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윤재순]양돈장 음수 관리의 중요성(8/17)
[양돈현장/윤재순]양돈장 음수 관리의 중요성(8/17)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양돈장 음수 관리의 중요성

윤재순 선임컨설턴트 / CJ 생물자원사업부문 축산기술센터

매년 여름 양돈장에서는 “돼지가 안 큰다” “출하일령이 증가한다”라는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 원인은 대부분 단순하다. 너무 더워서 돼지가 사료 섭취를 거부하여 증체율이 감소하는 것이다. 즉 “안 먹고 안 큰다”의 해결 방안은 간단하다. 돼지를 시원하게 해주면 끝이다. 농장 전 구간에 에어컨을 설치하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다.
여기까지 읽은 사양가 대부분이 현실성 없는 글이라고 말할 것이다. 현실성 없는 소리가 맞다. 당장 전체 돈사에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농장 수전용량 증설 공사부터 시작하여 에어컨 설치 공사비용까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유지비도 만만치 않다. 효과는 좋지만 그렇다고 당장 설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른 환경 쿨링 시스템도 추천되지만 이 또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더운 여름철 양돈장에서 더위와 싸우고 있는 돼지에게 시원한 물이라도 충분히 급여해 주고 싶은 마음에 본고를 작성한다.
물은 체내의 주요 구성요소로서 70% 이상 차지한다. 혈액과 체액의 주요 구성요소이므로 에너지와 영양소 운반에 필수적인 작용을 하고 높은 비열을 이용하여 체온의 항상성 유지에 가장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물이 부족하면 돼지는 사료 섭취양이 감소되고 위액 분비감소와 면역력 저하로 인해 소화기 질병 발병 확률이 상승한다. 포유돈이 음수 섭취량이 부족하면 유즙 분비량에 문제가 발생하고 특히 갓 분만한 모돈은 상승된 체온을 정상체온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증가되어 무유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 부족한 음수량은 배뇨에 문제를 발생시켜 비뇨생식기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기관지 섬모의 활동력을 저하시켜 호흡기를 통한 이물질 제거 능력이 감소되어 호흡기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즉 물이 부족하면 모든 생명활동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우리 농장의 돼지들이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유지할 수 없다.
농장의 물은 깨끗합니까? 지난 5월부터 장마 시작 전까지 유례없는 가뭄으로 많은 산업에서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고 최근 몇 년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지하수의 난개발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뭄 시기에 과도한 지하수 사용과 장마 등의 집중 강수량의 유입은 지하수의 수질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즉 대부분의 양돈장이 돼지에게 지하수를 식수로 공급하는 상황에서 지하수의 오염은 돼지에게 직접적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혹시 우리 농장의 지하수가 오염되었는지 정기적인 검사가 요구된다.
돼지가 먹는 물은 깨끗합니까? 농장의 원수가 깨끗하다고 돼지가 먹는 물도 깨끗하다 장담할 수 없다. 양돈장에서 지하수 사용시 물탱크와 음수 배관 내부에 바이오 필름이 형성될 확률이 매우 높다. 바이오 필름에 대해 쉽게 표현하면 각종 미생물, 곰팡이 및 유기물 복합체에 의해 형성된 찌꺼기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오염물질에 의해 음수가 오염되면 각종 소화기 질병부터 번식돈의 생산성적 하락까지 각종 피해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오염물을 제거해야 한다.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바이오필름 제거 방법은 음수라인 교체이다. 농장에서 음수라인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엑셀파이프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물론 배관을 교체하는데 많은 노동력이 필요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많은 양돈장이 음수라인 청소를 한 번도 시행하지 않은 농장이 많음을 고려할 때 많은 오염물질이 배관 내부에 있을 것이라 판단되므로 한 번쯤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표 참조〉 이러한 전체적인 라인 교체가 어렵다면 음수배관 세척제를 사용하는 방법도 추천된다.
급수기 니플은 이상 없습니까? 다음과 같은 상황에 우리가 처했다고 상상을 해 보자. 무더운 여름 찌는 더위 속에 지쳐있는데 물을 먹으려고 보니까 자그마한 빨대로 먹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빨대 개수가 적어 옆의 다른 친구들과 심한 경쟁 속에서 빨아먹어야 하는데 물이 잘 나오지도 않으면 과연 충분히 물을 마실 수 있을까? 아마도 목만 겨우 축이는 정도로 만족할 것이다. 우리의 돼지가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다. 많은 경우 자돈/육성사의 니플 당 적정 두수를 10두 미만으로 알고 있다. 맞는 말이자 틀린 말이다. 적정 사육밀도와 환경 온도가 유지될 경우에는 맞는 말이지만 밀사와 더위 스트레스가 있을 경우 더 충분한 니플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장에서 적정 숫자에 못 미치는 니플이 설치된 경우가 많고 그 이유로 물장난에 의한 폐수량 증가 방지 때문이라는 답변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충분하게 급수기가 설치되면 돼지가 물 섭취가 쉬워지면서 물장난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오히려 폐수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급수기가 충분하더라도 수압이 못 미치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기적으로 니플의 수압을 체크하는 것이 음수 섭취량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많은 자료를 통해 음수의 중요성에 대해 알고 있다. “돼지는 물로 자란다”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물 밖에 없다”라는 표현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정작 농장에서 음수 관리에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그림>은 경기도 A농장에서 강제적으로 급이기에 물을 틀어주어 물 섭취량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하루에 6번씩 급이기에 물을 틀어주면 돼지들이 물 소리에 반응하여 물을 마시고 사료를 섭취하는 모습이다. 이 농장의 경우 이러한 물 급여 관리를 시작하기 이전 보다 평균 출하 일령이 20일 이상 단축되었다. 혹서기에 출하일령이 단축된 농장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돼지에게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든 사양가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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