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구제역과 닮은 듯 다른 2019년 ASF
2000년 구제역과 닮은 듯 다른 2019년 ASF
60년만에 재발·첫발생…소비자 불안
소비 감소로 돼지 값 하락 ‘판박이’
당시엔 한달 만에 살아나, 올해는?
  • by 임정은

한돈 시세가 2천원대로 고꾸라지며 저돈가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한 소비시장의 경색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때문에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됐던 2000년 구제역 발생 당시 상황이 주목되고 있다.

■2000년 구제역과 2019년 ASF=2000년 3월 구제역이 60여년만에 재발했다. 재발이기는 했지만 지금의 ASF와 다를 바 없는 생소한 질병이었으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지금 못지않았다. 그리고 이는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구제역 발생 이전 10일(3월 14~23)간 평균 18만6천원이던 돼지 산지 가격(100㎏ 기준)은 4월 평균 15만7천원으로 16% 가까이 하락했다. 당시 시장 분석 보고서를 보면 구제역으로 인한 돼지고기 소비 감소분이 3월 6.5%, 4월 13.9%로 분석됐다. 구제역이 소에서 발생했고 사람에는 전염되지 않으며 돼지고기는 안전하다는 홍보에도 구제역이라는 생소한 질병에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인 것이다.

그리고 20여년만인 올해 ASF로 당시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ASF 발생 이전(1~16일) 9월 평균 4천496원이던 한돈 시세는 10월(23일 현재) 3천271원으로 27.2% 급락했다. 구제역 때보다 더 하락폭이 크다. 물론 소비가 감소하는 시기라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결코 당시보다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회복 시기는?=2000년 당시 구제역으로 인한 돼지 값 하락세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5월 돼지 값은 19만8천원으로 4월 대비 26% 상승해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전년 대비 상승세로 시작했던 그해 돼지 값은 3월 이후 돼지고기 수출 중단으로 전년 대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당시 구제역은 4월 15일까지 22일간 15건이 발생했다.

올해 발생한 ASF는 9월 17일 첫 발생 이후 지난 9일까지 총 14건이 발생했다. 추가 발생이 없다면 2000년 당시와 비슷한 규모다. 그런데 올해 다른 점이 있다면 야생 멧돼지에서는 발생이 계속 이어지면서 ASF는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계절적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할 시기라는 점과 전반적인 소비 시장의 침체도 만만치 않아 쉽게 시장을 점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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