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친환경 양돈장이어야 성적 올리고 민원없어”
[농장탐방] “친환경 양돈장이어야 성적 올리고 민원없어”
충남 태안 엠 파크

퇴직금 대신 종돈 100두 받아
25년 동안 700두 농장으로 키워
3사이트로 운영, MSY 24두 기록
170일령 안팎서 출하, 생산비 줄여
사료, 분뇨, 출하차 별도, 방역 철저
서해안 최대 관광지서 냄새 민원無
지열이용, 환기시스템과 액비 처리
분(糞)과 톱밥 쪄 퇴비, 악취 없애
  • by 양돈타임스
충남 태안에 위치한 양돈장 '엠 파크' 전경.
충남 태안에 위치한 양돈장 '엠 파크' 전경.

그를 조금 아는 사람은 돼지를 잘 키우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를 조금 더 많이 아는 사람을 돼지 사육은 물론 환경, 가공 등 모든 면에서 정력적으로 일하는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지인은 이외에도 중요 포인트를 경영자 관점에서 상황을 분석, 예상하고 일을 추진하고 있는 전략가로 인식하고 있다.

바로 그 사람이 박광욱 엠파크(충남 태안 안면도) 대표다. 그는 양돈업에 발을 내딛은 지가 올해로 30년이다. 국내 굴지의 목장에서 소와 돼지를 담당하다 회사가 축산을 포기하는 91년 퇴사했다. 그는 퇴직금 대신 종돈을 요구, 현재의 양돈장에서 돼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회사 다니면서 목돈으로 현재의 농장 땅을 구매했죠. 퇴직금 대신 종돈 100마리를 받아 양돈을 시작한 거예요.” 그렇게 시작한 양돈이 지금은 모돈 700개 농장, 3사이트로 운영하고 있다.

그의 말은 이어졌다. “국내 최고의 양돈장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매달렸지요.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는 책도 보고, 강의도 듣고, 농장주끼리 정보도 교환하고, 외국 선진국도 가고…. 다했죠. 그걸 농장에 접목, 응용해나갔죠. 그래서 목표를 하나하나씩 달성했죠. 그 기분 아는 사람만 알거요.” 그 노력은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MSY24두를 기록한 것이다. 기자가 성적 좋다라는 질문에 손을 내저으며 “30두는 가야 밥 먹고 살지”라며 또다시 ‘목표’가 설정됐다.

엠 파크 양돈장은 승승장구했다. 제2, 3 농장을 잇달아 매입하고 사업장을 늘려갔다. 호사다마(好事多魔)인가. 충남 태안 안면도는 서해안 최대 관광지고 해수욕장이 많다. 꽃 박람회도 열리고 있다. 매년 수백만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곳에 양돈장은 눈엣가시였다. 그렇다고 농장을 이전할 수 없었다. 진퇴양난이었다. 박 대표는 또 다른 목표를 세운다.

“국내 최고의 친환경, 냄새 없는 양돈장을 만든다는 것이었죠. 또 공부하고 자료를 찾고 자문을 구했죠. EM활성수를 급수기에 연계, 일단 냄새를 줄이고 계속 순환시키면서 액비화하죠. 거기다 지하를 3m50 파서 공기를 유통(지열냉방)하는 환기시스템으로 냄새를 없애고 있죠. 올 여름에는 냉각기까지 구매해 공기 흐름을 조정, 냄새를 최대한 제거했죠.”

기자가 확인했다. 냄새를 맡을 수 없었고, 손으로 액비를 묻혀봤지만 냄새나지 않았다. 옆에서 이를 본 박 대표가 “손 씻지 않고 식사하도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수십키로 떨어진 자돈 전용 2농장으로 갔다. 無냄새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분과 뇨를 분리, 처리하고 있었다. 뇨는 정화처리하고 분은 톱밥과 함께 찐 다음 고속발효로 완숙 퇴비를 생산, 주위 농가에게 무료로 주고 있다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분과 톱밥을 찔 때 나는 냄새(밥 지을 때 밥 냄새처럼)를 제거하고 위해 그 냄새만 뽑아 제거하는 기계를 설치, 민원이 없다는 것이다. 돈사 내 냄새는 냄새만 끌어모아 수차 정화, 냄새가 없는 상태서 밖으로 내보고 있다.

친환경, 무냄새 양돈장에 자신감이 있었던지 박 대표는 기자에게 은근히 자랑한다. 농축산부 환경부 농협에서 전국 소 돼지 닭 등 친환경 농장 34개를 선정, 1차 심사 후 반으로 줄이고 또 현장 심사, 민원 등 거쳐 11개를 탈락시키고 6개 농장 가운데 엠 파크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10월초쯤 발표할 예정이라며 ‘대상(大賞)’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돈사에 들어가지 않아도 모니터를 통해 돈사내 상황을 수시로 점검이 가능, 돼지들의 건강 상태를 박광욱 대표가 체크하고 있다.
돈사에 들어가지 않아도 모니터를 통해 돈사내 상황을 수시로 점검이 가능, 돼지들의 건강 상태를 박광욱 대표가 체크하고 있다.

이런 친환경 사육으로 농장의 성적은 최고 수준이다. MSY 24마리에다 170일 안팎에서 출하하고 있다. 또한 방역을 위해 차주(車主)와 계약을 맺고 사료, 출하, 돼지 이동에 있어 전용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출하 전 계류시설까지 갖춰 생산비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

식당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앞서가는 이유를 물었다. “사회가 요구하는 사항에 먼저 대응, 경영하지 않으면 돈만 더 들어가고 성적도 처진다. 90년대는 생산성이 화두였다면 지금은 친환경이다. 이에 맞춰야 한다. 투자를 해서 좋은 양돈 환경을 만들어 민원을 없애야 한다. 그래야 지역 주민과 수평 대등관계가 유지된다. 좋은 환경은 또 좋은 성적으로 이어져 수익이 올리는 선순환구조 양돈 시스템이다.”

기자가 이어 물었다. 번 돈 어디에 쓸 것이며 목표가 뭐냐고. “양돈 시작할 때 모토가 함께하는 양돈, 돈 버는 양돈, 즐거운 양돈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이를 계속 추구할 것이다. 태안군에서 개인사업자로서 기부금을 가장 많이 내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도 많이 기부하고 있다. 부끄럽지 않은 급여를 직원에게 주고 싶다. 또 할 수 있다면, 내 역할은 아니지만 한돈 유통과 가공에 진출, ‘박광욱 한돈’을 남기고 싶다.” 그러면서 그는 헤어지는 악수를 나누면서 “친환경을 넘지 못하면 양돈이 어렵다”며 ‘친환경 양돈, 냄새 없는 양돈’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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