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투에서 이겨야 전쟁에서 이긴다
[칼럼] 전투에서 이겨야 전쟁에서 이긴다
내년 양돈 경영 조건 비우호적
생산성 제고로 경쟁력 높이길
  • by 김오환

어떤 전쟁이든간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투에서 이겨야 승산이 높다. 전투는 말 그대로 현장에서의 싸움이다. 현장은 가장 근본이며 근원이고 최후의 보루다. 그래서 현장을 튼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해당 주체들은 경쟁력을 기른다. 현장이 무너지면 게임은 끝나기 때문이다.

한국이 무역전쟁에서 이긴 산업이 있다면 유통산업을 꼽는다. 코흘리개 과자부터 자동차까지 수입 제품이 있지만 유통분야만은 국내 업체가 99% 잡고 있다. 미국(월마트) 프랑스(까르프)가 유통산업을 장악, 국내 농축산물 등 제조품의 유통을 좌우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끔찍하다. 납품 가격, 결재 등 판매조건이 유리할 것 같지 않아서다. 그런 관점에서 농협 하나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 고맙고 감사하다.(피해 측면도 있지만 본란과 무관, 논외한다.)

양돈도 전쟁이 진행 중이다. 한돈과 수입 돈육이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교전 중이지만 갈수록 밀리는 형국이다. 100%의 시장을 가졌던 한돈이, 누에가 뽕잎을 서서히 먹어 가듯이 차츰차츰 수입 돈육에 시장을 내주고 있어서다. 지금은 70%를 지키는데도 벅찬 실정이다. 최전선인 양돈장 ‘전투’에서 고전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양돈장에서의 전투가 내년에는 더욱 치열할 것이라는 점이다. 전투에서 총알 포탄 등 실탄 같은 존재인, 옥수수 대두박 등 사료원료시세가 가파르게 상승한데 기인한다. 그것은 사료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고 결국은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져 농장의 경쟁력 약화란 고리를 만들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으로 가던 돈육 수출 물량이 중국의 양돈업 안정으로 중국으로 가지 않고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양돈장의 전투력 강화에 경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먼저 생산성을 우선시할 것을 주문한다. 생산성이 뒷받침되면 생산비를 줄일 수 있다.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생산비를 낮출 수 없어서다. 또 하나가 사료값이다. 심상치 않다. 이럴 땐 외상기간을 줄여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외상거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농장이 넘어갈 수도 있다.

다행히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밝다고 전망돼 희망적이고 고무적이다. 6.25 전쟁 이후 사회 안정으로 58년 개띠 출생자가 많은 것처럼 코로나 안정으로 급식 등 한돈 소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동경 올림픽(7월 개최) 열기로 치맥만큼은 아니겠지만 한돈 소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면 코로나로 익숙된 ‘혼자만의 문화(혼밥 혼술 등)’가 바로 ‘함께 문화’로 돌아설지 의문이 든다.

양돈장 승부는 사료곡물시세, 한돈 소비 등 외적 요인과 농장주 경영 능력 등 내적요인과의 전투에서 판가름된다. 21년도 양돈 외적 분위기를 상당 부분 예상되고 있다. 지피(知彼)다. 농장의 장단점도 잘 알고 있다. 지기(知己)다. 위태로울 이유가 하나도 없다. 불태(不殆)다. 전투(양돈장)에서 이기고 전쟁(돈육시장)에서도 이기는 내년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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