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 한돈 자신감 있게 자랑하자
[김오환칼럼] 한돈 자신감 있게 자랑하자
자급률 70%대 무너져 ‘위기’
소비 노력 어느 때보다 절실
  • by 양돈타임스

 

지난해까지 70%를 넘었던 한돈 자급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년 들어 수입량이 크게 늘면서 자급률이 떨어진 것이다. 10월말 현재 돈육 공급량은 한돈 83만2천750톤, 수입육 38만481톤 등 총 121만3천231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 80만4천434톤, 31만1천110톤 등 총 111만5천550톤으로 8.7%가 늘어났다.

이 수치를 보면 10월까지 돼지고기 총 공급량이 8.7%가 증가했지만 한돈이 불과 3.5% 늘어난 반면 수입육은 22.2%가 폭증한 것이다. 말하자면 커지고 있는 돼지고기 소비 시장에 한돈이 밀리고 수입육이 차지하고 있는 게 한돈업에 있어 ‘고민’이다. 점잖게 고민이라 표현했지만 사실은 한돈업의 최대, 최고의 ‘현안’이다. 돈육 소비 시장에 수입육이 늘고 있는 것은 자급률이 낮아져 한돈산업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돈 자급률이 초잠식지(梢蠶食之;누에가 뽕잎을 먹듯 점차 조금씩 먹어 들어감)가 되면 가장 먼저 양돈농가가 타격을 입는다. 시장에서 한돈 구매를 기피하므로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소득저하로 직결된다. 심할 경우 농가는 전업이나 폐업을 고려해야 한다. 그 다음이 관련 산업이다. 돼지 사육규모가 줄면 양돈사료 생산 감소로 공장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 인력 감축으로 이어진다. 백신을 생산 판매하는 동물약품, 돈사 자재를 공급하는 기자재, 생산성 좋은 종돈을 공급하는 종돈장 등 관련산업 기반도 덩달아 위태롭다.

초등학생들도 아는 이런 맥락을 정부나 업계, 농가 등 우리 모두는 가볍고 쉽게 간과하고 있다. 현대 삼성 LG SK 등 국내 굴지 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것은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와 희생, 노력이 뒤따랐다. 그렇듯 국민에게 수십년 동안 양질의 동물성단백질을 공급하고 있는 양돈업 역시 수입자유화시대 이렇게 이겨내고 있다.

그런데 마(魔)의 70%라는 한돈 자급률이 무너지고 있다. 문제는 한번 밀리면 계속 밀리는 것처럼 한돈 자급률이 60%대에서 50%로 밀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수입 돈육들이 ‘이베리코’처럼 명성(名聲)으로 소비자에 접근하고 있는데다, 한돈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낮아지고 있어서다. 또한 대형마트에서 한돈보다 마진도 좋고 품질도 균일한 수입육을 선호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따라서 한돈 소비 제고 노력, 자급률 향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농가, 조합 협회 등 생산자단체, 자조금 관리위가 웃통 벗고 나서야 한다. 우리 한돈, 신선하고 맛있고 안전하고 위생적이라며 자신감 있게 자랑해야 한다. 그래야 한돈이 살면서 수입육을 이길 수 있다. 항상 그렇듯 농가들의 건투를 빈다.

                                                                                                 <김오환 양돈타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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