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상반기 한돈, 악재 속 선방
[심층분석] 상반기 한돈, 악재 속 선방
사육 두수 감소에도 출하 안 줄어
돈육 수입 줄면서 한돈 자급률 ↑
돈가 8% ↑ 상위등급 출현도 증가
삼겹 최고가…수입육 물량‧가격 공세도
  • by 임정은

올 상반기 한돈 공급물량은 늘지 않았지만 돼지고기 자급률은 다소 올랐다. 수입량이 준 때문이다. 또 이로 인해 돼지 값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양돈 경영 불안은 지속됐고 더불어 소비 측면에서도 수입 돈육과 쇠고기의 위협은 더 커지는 등 드러나지 않는 난관과 악재들도 만만치 않았다.

■두수 감소에도 출하 안 줄어=지난해 12월과 올 3월 돼지 사육두수는 각각 1천108만마리, 111만5천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0.5% 줄었으며 모돈 두수 역시 각각 2.4%, 1.5%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 19에도 한돈 가격이 상승했지만 농가의 사육의지를 북돋을 경영 환경은 아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코로나 19가 지금까지는 소비 호재였지만 계속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를 갖기에는 시장의 불안 요인의 성격이 더 강한 때문이다. 여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사료곡물 가격 강세가 시작되는 등 한돈 가격 강세와는 별개로 경영 불안 요인이 심화된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런데 이 같은 두수 감소세에도 상반기 출하물량은 914만여마리로 일년전(915만마리)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여름철 폭염 정도가 심하지 않았던데다 최근 개선의 추이를 보이는 국내 양돈장 생산성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년도 여름 더위 여파로 매년 출하물량이 가장 적은 5~6월의 경우 올해는 지난해보다 3% 안팎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출하물량을 따라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자급률 오르고 돈가도 강세=한돈 출하물량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상반기 전체 돼지고기 공급물량은 작년보다 줄었다. 수입물량이 감소한 때문이다. 6월말 돼지고기 수입량은 16만2천700톤으로 일년전 17만8천톤에 비해 8.5% 줄었다. 지금까지의 감소 추이가 유지된다면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14년 이후 처음으로 30만톤 이하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수입이 줄면서 상반기만 보면 돼지고기 자급률은 상승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6월말 한돈 생산량은 55만1천톤으로 수입량과 합산한 전체 돼지고기 공급량(71만4천톤) 가운데 77%가 한돈이었던 셈이다. 이에 비해 지난해 같은 기간 한돈 생산량(55만2천톤)이 올해보다 다소 많았지만 수입량이 올해보다 많았던 탓에 전체 공급량(73만톤) 중 한돈이 75.6%를 기록했다. 상반기까지만 보면 올해 돼지고기 공급량(한돈+수입)이 지난해보다 2% 가량 줄고 돼지고기 자급률은 1.4%P 가량 더 높았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 한돈 강세도 이 같은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다. 품평원에 따르면 상반기 평균 한돈 시세는(탕박, 제주 제외) 4천298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3천982원보다 8% 올랐다. 그 중에서도 6월은 5천204원으로 일년전보다 10% 올랐으며 지난 17년 9월 이후 월평균 가격으로는 가장 높았다.

오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상반기 출하 돼지 평균 1등급 이상 출현율이 66.7%로 지난해 동기간 66.2%에 비해 0.5%P 상승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위 등급 출현율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삼겹 사상 최고가…불안 불안=올해 한돈 도매시세가 지난해보다 오르기는 했지만 상반기만 비교해보면 돼지 값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17년(상반기 평균 4천691원)은 물론이고 18년(〃4천332원)에 비해서도 낮다. 그런데 삼겹살 소비자 가격만 보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수산유통공사에 따르면 삼겹살 소비자 가격이 1~6월까지 월평균 2천43~2천543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28% 올랐으며 역대 최고시세를 기록했던 11년(연평균 2천24원) 시세도 넘어섰다.

올 상반기 이처럼 한돈 삼겹살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수입육의 위협은 더 커졌다.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은 줄었지만 그 중 삼겹살은 8만1천여톤으로 지난해보다 17.6% 증가했다. 더불어 수입 쇠고기도 실질적인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다. 쇠고기 수입량은 상반기 21만7천톤으로 지난해보다 6.2% 증가하면서 물량도 늘었지만 가격도 낮아졌다. 그 결과 수입 쇠고기 소비자 가격이 한돈 삼겹살보다 저렴해졌다. 농수산유통공사에 따르면 미산 갈비살(냉장) 소비자 가격은 3월 이후 2천600~900원대를, 호주산 갈비(냉장)는 올해 2천300~500원대를 형성하며 가격이 급등한 한돈 삼겹살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수입 쇠고기 가격이 이처럼 낮아질 수 있었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FTA 발효로 인한 관세 인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입 쇠고기의 위협은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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