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누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했나
[칼럼] 누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했나
덥고 춥지 않은 시기 야외활동 많아
ASF 불안심리 날릴 홍보전략 수립을
  • by 김오환

생로병사처럼 봄여름가을겨울이 순서대로 온다. 가을이다. 그것도 늦가을이다. 우리는 가을을 수확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수확의 계절은 맞는 표현이다. 봄에 파종한 곡식이 여름의 강렬한 태양과 가을의 적절한 온습도, 바람 등을 쐬고 여물면서 토실토실 익는다. 우리는 찬바람이 불기 전 거둬 저장해놓고 월동(越冬)한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에 있어 변치 않은 역사다.

독서의 계절, 이건 논란을 제기할 만하다. 물론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고 등불을 가까이하는 시기라 책 읽기가 좋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사람 가운데 가을에 책 읽기가 좋다며 책과 친해지는 사람이,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보다 적을 것이다.

날도 덥지 않고 춥지 않은 계절에 독서보다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다. 단풍에 곱고 화려하게 물든 산을 구경하는 상추객(賞秋客)이 사방에 넘쳐 고속도로가 정체되고, 각종 단체에서 체육대회 등 야외 행사가 많이 열리는 것을 볼 때 그렇다. 또한 가을은 봄처럼 짧다. 언제 가을인가 싶으면 겨울이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가을이면 수확과 독서와 달리, 양돈불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름철 무더위로 출하가 밀린 돼지들이 선선한 가을에 몰리고 있어서다. 전형적인 수급 불균형인 불황이다. 그런 가을불황을 양돈업계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공급량이 크게 늘어 돈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올해에는 과거와 다르게 대처 대응했으면 한다. 작년 가을부터 전개된 한돈 소비 저조로 재고량이 어마어마해서다. 여기다 수입 돈육 재고도 만만치 않다 한다. 무엇보다 ASF(아프리카 돼지열병)로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다행히 금년 여름을 무난하게 넘겼다. 폭서로 인한 출하 물량이 지체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폭서 아닌 ASF로 출하물량이 쌓이고 있다. 이동제한에 따른 출하 지연으로 물량이 밀리고, 그것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재고로 이어지면서 한돈이 급락하고 있다. 3천원 턱걸이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돈가 반등을 상당한 어렵게 한다. 중국발 훈풍이 분다 해도 재고 과잉으로 더디게 회복될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일까? 아니었다 한다. 일본의 한 출판사가 가을에 많은 사람들이 야외 활동으로 책 판매가 크게 줄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홍보하기 시작하면서 굳어졌다는 것이다. 그런 홍보 덕택으로 책 판매도 늘었다는 후문이다.

그런 역발상이 한돈에서도 절실히 요구된다. 가을과 한돈 소비를 연계할 지혜가 필요하다. 더욱이 ASF로 소비자들이 한돈 소비에 동요하고 있다. 보다 확실하고 자신감 있는 조치가 필요한 시기다. 자조금위원회는 돈을 들여 소비 아이디어도 공모했고 필자도 본란을 통해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란 속담이 있듯이 관계자들의 심기일전과 적극적 사고를 기대하는 바이다. <김오환 양돈타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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