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주년 특집 ④삼겹시장] 수입 쇠고기·타 육류가 시장 ‘야금야금’
[창간 19주년 특집 ④삼겹시장] 수입 쇠고기·타 육류가 시장 ‘야금야금’
  • 김현구
  • 승인 2019.05.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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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형 소비, 날씨 미세먼지 등으로 위기
삼겹·목심 품질 편차로 소비자 불만 높아
한돈 브랜드 강화와 다양한 요리 개발을
육질 개선 위한 종돈 개량 검토 바람직

한돈 삼겹 및 목심 등 구이 문화는 그동안 한돈산업을 지탱해 온 근간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돈 구이 부위 소비의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돈육 시장에서 삼겹·목심 판매량이 줄어들며, 시장에서는 덤핑 물량까지 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돈업계의 주요 매출 요소였던 삼겹, 목심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유통업계가 돼지 작업량을 축소, 도매시장으로의 출하물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지난 5개월(18년 10월~19년 2월)간 약세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이 한돈산업의 주춧돌이었던 한돈 구이류 부위 소비가 흔들리고 있는 영향은 무엇일까? 직접적인 원인은 구이 문화를 주도하는 소비층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아울러, 최근 결혼 인구 감소 속에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구이 소비층이었던 2인 이상의 가족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손에 꼽을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올해부터 근로시간 주 52시간을 시행하면서부터 직장 회식 수요 감소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부차적인 요인으로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폭염, 미세먼지 악화 등 날씨도 구이 문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봄이 실종 됐다는 표현처럼 이른 봄부터 초여름날씨가 나타나며 한여름에는 최악의 폭염이 지속, 구이 문화를 즐기기 어려운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행락철에는 미세먼지가 심화되면서 캠핑 인구 및 야외 수요도 감소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아울러 한돈 삼겹을 대체할 수 있는 수입 쇠고기 판매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 쇠고기 수입량은 41만6천톤으로 역대 최고인 2016년(36만2천톤) 기록을 넘어섰다. 올해도 쇠고기 수입량은 3월말 9만5천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톤에 비해 5.5% 늘었다. 쇠고기 수입량 증가가 주목 받는 이유는 한돈 삼겹과 가격대가 비슷, 소비자들이 한돈 삼겹 대체제로 수입 쇠고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유통업계에서 한돈 판매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 등 주요 육류 판매처에서는 한돈 판촉보다 수입 돈육 판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고가인 한돈 삼겹 판매보다, 수입 돈육의 판매가 안정적이고 유통비용이 많아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특히 삼겹살의 경우 지난해부터 대형유통매장에서 할인행사 물량도 감축 진행하는 등 한돈 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이 한돈산업을 지탱해 온 삼겹·목심 구이 부위 입지 축소에 한돈업계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무엇보다 농가들의 품질 향상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한 대형마트 측의 수입 돈육과 한돈 소비자 불만 조사에 따르면 한돈의 경우 1.45톤당 1건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나, 수입 돈육은 6.55톤 당 1건으로 한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삼겹의 주 수출 국가인 칠레 및 유럽의 경우 삼겹의 정형화된 품질로 국내 시장에 입지를 높이고 있으나 한돈 삼겹의 경우 그렇지가 않다. 농가들의 사양관리에 따라 삼겹 품질의 편차가 크기 때문.

이에 소비자들은 삼겹을 구입할 때마다 매번 품질의 좋고 나쁨을 경험, 떡지방 등 품질이 낮은 한돈 삼겹을 소비자가 접했을 경우 한돈의 이미지가 급속히 저하되면서 수입 삼겹으로 발을 돌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목심의 경우 구제역 백신 접종 증가로 이상육 발생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이 지난 4년간의 한돈 고돈가 영향으로 농가들의 품질 향상 노력이 소홀해져 수입 돈육과 경쟁 요소가 가격이 아닌 품질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농가들 스스로가 품질 향상 노력을 통해 전체 한돈 삼겹의 품질 편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한돈만의 스토리텔링 요소 개발도 필요하다. 지난해 이베리코가 소비자들에게 크게 대두된 것은 무엇보다 고품질에다 ‘도토리 먹고 방목된 돼지’라는 스토리텔링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도 이베리코 못지않은 한돈 브랜드가 존재한다. 양돈조합 브랜드를 열거하면 ‘도드람한돈’ ‘포크밸리’ ‘올드림한돈’ ‘허브한돈’ ‘깊은산 맑은 돈’ ‘포크빌 포도먹은돼지’ ‘제주도니’ 축산기업 브랜드의 ‘하이 포크’ ‘선진포크’ ‘프로포크’ '웰팜포크'등 많은 브랜드가 출시돼 판매 중이다. 현재 이 같은 브랜드가 현재 한돈의 합집합 아래 구성돼 있지만, 각각의 브랜드는 스토리가 내재돼 있다. 이에 따라 각각의 브랜드에 대한 홍보 강화를 통해 한돈의 개별적 브랜드 홍보를 강화해야 한돈에서도 차별화된 다양한 맛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신선육 구이 외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돈 구이 부위의 틈새시장도 확대돼야 한다. 다양함은 소비자들의 흥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 최근 발족된 농협 양돈자문위원회 첫 번째 회의에 참석한 서종태 부경양돈농협 계열화사업단장은 “소비자 기호를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블라인드 시식회를 진행했다”며 “시식회는 가공한 한돈 목살, 20일 숙성시킨 한돈 목살, 수입육 등 3가지 돼지고기를 준비해 맛의 평가를 받아본 결과 가장 맛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숙성 한돈 목살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현재 신선한 한돈으로 업계가 한돈을 홍보하고 있지만 맛으로 따지자면 숙성한 한돈도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며 “앞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정말 맛있는 돼지고기가 무엇인지 업계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이 한돈 삼겹의 제2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을 위한, 소비자 중심의 한돈산업 구축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돈가 중심의 한돈산업에서는 한 마리라도 더 출하해야 농가들의 이익이 최대화되기 때문에 품질은 상대적으로 소홀해 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돼지개량네트워크구축사업 육질검사 자료를 활용한 유전모수 추정’이라는 주제의 논문에 따르면 지방 함량이 높은 돼지고기 생산을 위해서는 지방 함량(등심 내 근내지방)이 높은 종돈이 필요하나 국내 종돈의 경우 산자수 및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는데 만 개량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 지방 함량 등 육질 개량은 다소 등한시 돼 육질 개량 지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한돈산업은 농가 위주로 빠르게 출하하는 데만 집중했지, 육질 개량은 종돈선발에 활용되지 않아 수입 돈육과 차별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에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한돈산업은 농가가 생산하는 돼지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구조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돼지를 농가가 생산하는 구조로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육질 개량이 시급하며, 현재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YLD 외 새로운 품종 개발, 각각의 한돈 브랜드 홍보 강화 등 맛의 고급화 및 다양화를 통해 수입 돈육과 차별화되는 요소 발굴이 중요한 숙제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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