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구제역 이후가 더 두렵다(2/26)
[기자의 시각]구제역 이후가 더 두렵다(2/26)
  • by 양돈타임스
[기자의 시각]구제역 이후가 더 두렵다

FMD(구제역)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대만처럼 상시 발생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FMD 상황이 지금과 같은 상태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새로 들여온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든 날씨가 풀려서 바이러스가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든 FMD 사태가 정리되는 시점이 있을 것이란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2010년 FMD 사태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FMD가 남길 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돼지 값은 심하게 요동쳤고 돼지 값이 치고 올라간 만큼 그 이후 찾아온 바닥도 깊었다. 수입육이 시장을 잠식하고 부산물 값은 여전히 FMD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번 FMD는 대규모 살처분이 없는 만큼 그때와는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FMD 이후의 양돈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상육이다. 백신을 두 번, 세 번으로 늘리니 자연 이상육도 많아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접종을 안 할 수도 없어 현장에선 답이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자칫 이상육 증가가 소비자들이 한돈에 등을 돌리고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최근 주요 수출국들의 돼지 값이 하락하면서 수입육이 국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더욱 그렇다. 방역 당국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것도 FMD 이후를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백신의 효능에 대한 거듭된 의혹과 충분치 못한 해명, 그리고 농가에 대한 책임전가 등 정부가 자초한 불신들은 쉽게 해소되지 못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방역 정책 시행에 있어서 농가들이 이전만큼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을까.
지금은 FMD가 발등의 불이다. 하지만 우리 양돈산업의 앞날은 FMD보다 길다는 점 역시 잊어서는 안 된다. 어쩌면 FMD 그 자체보다 그 이후가 우리 양돈산업엔 더 힘든 시간일 수도 있다. 이점이 FMD 이후의 양돈산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며 우리가 그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임정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