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포도 농사의 반면교사(3/12)
[기자의 시각]포도 농사의 반면교사(3/12)
  • by 양돈타임스
[기자의 시각]포도 농사의 반면교사

얼마 전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전망 2015에는 과일 수입 증가와 국내산 과일 소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가 실렸다. 특히 과일 종류에 상관없이 수입 과일이 10% 늘 때 국내산 과일 가격이 0.5~1% 하락한다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그야말로 수입 과일이 국내 과일시장에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더욱 눈길을 끈 건 포도였다. 지난 04년 칠레와의 FTA가 처음 타결될 때 돼지고기와 함께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됐던 품목이 포도였다. 돼지고기와 마찬가지로 포도 역시 수입산과 국내산의 가격 차이가 커 국내 시장 잠식이 예상됐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
칠레산 포도 수입량은 04년 8천300톤에서 지난해 5만9천톤으로 급증했다. 칠레산뿐만 아니라 미국산, 페루산 포도 등도 FTA 발효를 계기로 수입이 급증 추세에 있다. 심각한 것은 수입 포도가 증가하면서 2000년 3만여ha에 달하던 국내 포도 재배면적이 지난해 1만6천ha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1인당 국내산 포도 소비가 10.3㎏에서 6.3㎏로 급감한 때문이다.
이에 비해 돼지고기는 사육규모 1천만두에 자급률 80%(13년 기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니 포도와 비교해서는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래도 과일에 비해 원산지, 안전성에 민감한 품목이란 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양돈생산성은 선진국에 한참 뒤처지는데 설상가상으로 FMD(구제역)이 상시 발생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요즘, 포도 시장이 결코 남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먼저 매 맞는 친구를 보는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면 과장일까? 결론은 역시나 국내 양돈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한 길은 한돈의 가격·품질 경쟁력을 올리는 것뿐이라는 얘기다. 그렇지 않으면 포도 농사(시장)의 고전이 곧 양돈산업의 앞날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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