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돈, 겨울 넘기면 희망 있다
[칼럼] 한돈, 겨울 넘기면 희망 있다
미국 등 세계 양돈 상황 호조세
생산성 제고와 소비 홍보에 주력
  • by 김오환

한돈업이 최악의 상황이다. 아무리 한돈 출하가 많은 가을철이더라도 한돈 가격이 3천원 밑으로 폭락하기는 10년이 넘은 것 같다. ASF(아프리카돼지열병)영향이 있지만 그 폭이 너무 커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물론 주52시간, 최저임금, 음주운전단속 강화, 미투 등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말 그대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그럼에도 10월말 기준 돈육 수입량(36만톤)은 재작년보다 14.7%가 늘어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있다.

누군가 말했다. 칠흑 같은 밤이 깊어질수록 새벽은 오고 있다고. 그렇다. 한국 양돈업이 언제까지 한밤중일 순 없다. 내부보다 외부 요인으로 암흑 상황은 변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OIE(세계동물보건기구) ‘마크 시프’회장은 기자 회견을 통해 ASF로 세계 돼지 개체수가 최소 25%(1/4) 사라질 수 있다며 이는 식량부족과 돼지고기 가격 급등을 불러올 것이고 밝혔다. 그러면서 ASF는 발생국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여파였을까? 지난주 한돈 가격이 급등했다. 3천원 미만의 한돈이 중반대로 올랐다. 약세를 면치 못했던 양돈관련 업체들의 주식도 모처럼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육가공 및 유통업계에서 내년 세계 양돈 상황을 고려, 저가의 한돈을 구매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파다했다. 심지어는 이들이 이를 위해 빈 냉동 창고를 찾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풍문도 돌았다.

흰 고양기가 쥐를 잡든, 검은 고양이가 쥐를 잡든 한돈 상승세의 전환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빨리 올 것 같지는 않다. 우선 한돈 재고가 예년보다 많은데다 세계 돈육 최고 수출국인 미국의 돈육 생산량과 재고량이 증가(각각 5%, 2%)해서다. 특히 중국이 높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돈육 수입을 상반기보다 최근 늘리고 있지만 미국의 돈가 상승 폭이 크지 않다. 되레 작년보다 떨어졌다.

이같은 미국 돈가 약세는 한국의 돈육 수입업체에겐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요인 때문에 한국의 돈육 수입이 줄지 않고 있고, 미산 돈육 수입을 늘리고 있다. 말하자면 미국과 한국 돼지 값은 같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크게 틀리지는 않을성싶다. 그런데 약세인 미국 돈가가 내년엔 올해보다 오를 전망이다. 유럽 양돈업이 20년에도 호황을 이룰 것이라는 EU위원회의 보고와 중국의 돈육 수입 증가 예상 등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훈풍이 한돈에게 다가올 시기는 내년 봄쯤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으로 어떻게 해서라도 겨울을 무난하게 극복해야 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알고서도 그것에 도전하는 것이 인간의 존재론적인 조건이듯이 농가와 관련 단체는 생존(生存)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으면 한다. 농가는 철저한 사양관리로 생산성 제고에 집중하고 한돈 홍보쪽은 연말연시 짜임새 있는 홍보 전략을 수립, 보릿고개를 넘기길 당부한다. <김오환 양돈타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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