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돈 전망] 올해 악재, 내년에도 계속된다
[세계 양돈 전망] 올해 악재, 내년에도 계속된다
高생산비 속 中 수요 위축 계속될 전망
USDA, 중국 생산 늘어 5천만톤대 안착
中 이외 주요 생산‧수출국 위축 불가피
日 韓 멕 수입 급증, 23년도 유지될 듯
  • by 임정은

코로나 19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주요국의 ASF 발생 등이 잇따르며 세계 양돈산업은 최근 몇 년 높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생산‧수출국들이 급등한 생산비와 중국의 수입 수요 감소라는 이중의 악재를 버텨내야 했다. 그리고 그 결과 이들 국가의 생산 규모가 거의 동시에 감소하는, 근래 볼 수 없었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이 반전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어 내년 세계 시장은 또 어떻게 움직일지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EU 위원회와 미국 농무부가 내년 세계 양돈산업의 흐름을 짐작해볼 수 있는 전망 보고서를 연이어 발표했다. 그 내용을 비교, 정리해 23년 세계 양돈산업의 향방과 그 속에 한국 양돈산업이 맞이할 외적 변수들은 어떤 모습일지 미리 엿보고자 한다.

■中 생산은 계속 늘어=미국 농무부는 지난 12일 4분기 세계 축산물 수급 및 교역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은 각각 1억985만톤, 1억1천98만톤으로 전년 대비 각각 2%, 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는 거의 전적으로 중국이 이끄는 증가세로 분석된다. 농무부는 올해 중국의 생산량이 5천100만톤, 내년은 5천200만톤으로 전년 대비 각각 7.4%, 2% 늘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중국 이외 EU, 브라질, 미국, 캐나다 등 주요 수출국들에서 일제히 생산이 감소하지만 중국이 큰 폭으로 생산이 늘면서 세계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생산량이 내년 5천200만톤까지 증가하게 되면 ASF 이전인 18년(5천400만톤)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ASF 여파로 생산이 바닥을 찍었던 2020년(3천634만톤)에 견줘서는 무려 43% 회복되는 것이다. 이는 자연히 중국의 수입 수요를 줄이고 그 여파로 수출국들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대체 시장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EU 위원회가 지난 5일 발표한 농업 시장 단기 전망 보고서에도 나온다. 위원회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EU의 돼지고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중국의 수입 수요 감소로 지목됐다. EU는 중국 수출물량이 중국 ASF 이전인 17~18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해 미국과 의견을 같이 했다.

연도별 세계 및 중국 돼지고기 생산량 추이
연도별 세계 및 중국 돼지고기 생산량 추이

■수출 불경기‧고비용에 갇힌 수출국=중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 돼지고기 생산국가들은 올해 일제히 생산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가 대표적이다. EU 위원회는 올해와 내년 돼지고기 생산이 전년 대비 각각 5%, 0.7% 줄 것으로 분석했는데 이는 미국 농무부의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EU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2천267만톤, 2천258만톤으로 전년 대비 각각 4%, 0.4% 줄 전망이다. EU 위원회가 분석한대로 높은 생산비에다 중국의 수입 수요 감소 거기다 ASF까지 겹친 때문이다. 내년 EU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 14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캐나다 역시 22년, 23년 각각 206만톤, 204만톤으로 전년 대비 2%, 0.7% 감소하면서 EU와 마찬가지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생산이 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7월 캐나다의 돼지 사육두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EU, 캐나다와 함께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브라질은 올해 생산이 감소(436만톤→435만톤)하지만 내년에는 다시 증가(→442만톤)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올해와 내년 각각 1천232만톤, 1천241만톤으로 금년은 전년 대비 1.9% 줄지만 내년에는 0.7% 가량 회복될 것으로 농무부는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 수출국들에 중요한 중국의 수입 수요 감소와 높은 생산비 상황이 내년까지 지속된다고 할 때 생산량 증가 전망이 다소 미심쩍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그 중 미국의 경우 지난 9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 통계를 보면 전체 돼지 사육두수와 모돈 두수가 전년 대비 각각 1.4%, 0.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내년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이 늘 것이란 전망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또 캐나다와 EU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 역시도 내년 생산이 늘더라도 지난 21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갈수록 줄어드는 中 시장=중국의 돼지고기 생산이 늘면서 수입량은 자연히 감소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와 내년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각각 180만톤, 170만톤으로 전년 대비 각각 58.4%, 5.6% 줄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수출국들로서는 중국 시장으로 수출되던 물량을 받아 줄 대체 시장이 필요해졌다는데 있다. 그리고 실제 올해 중국 이외 주요 수입국들의 수입물량이 일제히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수입량 기준 세계 돼지고기 교역물량은 960만톤으로 전년 대비 195만여톤(16.9%) 감소하는데 그나마 중국의 감소분(253만톤)이 다른 수입국들로 일부 흡수된 결과다. 올해 일본(7.4%), 멕시코(8.2%), 영국(10%), 필리핀(19.3%) 모두 증가하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이 가장 큰 폭(28.9%)으로 늘 것으로 전망됐다. 또 내년 역시 중국의 수입량 감소로 세계 교역량도 올해보다 감소(954만톤, 0.6%↓)하고 대부분의 수입국들도 올해보다는 수입이 줄지만 21년에 견줘서는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농무부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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