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한겨울 PED, 올해 돼지농사 망친다!(1/4)
[양돈현장/신현덕]한겨울 PED, 올해 돼지농사 망친다!(1/4)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한겨울 PED, 올해 돼지농사 망친다!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PED(유행성설사) 발병소식이 전국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한 여름에도 간간히 PED가 터졌다는 소식이 있었다. 한 여름 PED는 이전에 발병이 있었던 농장에서 다시 재발하는 상재형 PED가 대부분이었다. 상재형 PED는 지난 번 발병했을 때에 배설한 바이러스가 농장 내 여기저기서 생존해 있다가 면역수준이 낮은 초산돈을 위주로 발병하는 형태를 말한다. 경제적 손실을 따진다면야 유행형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피해가 만만치 않다.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농장에서 처음 맞는 유행형 PED는 가히 농장 상황을 황폐화시킨다.
PED는 단순한 신생자돈 설사병이 아니다.
분만 모돈도 설사를 하고 열이 오르며 젖이 마른다. 1주령 이내의 신생자돈은 설사와 탈수로 대부분 죽는다고 보면 된다. 2주령 자돈은 반타작밖에 못한다. 그러다 보니 1~2주령 자돈을 달고 있던 분만 모돈은 정상적인 비유와 이유과정을 거치게 된다. 번식관련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 발정 장애가 기다린다. 어렵게 수정을 시켜도 수태율이 떨어지고 산자수도 불량하다. 더욱 심한 문제는 젖을 내는 능력이 정상적인 모돈에 비해 30% 정도는 낮아진다는 것이다. 당연히 모돈 도태율이 증가하고 번식성적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설사와 탈수증상을 겪고 살아남은 포유 자돈이나 자돈사에 있던 어린 돼지도 소장부위 융모에 손상을 입었기 때문에 영양소 흡수능력이 불량해져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소화기관에 존재하는 면역기관도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므로 PED를 겪은 돼지는 육성비육 구간에서 호흡기질병 등 다양한 병원체에 대한 감염이 용이해진다.
비육돈 출하일령이 지연되다보니 돈사회전율이 불량해진다. 밀사 경향이 있는 농장이라면 돈군 흐름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올인 올아웃을 못하게 되는 수도 있고 빈돈사 수세소독기간이 짧아진다. 돈사 내 병원체 축적이 심화되고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호흡기 질병이 심각해지는 악순환을 흔히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ED가 단순한 신생자돈 설사병이 아니고 번식성적을 붕괴시키고 비육돈 성장불량과 사료효율 저하, 도체등급 불량을 유발하는 소모성 질병인 것이다.
겨울철 발생한 PED의 충격은 고돈가 시기인 5~8월에 출하할 돼지가 없거나 줄어든다는데 있다. 비 발생농장의 출하차량을 목격이라도 한다면 가슴은 더욱 참담해질 것이다. 한 겨울 PED 예방이 더욱 중요한 이유가 된다.
구제역도 사라지고 돼지 값도 한 동안 좋으면서 후보돈 분양이 급증했다. 농장 모돈 산차구성비를 조사해보면 후보돈 및 초산차 비율이 높은 상태이다. 그만큼 돈군 면역력이 불안정하다는 말이다. 후보돈기에 PED 백신접종을 누락한 농장도 많다. 과거 PED 백신접종을 하고도 발생경력이 있어서 백신효능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농장도 여전히 있다.
최근 2~3년간의 임상경험을 볼 때 PED 사독백신의 접종효과는 매우 높은 상태이다. 후보돈 시기에 기본적으로 2회 접종 하고 분만 전 모돈에 3주 간격으로 2회를 접종한 농장의 경우에는 발병했다 해도 그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전에 경험했던 PED 백신효능의 나쁜 기억 때문에 접종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백신접종과 더불어 차단방역 강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차단방역의 핵심은 감염경력이 있는 돼지 입식, 발병돈을 실어 나른 돼지 수송차량, 바이러스에 오염된 분뇨 수송차량과 발병농장을 오가는 차량을 통제하고 소독을 강화하는 것에 있다. 양돈밀집지역이라면 발병농장의 신속한 폐사체 처리와 날짐승과 들짐승의 왕래를 철저히 막아야 할 것이다.
PED 바이러스의 특성을 알면 발병피해를 줄일 수 있다. 돼지 체온에 가까운 37도에서는 pH 6.5~7.5 범위 내에서 생존가능하고 4도 환경이라면 pH 5~9범위 내에서 생존할 수 있다. 생석회, 가성소오다, 유기산제 등 PED바이러스를 쉽게 죽일 수 있는 소독제 선택도 중요하다.
감수성 있는 돼지에 감염되면 보통 1~4일간의 잠복기를 갖는다. 신생자돈에서는 12~36시간 정도로 잠복기가 짧다. 임상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후 6~35일간 감염기간이 지속된다.
초발생 농장에서는 감염돈의 분변이나 장적출물을 먹이는 피드백 감염 방법이 유효하다. 발병자돈의 소장 및 결장 부위를 적출하여 모돈군을 감염시키는 방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PRRS 바이러스 등의 전파기회가 될 수 있고 어떤 경우 냄새 때문에 모돈이 먹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설사를 보인지 12시간 이내의 자돈을 희생시켜 장적출을 하고 피드백을 해야 고수준의 바이러스 농도로 감염시킬 때 인공감염 효과가 높아진다. 상용화된 인공감염용 패드를 깔고 배설된 바이러스를 받아서 감염시키는 방법도 있다.
백신접종을 한 농장이나 인공감염을 실시한 경험이 있는 농장에서 PED가 발생한 경우라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보자. 의외로 예방효과가 높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분만사에 공급되는 물에 음수소독제(예 살록스)를 톤당 1리터 비율로 섞는다. 모돈의 타액과 콧물에 들어있는 PED바이러스수를 줄여준다.
둘째, 포유돈 사료에 살 바이러스성 에센셜 오일과 코팅된 유기산이 포함된 제제(예, 포시냇)를 톤당 1.5㎏ 비율로 배합 급여해 분변으로 배설되는 바이러스량을 줄여 준다.
돈군 면역수준이 낮거나 고르지 못한 농장에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매우 우수한 예방효과를 발휘하였다.
PED는 단순한 일과성 설사병이 아니다.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농장이라면 1개월분 신생자돈 폐사를 각오해야 한다. 문제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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