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 양돈업 올림픽에서 결선 진출할 수 있을까
[칼럼] 한국 양돈업 올림픽에서 결선 진출할 수 있을까
수입 돈육-쇠고기와 불꽃 경쟁
각종 규제 완화만이 진출 가능
  • by 김오환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다른 올림픽처럼 ‘인간승리’란 칭호를 받으며 영웅들이 탄생했다. 그런 선수 몇몇을 보면 역도(55kg)에서 금메달을 딴 필리핀 ‘하이딜린 디아스’. 우물물을 나르던 150cm의 작은 소녀가 총 224kg를 들어 올려 필리핀 최초로 금메달을 안겼다. 또한 34세 나이로 빈혈에 시달리면서 철인 3종에서 우승을 한 영국령 작은섬 버뮤다 출신의 ‘플로라 더피’, 화물선 타고 도쿄 왔다 우승해 비행기로 금의환향한 ‘피지 럭비팀’, 암을 극복하고 태권도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의 ‘인교돈’ 등 부지기수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 우수한 기량을 보여준 선수들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의 우하람(수영 다이빙), 황선우(수영 100m), 우상혁(육상 높이뛰기) 선수가 결승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봤듯이 스포츠는 서양인 체구에 맞는 운동이다. 상대적으로 동양인보다 키가 크고 다리와 팔이 긴 서양인에게 유리하게 꾸며졌다. 대다수 스포츠가 유럽에서 시작됐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 스포츠 뿐인가? 세상사 90% 이상이 서양에서 만들어져 그것이 기준이 되면서 타국에도 ‘그’ 기준의 적용을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속에서 그것을 극복, 이겨낸 것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대단하고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필자는 그런 사람이나 업종에 대해 존경하고 경의를 표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한국 양돈업도 같은 범주에 포함된다. 수입된 종돈을 가지고, 원료를 수입해서 먹이로 만들어, 그것으로 돼지를 키워, 경쟁하는 한국 양돈업(농가)을 보면 존중하지 않을 수 없고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관세라는 보호 조치가 있었지만(현재는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 수입 돼지고기와 수입 쇠고기와 불꽃 뛰게 경쟁하면서 한국 농업 가운데 최고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은 올림픽에서 메달 딴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자리 안정과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양질의 동물성단백질을 낮은 가격으로 공급, 국민의 건강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금메달 감이다.

그런데도 냄새 등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침소봉대, 양돈업 기반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농가들의 숭고한 노력을 매도하고 있다. 또한 ASF 등 ‘수십년간 없다가 최근에 터지는’ 질병이 발생하면, 국경방역의 필요성이나 중요성과 방역이나 관리 가능성을 논의하기보다는 마치 농가들이 방역을 소홀해 발생한 것으로 몰아 농장과 농가를 중죄인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양돈상황을 보면 정부나 단체의 지원없이 올림픽에 출전, 뒤늦게 메달을 땄다는 스포츠와 같다. 지원은 언감생심이지만, 경쟁력을 방해하는 규제만이라도 완화했으면 한다. 지속적인 한국 양돈업의 ‘결선’ 진출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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