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FTA시대, 한국 양돈업-⑤생산
[기획특집]FTA시대, 한국 양돈업-⑤생산
  • by 양돈타임스
[기획특집/⑤생산]

FTA시대, 한국 양돈업 어떻게 해야 하나

소비자 중심의 사고로 양돈업 경영을

철저한 위생 관리로 고급육 생산 주력
분뇨 해결위해 사회적 간접투자 절실
‘문제’ 추적 가능한 이력제 도입해야

한·칠레 FTA가 지난 4월 1일 발효된 가운데 작년 칠레산 돈육 수입량이 1만2천톤으로 전년에 비해 492%나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 우리 양돈업계에 미치는 파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실정이다. 당장은 26%대의 관세라는 무역보호막이 있기 때문에 그 여파가 크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무역보호막이 걷힐 경우 우리나라 돈육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FTA시대에 우리 양돈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일반 소비자와 함께 하는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즉, 철저하게 소비자중심의 사고를 갖고서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안전한 돈육을 공급하는 생산기반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다.
양돈산업은 청정화 실현, 기본에 충실한 사양관리로부터 시작된다. 소비자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돼지고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 양돈업계는 지난 2∼3년간 청정화를 선언했던 돈열과 구제역이 동시에 재발돼 방역기관과 양돈농가들은 깊은 좌절감과 대일 수출 지연으로 인한 수급상 불안감을 맞본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 양돈업계는 검역활동 강화와 지속적인 방역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효과적인 방역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내 방역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 보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농장에서도 철저한 차단방역과 함께 위생적인 사양관리와 사육환경을 유지하는 등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한경쟁시대, 소비자 욕구에 바탕을 둔 고급돈육 생산만이 살길이다. 소비자는 먹는 음식에 결코 관대하지 않다. 따라서 맛있고 위생적인 안전한 고급 돈육을 생산하는 것은 우리 양돈업계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인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한 돈육을 생산하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안전한 돈육은 생산에서부터 도축·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에 의해서 가능하다. 즉 돼지를 키우는 양돈농가에서 시작해 도축장, 가공업체, 유통업체가 한데 힘을 모을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를 책임지는 양돈업계의 책임의식과 육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역추적이 가능한 ‘생산이력제’와 같은 제도를 검토해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돈육생산을 위해서 양돈농장에서 해야 될 일은 기본 준수사항을 철저히 지켜나가는 것이다. 무분별한 항생물질의 남용을 막고 휴약기간을 준수하며 비육후기 사료에 항생제를 넣지 않도록 한다. 과격한 돼지관리, 주사의 실패, 불결한 환경 등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지금처럼 출하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경우 비육을 촉진하여 조기출하를 위해 비육후기사료를 사용하지 않은 농가가 있다. 단기적으로 득을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돼 실을 보고 마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결론은 돼지를 건강하게 키워서 출하하는 것이 우리 양돈농가의 몫이라는 것이다.
돈육브랜드에 대한 관리를 통해 양돈농가에게는 생산지표를, 소비자에게는 구매지표를 제시하자. 축산물도 브랜드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부에서도 축산물브랜드에 대한 육성 의지를 갖고 있으며 과감한 지원책도 약속하고 있다. 브랜드는 수입돈육과의 차별성을 통해 국내 양돈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급속도로 양적 팽창을 가져온 반면 실제로는 맛과 품질, 위생과 안전성 측면에서 소비자의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브랜드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을 뿐더러 사후관리나 규제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보니 생산·도축·가공·유통단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을 갖추지도 못한 영세브랜드업체가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세브랜드업체가 난립할 경우 돈육브랜드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신을 가져와 돈육시장의 차별화와 양적성장 촉진이라는 당초 기대마저 저버릴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나 생산자단체 또는 공인기관이 브랜드돈육에 대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품질인증제도를 실시함으로써 양돈농가에게는 사양관리에 대한 생산지표를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돈육에 대한 구매지표를 제시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겠다.
웰빙문화 확산시대, 돼지고기 신시장·틈새시장을 과감히 개척하자. 한약을 먹인 한약돼지,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은 무항생제 돼지 등 기능성 돼지고기로 건강을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맞추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신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수준 2만불 시대에 진입하려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찾으려는 소비자의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수요에 발맞추어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 돼지와 차별화된 사양기술을 접목시켜 기능성 돈육을 생산하는 길이 비록 그 수요량은 크지 않을 지라도 수입돈육과 차별화되는 방안이자 틈새시장 개척을 통해 신수요를 창출하는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축산분뇨 해결, 범양돈업계의 지혜와 사회적 간접투자 역시 절실히 필요하다. 쾌적한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축산분뇨가 환경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간 정부를 비롯하여 생산자단체·축산농가가 합심하여 퇴비화·액비화 등 각종 축산분뇨처리시설을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장여건에 맞지 않거나 유지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돼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선 농가에서는 아직도 손쉬운 해양배출에 의존하면서 축산분뇨처리시설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는 경향도 있다.
양돈분뇨는 돈사나 수거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분함량이 높고 오염농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발생량이 많고 점도가 높고 악취가 심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양돈분뇨를 처리하는 데 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고 액비살포에 따른 민원발생으로 분뇨자원화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어 아직까지는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선 양돈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분뇨처리방안을 보면 퇴비화 방법, 액비화 방법, 정화처리 방법, 해양배출 방법, 공공처리 위탁처리 방법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돈분뇨의 특성으로 분뇨처리에 대한 고비용·저효율이라는 한계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양돈분뇨처리에는 왕도가 없다고 본다. 양돈농가를 비롯하여 생산자단체·정부가 합심하여 그 처리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환경을 외면한 축산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축산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을 불식하도록 효율적인 축산분뇨 처리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은 사업간접투자(SOC)차원에서 정부에서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여 지원하는 데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 농업 가운데 국제 경쟁력에 가장 근접해 있는 품목 중 하나가 양돈이다. 무역장벽이 허물어져 가는 FTA 시대 하에 우리 양돈업이 경쟁력을 갖추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길은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기록에 의한 과학경영으로 생산비를 낮추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또한 돈육 공급물량이 부족한 시대는 지나갔다. 따라서 생산자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소비자를 생각하는 사고 속에서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돼지고기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는 양돈농가만의 몫이 아니며 종돈·사료업체를 비롯하여 도축가공·유통업체를 포함한 범양돈업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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