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에도 ‘살얼음’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에도 ‘살얼음’
옥수수 출항에 가격 연일 하락
미‧유럽 고온건조 지속 작황 우려
전쟁에 생산 급감…공급 불충분
  • by 임정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중단됐던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재개됐다. 그러나 국제 곡물 시장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2만6천톤을 실은 수출선박이 남부 오데사항에서 지난 1일 출항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가 흑해 봉쇄로 막힌 곡물 수출길을 다시 열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달러화 강세 등으로 세계 곡물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밀과 옥수수, 콩의 가격(시카고 선물거래소)은 전달대비 각각 20%, 11%, 9% 가량 떨어졌다. 여기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도 재개되면서 곡물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실제 1일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옥수수와 대두 가격은 전날보다 1.5%, 2.6% 하락했으며 이튿날은 각각 2.6%, 1.6% 추가적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곡물 수급 불안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미국과 유럽에 곡물 생육에 불리한 기상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불안 요인 중 하나다. 미국의 경우 올해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이 확산되고 있는데 8~10월도 미국 중부지역과 서부 대부분 지역에서 가뭄이 지속되거나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올해 기록적 폭염이 강타한 유럽 상황도 만만치 않다. 그 중에서도 EU 내 최대 곡물 생산국인 프랑스를 포함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강수량이 평년 대비 50% 이상 감소하며 고온 건조한 기상이 이어지고 있어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작황이 부진한 상태다. 최근 영국 가디언지는 폭염으로 올해 EU의 곡물 수확량이 8~9%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전쟁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데다 올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생산 면적 감소, 비료 부족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이에 최근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량이 평년의 절반 가량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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