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곡물가가 전 세계 양돈농가를 덮쳤다
高곡물가가 전 세계 양돈농가를 덮쳤다
21년 주요국 돼지 생산비 일제히 상승
사료비 때문…돈가도 하락한 EU는 적자
러-우크라 전쟁으로 고비용 구조 진행형
EU‧美‧캐나다 돼지 감축 올해 더 심화
  • by 임정은

지난해 세계적인 곡물 가격 상승의 충격을 피해간 나라는 없었다. EU(유럽연합), 미국 등 주요 돼지 사육국가에서 양돈 생산비가 일제히 올랐으며 그 중에서도 사료비가 생산비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영국농업원예개발위원회(AHDB)는 2021년 기준 세계 주요국들의 양돈 생산비 책자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EU, 브라질, 캐나다, 미국 등 조사 대상국들에서 일제히 생산비가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단 나라마다 차이는 컸다. EU 평균으로는 전년 대비 6%(파운드화 기준) 상승했는데 EU 국가 내에서도 덴마크,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은 5% 미만의 상승폭을 기록한 데 비해 영국, 헝가리,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평균 이상 생산비가 올랐다. 또 EU 이외 국가들의 경우 브라질은 마토그로수주가 12%, 산타까타리나는 18%, 미국은 21%, 그리고 캐나다는 무려 3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거의 모든 나라에서 양돈 생산비가 오른 것은 무엇보다 지난해 사료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생산비 각 항목별 내역을 보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료비가 전체 생산비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사료비가 생산비 상승의 주원인이 됐다는 얘기다. 사료비는 생산비 가운데 비중도 크고 워낙 큰 폭으로 상승해서다. 지난해 평균 FAO 세계 곡물 가격 지수는 131.2로 전년도(103.1)보다 27.3% 올랐다.

이처럼 사료비로 인해 생산비가 오르면서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AHDB는 지난해 EU 연간 평균 돼짓값이 전년 대비 13% 하락한 1.23파운드/㎏를 기록하면서 생산비(1.5파운드)에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EU 전체 평균으로 보면 지난해 EU 양돈 경영 수지는 적자였던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EU 국가들의 돼지 사육두수 감축 움직임이 이로써 설명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사료 곡물 시세가 더 올랐다. 세계 곡물가격 지수는 10월말 현재 작년 평균보다 19% 가량 더 오른 155.9를 기록했다. 올해 중순 이후 EU의 돼짓값이 상승했으나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경영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일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지난해 EU는 생산비 상승에다 돼짓값도 좋지 않아 적자를 봤지만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해 돼짓값이 좋았다. 그리고 올해 역시 작년보다 더 오르거나 최소 작년 수준의 돼짓값 호조를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EU는 물론이고 미국과 캐나다 모두 돼지 사육두수가 일제히 줄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20년 9월부터, 그리고 캐나다는 올해 7월 기준 사육두수가 전년 동기보다 3% 줄면서 본격적인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이처럼 금년 EU는 물론 미국과 캐나다 모두 지난해보다 돼지 사육두수를 줄이고 있는 것을 볼 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생산비는 더 오르고 이로 인해 양돈 수익성은 더 악화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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