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김동욱]환절기 환기컨트롤에 엔진브레이크를 걸어라(3/8)
[양돈현장/김동욱]환절기 환기컨트롤에 엔진브레이크를 걸어라(3/8)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환절기 환기컨트롤에 엔진브레이크를 걸어라

김동욱 수의사 / (주)한별팜텍

지금은 터널이 뚫려 구불구불 오르막 내리막 없이 시원스레 통과할 수 있는 대관령, 미시령. 그러나 예전에는 이 높은 고개를 굽이굽이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과정에서 잦은 브레이크 사용으로 인한 브레이크 파열로 사고가 종종 일어나곤 했다. 그때 그 대관령, 미시령 옛길에 항상 붙어 있던 표지판의 문구가 ‘내리막길 저단기어 사용’이었다. 브레이크를 자주 밟지 말고 저단 기어를 사용해 속도를 조절하며 내려가라는 내용이다.
저단기어를 사용하여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경우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중력에 의한 속도의 상승을 최소화시키면서 차량을 통제할 수 있다. 우리가 조만간 맞이하게 될 환절기의 온도편차는 바로 이 언덕길을 내려오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의 경우 낮의 온도만을 놓고 본다면 봄이 사라지고 겨울에서 곧 바로 여름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여 더더욱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크다.
겨울철에는 돈방 내의 온도 변화가 거의 없고 대개 설정온도를 중심으로 살짝 살짝 내렸다 올렸다를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히려 겨울철에 돼지들이 호흡기 문제가 없이 잘 큰다는 농장이 많은 이유는 그래서 일 것이다. 그러나 환절기, 특히 일교차가 큰 날의 낮에는 외기온도가 급하게 상승하면서 돈방의 온도도 같이 급하게 상승하게 된다. 이 때 환기에 대한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승하는 온도에 비례해 동반 상승하는 환기량에 따라 돼지들이 바람을 맞아 다치게 된다.
많은 농장에서는 공식처럼 사용되고 있는 환기량 설정. 최소 20~30에 최대 80~99, 그리고 편차는 3~4에 설정온도로 환기량을 맞추는 방식이다. 농장에 방문하여 두수와 체중을 고려한 환기량 공식에 맞춰 계산을 해 보면 대부분 최대 환기량이 과하게 설정된 경우가 많다. 이 방식은 온도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겨울철에는 대개 최소 환기량과 적정 환기량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작동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교차가 심해지는 환절기가 되면 문제가 된다. 편차가 3~4라면 설정온도 보다 3~4도가 올라갈 경우 설정된 최대 환기량이 가동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밤낮의 온도차가 극심한 경우 종종 낮에 최대 환기량이 작동하게 된다. 실제로 이 최대 환기량은 한여름에 필요한 환기량보다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실제 필요한 환기량 보다 많은 휀이 설치된 농장이 의외로 많아 최대 환기량이 가동될 경우 돈방의 돼지들은 바람을 맞고 다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농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컨트롤러에 엔진브레이크를 걸어놓는 것이다. 중력에 의해 비탈을 내려올 때 변속기를 저단으로 맞춰 가속을 억제하는 것처럼 최대 환기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낮추어 놓는 것이다. 봄/가을철에 필요한 적정 환기량을 계산하여 이를 최대 환기량으로 설정해 주고 낮에 온도가 올라가도 필요 이상의 과환기가 일어나지 않게끔 제어장치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온도가 올라간다고 해도 여름철만큼 다습한 상태가 아니기에 돼지들이 온도에 대해 느끼는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또한 돼지들이 더운지 아닌지는 외부 컨트롤러에 표시되는 온도가 아니라 반드시 돼지들의 누워있는 모습과 호흡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만약 이를 통해 돼지들이 더워한다고 판단이 된다면 환기량을 올리기 보다는 돈방에 설치된 창문, 또는 출입문의 일부 개방을 통해 입기 면적을 늘려줌으로써 온도관리를 하는 편이 환절기를 나는 돼지들에게 유리하다. 물론 창문과 출입문의 개방 시에는 돼지 쪽으로 바람이 직접 떨어지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이 우선되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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