리축산물 브랜드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 같은 지원정책은 축산업발전기금에서 70%를 융자해주고 자부담 30%의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농림부에서 시행하는 축산물 브랜드 지원사업은 우선 한우와 돼지에서 먼저 시작이 되었는데 브랜드 평가기준을 보면 한우와 돼지에서 모두 전체 배점을 100점으로 하였을 때 위생 및 안전성이 40점으로 가장 높고, 품질의 균일성(30점), 브랜드 관리(15점), 고품질(8점), 물량공급능력(7점)의 순으로 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농장의 생산단계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점수가 품질의 균일성 30점 모두와 위생 및 안전성 항목에서 25점, 브랜드 관리에서 10점 등 총 65점이나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랜드 축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 돈육 평가기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위생 및 안전성과 품질의 균일성은 브랜드 축산물의 필수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두 항목의 평가배점이 높은 이유는 아직도 이 항목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말이 된다.
양돈의 경우 아직도 많은 양돈농장에서 농장 자체에서 생산된 종돈을 쓰는 경우가 많고 사료도 통일되지 못하게 한 농장이 여러 회사 사료를 쓰기도 한다. 특히 돈가의 등락에 따라 사양관리 프로그램이나 비육후기 사료의 급여가 무시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에 따라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출하돈의 체중, 등급이 균일하지 못하고 PSE돈육(물퇘지)의 발생이 높고 마블링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계획된 출하두수를 유지하지 못하고 도축장도 농장 당 2~3곳에 번갈아 출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는 브랜드 돈육의 생산은 요원한 꿈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브랜드 돈육을 위해서는 먼저 품질의 균일성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품질향상을 위해 더욱더 노력을 해야겠다.
최근 들어 축산분야에서도 생산이력제(traceability)가 축산물의 안전성을 위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한우에서 가장 먼저 생산이력제가 실시될 것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양돈분야에서 오히려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우리나라에서도 곧 선진국 수준을 넘어서는 생산이력제가 양돈업계에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축산물 브랜드화와 관련한 정부의 또 다른 지원책으로는 ‘축산물 브랜드 컨설팅 지원사업’이 있다. 산지축산물생산유통·지원사업(브랜드사업) 지원 경영체를 우수 브랜드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문컨설팅 지원, 대부분 브랜드 경영체에서 취약한 경영, 마케팅 등에 대한 관리수준을 높여 소비자 인지도 제고 및 축산업 부가가치 제고 등을 주요 활동으로 밝히고 있다.
현재 10개의 브랜드 컨설팅 회사가 선정되었고 컨설팅회사는 브랜드 축산물 추진업체를 2개까지만 컨설팅 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했다. 업계에서 축산물을 브랜드화 할 때 유의해야 할 것은 사육규모, 경제성, 공동체 결성여부 등에 따라서 전국규모로 나갈 것인지 지역규모로 나갈 것인지 우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규모의 브랜드로 나가기 위해서는 축군의 규모뿐만 아니라 유통망, 판매전략 및 홍보 전략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의 브랜드화는 대규모 사육농장이나 사육단지를 중심으로 발전되어 우리나라 전체 돼지고기의 약 40%가 브랜드육으로 유통되고 있어서 소비자들의 인지도도 상당히 높아져 있다. 이제는 브랜드 돼지고기가 수입육과의 차별화뿐만 아니라 국산 돼지고기 브랜드들 간에도 차별화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생체 내에서 생리적 기능성을 갖는 기능성 물질을 이용한 기능성 돼지고기의 생산이 시작되어 1996년부터 ω-3 계열의 지방산함량을 높인 돼지고기제품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카르니틴(carnitine), 비타민 E, 셀레늄(selenium) 등 생화학적으로 효능이 검증된 물질들의 함량을 높인 기능성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기능성 성분이 있을 것으로 믿어지는 한약제, 녹차 등의 부산물을 이용한 브랜드 돼지고기도 소개되고 있다. 특정성분이 첨가된 기능성 식품에 대해서 인증을 얻기 위해서는 해당성분과 관련된 연구를 5년 이상 수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자문을 얻어서 등록신청을 하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의 지원 정책과 더불어 수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브랜드간의 경쟁 속에서 오래도록 품질을 유지하며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업계의 효과적인 대응방안은 특정한 기능을 브랜드에 부여함으로써 축산물을 기능성 식품화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축산물을 기능성 식품으로 인증받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현대 축산제품에서의 가장 중요 핵심요건인 안전성이 한층 확고해지며, 정확한 축산관련 자료를 구축하게 되므로 장기적으로도 축산물 산업화의 탄탄한 기반이 쌓여질 것으로 생각된다. 기능성 축산물의 브랜드화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한 브랜드 등록과 달리 관련 법령을 다 충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축산물 브랜드와 관련되는 해당 기관들이 꼭 필요하면서도 올바른 기준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관리의 세부적인 측면은 대상의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소속 부처의 기준에 대한 이해 및 다른 관할의 기준 적용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원재료에서 최종식품까지의 기준을 일원화시키려는 노력을 장기적으로 이행하면서 법률을 개정하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기능성 축산물의 생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농림부에서도 생산단체들에게 재정적 지원만 할 것이 아니라 기능성 축산물과 관련된 복잡한 현재의 법규에 대해 생산자들이 법률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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