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공호철]잘 나가는 동네(?) 엿보기(덴마크 편)(9/7)
[양돈현장/공호철]잘 나가는 동네(?) 엿보기(덴마크 편)(9/7)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잘 나가는 동네(?) 엿보기(덴마크 편)
공호철 수의사 / (주)한별팜텍

전 세계 양돈 생산국 중 자타가 공인하는 절대 강국 중 하나인 덴마크는 농장 운영관리 시스템에 있어서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양돈인들이 이 나라의 양돈 시스템을 살펴보는 등 그동안 주목해왔다. 필자가 생각하는 덴마크 양돈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고자 한다.
△덴마크 양돈 생산성 현황=덴마크 전체 번식돈 규모는 최근 우리나라의 110%로 약 110만두가 유지되고 있고 도축돈, 자돈 판매(수출)를 포함해 연간 약 3천만두를 생산하고 있다. 농장수는 2014년 기준 3천600여 농가이며 향후 6년 이내에 농장수는 2천호 이하로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표1 참조〉 농장수가 줄어든 만큼 농장 단위 규모는 확장되어 전체 사육두수는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나라는 믿기 힘들 정도의 생산성을 보이며 양돈장 전체 평균 PSY가 31두를 초과하고 최상위 농장의 경우 PSY 40두를 달성한 농장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표2 참조〉 덴마크는 과연 어떤 특별함이 있어서 믿기 힘들 정도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와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을시 생존하기 어려운 시장 생리(?)도 크게 작용할 테지만 농장 운영과 관련해서 특별함이 있지 않을까 한다.
△덴마크 종돈의 우수성=덴마크 종돈을 흔히 댄브레드(Danbred) 또는 대나블(DanAvl)로 일컫는다. 덴마크는 각 종돈장을 운영하는 농장주가 여러 종돈 판매회사 중 하나와 계약을 맺고 판매, 영업은 계약회사에 일임하는 형태를 보통 취한다. 이 판매회사는 일반농장의 종돈 공급뿐만 아니라 수출도 주력하며 판매뿐만 아니라 육종, 관련 컨설팅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덴마크 종돈장은 개별로 유전자원을 독립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종돈장간 긴밀한 네크워크를 통해 유전력을 공유한다. 육종과 개량의 핵심은 규모와 속도라는 점에 소홀하지 않고 각 종돈장들은 상생의 길을 나누고 있는 듯하다.
실제 덴마크의 종돈과 정액은 그 능력이 전 세계 어떤 나라의 종돈회사보다 남다르다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종돈, 정액의 능력이 극대화되고 있는 시스템은 결국 종돈장의 개량 돈군 크기를 최대화하기 위한 단합된 전략에서 파생된 게 아닌가 필자는 평가하고자 한다.
△덴마크 양돈장의 질병 현황=덴마크 대다수의 농장은 SPF(Specific Pathogenic Free, 특정질병부재돈군)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농장마다 질병도, 즉 해당농장에 있는 질병과 없는 질병을 평가하여 인증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수행된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각 농장의 입구 등 지정된 위치에 현판형태로 부착하여 농장에 출입하는 인원은 누구든 해당 농장의 대체적인 질병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덴마크에서 가장 큰 수의컨설팅 회사 중 한 곳을 통해 확인할 결과 덴마크 전체 양돈장 중 약 50%가 PRRS 음성 돈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질병적인 측면에서 덴마크 양돈장의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한다.
△덴마크 양돈장의 차단방역=농장의 질병 유입 경로 중 가장 큰 요소들을 순서대로 언급한다면 돼지(및 정액), 차량, 물품, 사람 등일 것이다. 실제 덴마크 양돈장들은 대체로 엄격한 차단방역 프로그램을 가동하지 않는 농장이 많다. 종돈장을 제외하고는 출입하는 인원에 대해 샤워 인/아웃을 많이 적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농장에 출입하는 차량에 대해서도 특별한 소독시설을 가동하지 않는다. 단, 대부분의 농장들이 지리적으로 주위에 인접해 있지 않은 특징이 우리네 사정과는 사뭇 다르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차단방역을 위해 많이 강조해야 될 요소들 중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중요한 대목이 아닐까 한다.
△덴마크의 기후와 사육 시설=연중 평균 기온 범위가 -2~20℃(코펜하겐 기준)로 온화한 기후를 나타내어 양돈장 관리가 용이한 환경도 큰 장점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환경적인 장점이 크다고 볼 수 있는 조건에서도 최근 신규로 조성하는 덴마크 양돈장은 사육 시설에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기울인다. 돼지를 키우는데 장애가 될 만한 요소를 시설적인 수준에서도 틈을 주지 않는 자세는 놀랍기 그지없다.
△덴마크 양돈장의 사양관리=덴마크 양돈장의 사양관리는 무엇이 남다를까? 필자도 실제 덴마크 양돈장에서 견학 수준이 아닌 짧은 기간 동안 관리자들과 같이 일과를 공유하는 기회를 가지고 살펴본 결과, 특별한 생산성에 걸 맞는 인상적인 사양관리 활동은 개인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단, 돌이켜 보건데 그동안 많이 회자되고 다루어졌던 누구나 알만한 사양관리가 체계적으로 잘 적용되는 것이 핵심이지 않을까 한다. 믿기 힘든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되레 관리 프로그램이 간소화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 차라리 인상적인지 않을까 한다.
1일 1회 교배(교배 간격 24시간), 발정 확인 즉시 교배, 간호 분만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는 대신 양자관리에 막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 등이 돌이켜 볼만한 내용이다.
잘 나가는 동네(?)의 특별함을 몇 가지 내용으로 담을 수는 없는 듯하다. 하지만, 소위 선진 양돈을 영위하고 있는 나라에 대한 관심은 지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도 할 수 있고 해야 된다는 신념은 이런 자극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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