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 2019년 세계 양돈
[송년특집] 2019년 세계 양돈
  • by 임정은

○…올해 세계 양돈시장은 중국 ASF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한해였다.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돼지 값·수입량 추이가 세계 양돈업계 최대 관심사였고 실제 중국의 수입량 증가는 국제 돈가 상승을 가져왔다. 모든 이슈들이 ASF로 통했던 2019년 해외 양돈시장을 정리했다.…○

 

 

미국
미국

中 수출 ‘희망고문’…애 태운 농가
사상 최대 생산량에 시장 부담
미중협상 결과 따라 울고 웃어

돼지 사육두수 및 출하두수는 올해도 증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9월 기준 미국의 돼지 사육두수는 7천768만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3.3% 늘었으며 출하물량은 9천490만마리로 일년전보다 4% 가량 많았다. 그러나 수출은 신통치 못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ASF로 수출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 돼지고기 수출의 장애물이 됐다. 이에 미중 무역분쟁 관련 뉴스에 선물가격이 요동치며 미국의 양돈시장은 어느 해보다 높은 변동성을 겪었다. 그나마 하반기 중국이 ASF로 돼지 값이 급등하자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도 늘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하면서 미국의 돼지고기 수출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던 수출 실적은 7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9월말 기준 190만톤으로 전년 대비 5% 늘었다. 특히 이 가운데 중국 수출이 89% 증가한 34만톤을 기록했다. 중국 내 돼지 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던 10월부터는 수출이 더 늘고 있는 추세로 파악되고 있다. 그럼에도 돼지 값은 많은 생산물량과 해결되지 않은 미중 무역분쟁에 발목 잡히며 11월말 현재까지 뚜렷한 상승세 없이 높은 불확실성 속에 향후 흐름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다만 지난 13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하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 계획을 밝히며 상황은 다시 변했다. 그러나 농산물 구매 관련 세부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데다 여전히 양국 이견이 남은 문제들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내년에도 당분간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양돈업계가 주목할 이슈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유럽연합(EU)

양돈시장 부진 털어내고 초강세
中 수출 호조로 돈가 30% 상승
두수 줄고 ASF 위험에 불안도

올해 EU 양돈시장은 지난해의 부진을 완전히 털어냈다. 3월까지만 해도 지난해의 약세 기조가 이어지던 EU의 돼지 값은 4월부터 치고 오르기 시작하더니 11월 중순 현재 지난해보다 37% 가량 올랐다. 18년도 돼지 값 약세 영향으로 돼지 사육두수가 줄면서 생산량이 8월말 현재 전년 대비 0.9% 가량 감소했는데 동시에 수출은 호조를 보여서다. 9월말 현재 EU의 돼지고기 수출은 일년전에 견줘 16% 증가했으며 이는 전적으로 올해 ASF 수입을 늘린 중국 영향이다. 이 기간 대 중국 수출(154만8천톤)은 55% 가량 급증, 전체 수출물량 가운데 절반 가까이(46%)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 호조에도 5~6월 기준 EU 주요 14개국의 돼지 사육두수는 1억3천735만마리로 일년전(1억3천975만마리)에 비해 1.7% 줄었다. 지난 16년 이후 최저치다. 국가별로는 스페인을 제외한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의 돼지 사육두수가 모두 지난해보다 줄었다. EU 위원회는 단기 농축산물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돼지고기 수출이 각각 321만4천톤, 366만4천톤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14% 증가하지만 생산량은 올해(2천419만톤) 전년 대비 0.4%, 내년(2천450만톤)에는 1.5% 각각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당연히 돼지 값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한편으로 올해 EU 양돈업은 벨기에와 동유럽 국가들에서 ASF가 계속 발생하면서 ASF 확산에 대한 불안감도 높았다. 특히 동물방역 수준이 높은 서유럽 국가들과 달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는 ASF가 양돈산업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정도로 그 피해가 극심했다.

 

중국
중국

ASF 후폭풍 본격화…두수 40% 줄어
돈가 급등에 사육회복 안간힘
수입 늘리면서 세계 시장 좌우

올해 전 세계 양돈업계의 눈은 중국을 향했다. 세계 최대 돼지 사육 국가이면서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도 EU와 함께 세계 최고 국가인 중국에서 지난해 8월 ASF가 발생했고 본격적인 ASF 여파가 올해 시장에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5월까지는 돼지고기 도매시세가 kg당 18~20위안대로 예상보다 안정됐으며 돼지고기 수입량 역시 1분기까지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적었다. 그러나 돼지 사육두수 추이는 달랐다. 일찌감치 전년 대비 큰 폭의 감소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4월에 이미 전체 사육두수가 전년 대비 20.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그 여파는 점차 중국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입량은 4월부터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10월말 현재 일년전보다 49% 늘었다. 돼지 값은 10월 평균 ㎏당 44.6위안으로 전년 동월 19.8위안 대비 125% 상승했으며 12월 상순 현재도 지난해 동월 평균 19.5위안보다 2배 이상 높은 42위안대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식탁에서 돼지고기의 비중이 큰 만큼 돈가 급등은 소비자 물가 상승을 야기하며 중국 정부로 하여금 돼지 값 안정에 더욱 적극 나서게 했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과 사육제한 완화 등 돼지 사육을 다시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전개하는 동시에 수입도 대폭 늘렸다. EU와 브라질 등에서도 수입을 늘린 것은 물론 무역분쟁 중인 미국산 돼지고기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중국 내 돼지고기 공급량 부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했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의 결과인지는 모르겠으나 11월부터 돼지 값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10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일년전보다 41.4% 적은 수준. 이에 중국 내 돼지고기 공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당장 내년 설 명절을 앞두고 10월과 같은 돼지 값 급등세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일본
일본

관세 낮춘 수입육 시장 ‘공습 시작’
TPP·EPA 발효…미국과도 협정
열병 확산에 양돈장 돼지 백신도

일본은 지난해 재발한 돼지열병이 잡히기는커녕 계속 확산되면서 걱정이 컸다. 정부는 멧돼지에 대한 경구 백신 사용까지 결정한 이후에도 농장 돼지에 대한 백신 접종에는 부정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돼지열병이 계속 확산되자 결국 지난 9월 농장 돼지에도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 지난달 중순 현재 49개 농장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해 15만마리 이상 살처분됐다. 일본 정부는 돼지열병의 확산과 백신 접종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돼지고기에 불안감을 가질 것을 우려, 돼지콜레라로 부르던 것을 CSF로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일본은 지난해 잇따라 체결했던 무역협정, 즉 미국을 제외한 11개국과의 TPP와 EU와의 EPA가 발효되면서 돼지고기 수입 관세가 인하되고 이로 인해 수입이 증가했다. 또 TPP에서 제외됐던 미국과도 지난 9월 새로운 무역협정에 합의하고 10월 양국 정상이 정식 서명하면서 내년 1월 발효를 앞두게 됐다. 이에 일본 양돈 등 축산업계의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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