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삼겹 편애를 어떻게 볼 것인가
[기자의 시각] 삼겹 편애를 어떻게 볼 것인가
  • by 임정은

최근 농촌진흥청이 과거 10년치 가구내 농식품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꽤 긴 시간 축적된 자료이니만큼 국내 농식품 소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돼지고기 관련 자료를 보면 삼겹살 구매 비중이 46.8%(15~19년)로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물론 이전보다(2010~14년 45.1%) 더 올랐다. 농진청의 설명대로 비선호 부위로 분류되는 앞다리가 9.5%에서 11.8%로 늘었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저지방 부위들인 등심, 안심, 뒷다리 모두 구매 비중이 줄었고 삼겹살은 더 증가했다는 점에서 부위별 소비 편중은 별로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

삼겹살에 편중된 소비 지형을 개선하는 것이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인 이유다. 그런데 한편으로 삼겹살의 인기는 독인 동시에 분명 득이기도 하다.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의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최근 주요 소비국 가운데 중국이나 베트남은 ASF 영향으로, 또 EU는 건강이나 환경에 대한 인식 등의 영향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한국은 굳건했다. 어쩌면 삼겹살의 인기는 이처럼 세계적인 돈육 소비량을 떠받치는 한 축이기도 할 것이다.

비록 삼겹살에 치우쳐 있다 하더라도 어느 나라보다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 기반이 아직 탄탄하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른 나라에서는 코로나 지원금으로 주택 개조나 집안 가구를 들이는데 썼는데 우리는 먹는데 그 중에서도 돼지고기 사먹는 가장 많이 지출했다는 것도 이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

물론 삼겹살에 치우친 소비는 바로 잡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제가 삼겹살을 덜 먹도록 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스란히 그 소비가 다른 부위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럴 때 한돈산업 지속 발전의 기틀도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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