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무역이득공유제에 대한 단상(斷想)(3/26)
[기자의 시각]무역이득공유제에 대한 단상(斷想)(3/26)
  • by 양돈타임스
[기자의 시각]무역이득공유제에 대한 단상(斷想)

지난 2012년 3월 15일 한-미 FTA가 발효돼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들었다. 농축산업뿐만 아니라 국내 수출 산업 등 사회 경제전반에 걸쳐 한-미 FTA는 중요한 이슈였다. 특히 양돈산업은 한-미 FTA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이었다. 얼마 전 농촌경제연구원이 한-미 FTA의 지난 3년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그 예상은 맞은 듯싶다. 이에 따르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물론이고 관세 인하로 미산 돈육의 수입가격이 18% 가량 낮아지는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한돈이 그 정도 가격 하락 효과를 보려면 생산성을 얼마나 향상시켜야 할까. 한-미 FTA가 그만큼 국내 양돈산업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한다. 경쟁력 제고는 물론이고 시장과 국내 양돈농가를 보호할 장치의 중요성도 다시금 강조하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미 FTA를 이와는 조금 달리 보는 시각도 없지 않은 것 같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년 넘게 계류 중인 FTA 관련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을 이제야 본격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이 제도가 이처럼 도입이 지체되고 있었던 것은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 때문이다.
또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제지들의 논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이 같은 주장에는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경쟁력이 없는 산업은 도태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그 저변에 깔려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본과 같은 수입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도 나름대로 자국 농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을 갖췄다. 그렇다고 이들이 시장경제의 논리를 부정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논란을 보면서 FTA 시대 우리 농업이 싸워야 하는 것은 외국 농축산물뿐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농업에도 오직 시장경제 논리만 들이대려는 우리 사회에 넓게 자리 잡은 시장만능주의, 그것이 더 힘겨운 상대일지도 모른다. 〈임정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