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래는 과거에서 엿볼 수 있다
[칼럼] 미래는 과거에서 엿볼 수 있다
하절기 사양관리, 실수 실패서 찾길
노력 강도 따라 수익, 생산성 달라져
  • by 김오환

기술이나 문명은 날마다 새로워지고 변하지만, 삶의 환경이나 경기(景氣)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반복되는 것 같다. 말하자면 무왕불복(無往不復), 가기만 하고 다시 반복되지 않은 것은 없다는 말이 맞아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정치 경제 등 역사다. 그래서 그런지 성인들은 그런 과거를 ‘오래된 미래’라고 했고, 공자님은 당신의 가르침은 스스로 창작 만든 것이 아니라 수 백년전부터 내려온 교훈적 내용은, 술이부작(述而不作)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우리는 ‘모르는 내일(사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음)’을 과거의 사례에서 찾기보다는 무슨 새로운 것이 없나 하고 찾고 있다. 필자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전제한 것은 오늘과 같은 최첨단 시대에 기술 문명 이용(활용 응용) 또는 통계를 통해 미래를 가늠할 수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모르는 내일’에 대해 불안하기보다는 과거의 사실을 반추하면서 대응하면 능히 극복, 무난하게 넘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 코로나 같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경우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폭염 등 기후변화,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경기 변동 등 우리가 겪었던 사례는 과거를 되돌아보면 해답이 보인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양돈농사를 좌우하는 복(伏)때다. 초복(11일)이 엊그제였고, 장마 소식까지 겹친다. 이로 인해 습도가 높아 돼지, 농가 모두 불쾌지수가 높아 힘들고 지치고 체력이 바닥나는 시기다. 사료 등 원자재와 돈사 시설의 관리도 잘해야 하는 매사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설상가상으로 금년 여름은 생산비 부담이 가중되는 철이기도 하다. 그런 반면 돼지값은 희망적이지 않다. 휴가 나들이 수요로 한돈 소비가 증가해야 하는데 코로나 여파로 올해도 개선될 여지가 넓어 보여지진 않는다.

그렇다고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있다. 과거에 실수한 것을 반복하지 않으면 극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농장의 여건 개선과 농장주의 역량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 그런 다음 바둑에서 복기(復棋)하듯이 농장 관리의 장단점을 정리, 분석해 미리 대응하는 것이다. 이때,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할 경우 즉시 시행했으면 한다. 그것은 분명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고, 돈 주고 구매한 것 가운데 두고두고 고마운 물건이 될 것이다.

아울러 7~8월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농장을 자주 방문하길 권한다. 꼭 모돈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모돈 관리에서 수익이 좌우돼서다. 모돈사 갈 때는 철저한 소독이 필수다. 불편하더라도 신발도 옷도 갈아입었으면 한다. 이밖에도 급수시설, 환기, 온습도 등 등 하기에 필요한 사양관리에 만전을 기하길 당부한다. 앞서 말했듯이 1년 농사가 여름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구름도 느리고 바람도 느린 시기다.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도 같이 느려지는 시기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시기가 양돈 사양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때란 점이다. 짜증 나는 무더위와 습도, 심한 냄새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양돈장으로 향하는 농가의 발걸음에는 분명 보상이 뒤따를 것이며, 존경과 경건함이 느껴진다. 농가들의 건투를 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