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방역, 예외 없는 원칙과 실천이 핵심
[양돈현장] 방역, 예외 없는 원칙과 실천이 핵심
  • by 홍종욱
홍종욱 박사 / 팜스토 사료사업본부
홍종욱 박사 / 팜스토 사료사업본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대한민국이 초긴장 상태다. ASF를 막아내기 위해 국경방역, 지역단위 방역 그리고 농장방역 등 방역의 개념을 광역화 단계부터 세부적인 단계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최소한 대한민국은 방역에서 만큼은 인식의 수준이 높고 지켜나가는 실천력이 크기 때문에 이번 ASF 사태를 충분히 극복하리라 믿는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농장방역의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립하고 그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방역이란 무엇인가? 방역이란,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방역이라는 전쟁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싸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역적 리스크 요인을 목록화하고 이를 제거해 나가면 된다. 태국 CP그룹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PRRS 발생원인별 비율에 있어 사람과 차량에 의한 것이 83%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발표했다. 다시 말해서 농장방역이란 사람과 차량을 어떻게 통제 하느냐가 관건이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물리적 장벽을 설치하고 관리하면 된다.

방역라인은 크게 3단계로 구성된다. 농장 외곽펜스 바깥을 오염구역으로 설정하고, 돼지가 사육되고 있는 공간을 청정구역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오염구역과 청정구역 사이의 완충지대로 준 청정구역을 운영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오염구역과 청정구역(혹은 준 청정구역까지 포함) 선상에 샤워실, 외부물품 반입창고, 차량 소독실 그리고 출하대가 위치하게 된다. 그리고 청정구역(혹은 준 청정구역)은 반드시 펜스를 설치해 외부인은 물론 야생동물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한다. 특히 ASF의 주요 매개체로 야생 멧돼지가 지목되면서 야생 멧돼지 유입 방지를 위해 이중펜스 설치가 권장되고 있다. 이때 펜스의 높이는 1.5m 그리고 땅속으로 0.5m 깊이로 설치할 것을 권장한다. 왜냐하면 멧돼지는 땅을 파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물품 반입창고를 운영하는 농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확한 방법으로 운영하는 농장은 많지 않다. 우선 반입창고에 설치되어 있는 자외선 살균등의 위치를 확인해 보자. 대부분이 창고 천정이나 벽면에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자외선이 닿지 않는 외부물품의 바닥과 옆면은 어떻게 할 것인가? 튼튼한 선반을 제작해서 외부물품이 놓이는 선반 바닥에 자외선 램프를 설치하면 된다. 단, 여기서 지켜야 할 원칙은 외부물품이 창고에 반입되면 24시간 후 농장 안으로 들여온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키면 된다.

샤워실을 운영하는 농장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샤워실을 들어가고 나오는 문이 하나라는 것이다. 이렇게 운영하면 방역적으로 아무 소용이 없다. 반드시 사람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샤워실이어야 한다.

샤워실에 들어가서는 입고 온 옷을 모두 탈의하고 샤워를 실시한다. 원칙적으로 개인휴대물품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나 농장에서 허락한 물품에 한하여 샤워실에 설치된 자외선 살균대를 통과하면 된다.

샤워실은 사람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형태로 설치, 운영해야 한다.
샤워실은 사람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형태로 설치, 운영해야 한다.

또한 차량 소독실의 경우 외부인이나 외부동물이 쉽게 드나들 수 없도록 차단문을 설치하는 것도 필수적인 요소다. 농장 외곽 펜스는 설치하고서 여기가 뚫려 있다면 어떻게 될까?

마지막으로 농장을 쉽게 드나드는 사람이나 차량에 대해 생각해 보자. 동물약품을 배달하는 직원과 차량 그리고 우체국과 택배 직원과 차량 등 참으로 많은 사람과 차량이 농장에 들어온다. 가끔씩은 시설 개보수를 위해 공사차량과 인부들이 들어오기도 한다. 이 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내 농장에 오기 전에 어디를 다녀왔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공포스러운 일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방역은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다. 방역에는 절대 예외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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