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단위 살처분 유례없고 한국 유일”
“지역 단위 살처분 유례없고 한국 유일”
OIE 살처분 범위 5~10km 권장
한국 발생, 중 북한서 유입 추정

멧돼지 수 조절만이 ASF 방역
기사, 농장 안으로 출입 자제를
‘감시돈’ 사육 후 재입식 판단

'호세 산체스' ASF 전문가 주장
  • by 김현구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세계적 전문가로 손꼽히는 스페인의 ‘호세 산체스’박사가 지난 주 방한, 국내 ASF 발생과 관련에 대해 조언했다. 호세 박사는 지난 40년 이상 아프리카 돼지 열병을 연구해온 인물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 운영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표준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호세 박사와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한국 정부의 지역 단위 살처분 확대 정책에 어떻게 생각하나?=한국의 지역 단위 살처분 정책은 사실 한국에 도착해서 알았다. 세계적인 사례는 없고, 한국이 유일하다. OIE(세계동물보건기구)에서 ASF 예방 살처분 범위는 최대 5~10km를 권장하고 있다. 그 외 살처분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역학과 관련돼 있는 농장에 한해서 진행돼야 한다. 가령 발생 농장과 동일 소유 농장이라든지, 같은 수의사가 방문한 농장이던지 역학관계가 명확해야 살처분 확대 정책이 실효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아직 역학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발생 지역 반경 30~50km까지의 지역 단위 살처분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ASF 발생 유입 원인은?=한국의 ASF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 가정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한국은 ASF 발생국인 중국 관광객이 수없이 드나든다. 특히 중국 관광객 특성상 음식물을 소지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때마침 ASF 바이러스가 함유된 축산물을 어떤 경로를 통해 발생 농가의 돼지가 먹어 ASF가 발생했을 수 있다. 또한 한국 사람들이 유력하게 생각하는 북한을 통한 발생의 경우도 가능성은 높다. 북한도 ASF 발생국으로 ASF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멧돼지, 쥐, 파리에 의해 국내 발생 농가로 전파됐을 가능성도 있다. 파리의 경우 5~6km를 이동할 수 있기에 ASF 바이러스 매개체로 충분하다. 발생 원인도 중요하지만 발생 농장간 역학 관련 파악이 더 중요하다. 국내 발생한 14개 농장이 개별적으로 발생한 건지, 농장간 전파에 의해서 발생한 건지 파악을 통해 대처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다.

■ASF 차단 방역 방법은?=ASF 차단 방역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 단위에서는 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농가 단위에서는 이중 펜스 설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막아야 한다. 유럽의 경우 멧돼지를 통제한 국가는 청정화에 성공한 반면, 멧돼지를 통제하지 못한 국가는 상재화로 접어 들었다. 체코의 경우 지역별 펜스 설치를 통해 멧돼지를 단계적으로 제거한 결과 청정국으로 거듭난 것이 좋은 예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경우도 단계적으로 멧돼지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며, 개별 농가의 경우 농장 주변 이중 펜스 설치를 통해 멧돼지 접근을 막아야한다. 보통 멧돼지는 두 번 점프를 못하기 때문에 이중펜스가 도움이 된다. 또한 출하차량에 대한 관리 강화가 중요하다. 특히 출하 기사에 대한 차단 방역이 중요한데 기사는 운전석 바깥으로 절대 나오게 하면 안 된다. 이들은 이 농장 저 농장 다니면서 바이러스를 밟고 다니기 때문에 농장 출입 자체를 금지시켜야 한다.

■재입식을 위한 요건은?=한국의 살처분 농가에서 재입식 시 재감염을 막으려면 환경 검사 이후 농장 청소와 함께 사료·첨가제·장비 등 소독해야 하며 소독 후 건조하는 시간을 2주 정도 가져야 한다. 돼지 입식 전 감시돈 검사로 자돈들을 넣어 모든 통로를 다닐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고 40일 동안 재감염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음성농가로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감시돈 검사는 외국 기준으로 원래 키우던 돼지 마릿수의 10~20% 정도로 실시한다. 이 모든 절차를 거친 후에야 재입식해야 한다.

■백신 상용화는 언제 쯤?=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은 개발됐지만 완성형은 여전히 시간이 걸릴 듯하다. 이에 따라 상용화하기까진 최소 2년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 최초로 개발된 경구 백신의 경우 92% 방어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 안전성 및 면역 등 추가 연구가 진행 중으로 얼마나 면역이 유지되는지, 얼마나 먹여야 되는지에 대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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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년 2019-10-21 15:03:42
정말 심각하군요. 기사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