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돈육 ‘대올림’ 메뉴 개발하자
[칼럼] 돈육 ‘대올림’ 메뉴 개발하자
소비 주도권, 부모서 자녀로 옮겨가
자조금 이용해 새로운 시장 개척을
  • by 김오환

얼마 전 신문에서 소비 ‘대물림’이 아니라 ‘대올림’ 시대라는 기사를 읽었다. 신문에 따르면 요즘 음식물 소비 패턴과 관련, 자녀들이 부모가 선호하는 소비 패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자녀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음식에 ‘보수적’인 필자는 새로운 음식을 꺼린다. 설령 맛이 있더라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모처럼 외식을 하더라도 필자가 좋아하는 메뉴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십중팔구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녀들의 기호 식품을 따라가게 됐다. 피자나 밀가루가 주성분인 음식을 거부감 없이 즐겨 먹고 있다. 육류도 굽는 것에서 튀김이나 젊음 층에 맞는 요리로 서구화돼 가고 있다. 입맛이 변했는지, 아니면 맛이 괜찮아서 그런지 몰라도 필자의 ‘한국적’인 음식 소비 패턴도 ‘대올림’돼 가고 있다. 이제 소비의 ‘대올림’은 피할 수 없는 세태인 것 같다.

아마도 대표적인 ‘대올림’ 소비 품목 중의 하나가 라면이 아닌가 싶다. 과거 라면은 끓이는 것이 외는 특별한 메뉴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계란이나 김치를 넣고 끓여 먹는 것으로 조금 ‘진보’했다. 라면 소비 형태가 거기서 멈췄다면 지금처럼 라면시장은 춘추전국시대가 아닐 것이다. 라면 업계는 ‘대올림’ 메뉴를 계속 개발했다. 김치나 부대찌개에 라면을 넣은 것은 기본이고 매운맛, 엄청 매운 것, 비빔면, 얼음과 함께 시식하는 등 다양한 요리를 내놓고 있다. 짜장 짬뽕 등 중화요리까지 넘보고 있다. 메뉴가 수십 가지인 라면시장은 증가하면 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라면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기대된다.

각설하고 돼지고기 소비 시장을 보자. 삼겹이나 목살 등 굽는 ‘대물림’은 있지만 ‘대올림’ 메뉴는 아주 드물다. 있더라도 대중화와 거리가 있다. 굳이 ‘대올림’ 메뉴를 찾는다면 굽는 요리에서 미나리, 고사리, 부추 등과 함께 다양하게 먹는 정도다. 굽는 요리에서 예전에 얇게 썰었다면 요즘 두껍게 썬 것 경우도 대올림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양돈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는, 돼지고기를 이용해서 특별히 내세울 ‘대올림’ 메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것은 향후 돈육 소비 증가보다 정체 내지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또한 양돈산업의 정체와도 맥락이 연결된다. 설상가상으로 대체육 등 가짜 육류로 돼지고기 소비는 위협받고 있고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본 칼럼을 통해 수없이 주장했듯이 소비 없는(미미한) 산업은 생존할 수 없다. 시장은 냉혹하고 엄혹하다. 지속적인 메뉴 개발을 통해 소비를 늘려야 살아남는다. 양돈업도 예외가 아니다. 삼겹 등 ‘대물림’ 소비도 중요하지만 자녀들에 의한 ‘대올림’ 메뉴 개발에 지혜를 집중했으면 한다. 과거에는 자금이 부족해서 할 수 없다 했는데 이제는 자조금이란 실탄도 있다. 강한 의지로 돼지고기 ‘대올림’ 시장 개척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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