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한 여름의 유행성설사(PED)!(7/20)
[양돈현장/신현덕]한 여름의 유행성설사(PED)!(7/20)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한 여름의 유행성설사(PED)!

신현덕 원장/ 신베트동물병원

양돈장에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조용하다 싶었던 2017년 상반기였다. 간간이 PRRS, 인플루엔자같은 바이러스성 질병과, 흉막폐렴, 회장염, 돈적리, 병원성대장균증 사례 정도만 있었다. 구제역 소문도 끊긴지 오래됐다. 가금류에서는 조류독감으로 막대한 피해가 있었지만 돼지 쪽에서는 이슈가 될 만한 바이러스성 전염병 발생 소식은 없었다.
2017년 초까지만 해도 구제역 발병에 대한 걱정을 이유로 후보돈 입식을 꺼렸다. 게다가 농장마다 소독도 강화했고 차단방역에도 신경을 많이 썼었다. 그런 효과가 바이러스성 전염병 발생 억제 효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 여름에 접어들면서 유행성설사(PED) 발생이 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돼지 전염병 발생정보(KAHIS) 통계자료에 올 들어 전국적으로 46건의 PED 발생사례가 있었다고 올라와 있지만 최근 들어 여기저기서 지역별로 PED 발생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구제역도 사라지고 돈육가격도 한 동안 좋으면서 후보돈 분양이 급증했다. 농장 모돈 산차구성비를 조사해보면 저산차(0산~초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돈군 면역력이 불안정하다는 말이다. 후보돈기에 PED 백신접종을 누락한 농장도 많다. PED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크게 확산될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한 편으로는, 돈가가 높은 시기에 PED 바이러스에 오염된 임신 모돈이 떨이형태로 유통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그런 모돈을 도입한 농장에서 발생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PED 발병경력이 있었던 종돈장에서 후보돈을 분양하는 경우에는 철저한 확인으로 분쟁소지를 없애야 할 것이다.
많은 농가들이 PED바이러스는 혹서기 환경에서는 쉽게 사멸되기 때문에 전파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PED바이러스가 감염력을 잃는 온도는 60도 이상에서나 가능하다. 겨울철 4도 정도의 슬러리 온도에서는 최소 4주간 생존할 수 있다. 25도 환경이라면 분변에 오염된 사료에서 1주일, 습식사료에서는 2주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돼지 체온에 가까운 37도에서는 pH6.5~7.5 범위 내에서 생존가능하고 4도 환경이라면 pH5~9범위 내에서 생존할 수 있다. 바이러스 생존과 관련한 온도 환경과 pH 범위를 잘 활용하면 바이러스 불활화 작업에 응용할 수 있다.
한 겨울에 비해 여름은 PED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감염력을 쉽게 잃을 수 있긴 하지만 여전히 얼마든지 전파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PED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의 타액, 콧물과 분변에 노출되면 직접적인 전파가 이루어진다. 각종 오염된 차량, 사람, 장비, 기구에 의한 전파는 간접적 전파로 본다. 농장 내 쥐나, 파리에 의해서도 전파될 수 있고 날짐승이나 들짐승에 의해서도 가능하다. 오염된 돼지에 의한 직접적 전파 다음으로는 오염된 출하차와 자돈수송차량이 위험하다.
감수성 있는 돼지에 감염되면 보통 1~4일간의 잠복기를 갖는다. 신생자돈에서는 12~36시간 정도로 잠복기가 짧다. 임상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후 6~35일간 감염기간이 지속된다. 입으로 들어온 바이러스는 소장~결장의 융모 상피세포에서 바이러스를 복제한다. 장세포변성이 일어나면서 융모가 짧아져 영양분 흡수가 불량해지고, 수양성 설사를 유발하게 된다.
발병경력이 없었던 농장에서 PED가 발생하면 1주령 이내 자돈은 거의 죽는다. 일령이 증가하면서 폐사율은 점차 줄어든다. 그 이유는 신생자돈의 장융모가 더 길고, 바이러스 감염이 쉬운 성숙한 장융모 세포수가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손상된 융모와 장상피세포의 재생시간도 큰 돼지에 비해 길기 때문에 치유가 그만큼 더디다. 산-염기 전해질균형이 깨지고, 아직 결장은 미성숙상태이므로 수분재흡수도 잘 되지 않는다. 장내에 소화 되지 않은 젖은 삼투압 작용을 일으켜 신체수분을 장내로 끌어들여 설사를 일으킨다. 탈수증이 폐사 원인이 된다.
초발생 농장에서는 신생자돈 설사변으로 인공감염시키는 방법이 유효하다. 발병자돈의 소장 및 결장 부위를 적출하여 번식돈군을 감염시키는 방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PRRS, PCV2 등 다른 바이러스의 전파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고, 잘못하면 부패취 때문에 모돈이 먹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는 희생시키는 자돈의 장적출 타이밍이다. 설사를 보이고 12시간 이내에 가능한 빨리 실시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결정이 늦어 장내에 바이러스 농도가 낮아 인공감염 효과가 낮은 경우를 본다.
인공감염용 패드를 깔고 배설된 바이러스를 받아서 인공 감염시키는 방법이 권장된다. 백신접종을 했거나, 재발형태의 상재성 돈군인 경우는 인공감염 효과의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이런 때에는 첫째, 분만전후 모돈의 음수로 유기산제가 포함된 소독약으로 타액과 콧물을 통한 바이러스 배설농도를 줄여준다. 둘째, 사료 내에 살 바이러스성 에센셜 오일과 코팅유기산이 포함된 제제를 포유돈 사료에 배합하여 분변으로 배설되는 바이러스량을 줄여 준다. 위 두 가지 방법은 면역력이 낮게 형성된 돈군에서 바이러스 감염도스(ID)를 높이는 전략으로 현장에서 매우 유효하다. 시도 때도 없이 PED가 재발하는 농장이라면 적용해볼 만한 근절전략이다. 코팅된 유기산은 바이러스 복제와 배설이 이루어지는 부위에서 녹아 감염도 저해하고, 바이러스 배설량도 줄이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체내 온도조건에서 장내 pH를 낮추면 PED 바이러스 생존력은 감소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PED 바이러스는 강산과 강알칼리 소독제에 쉽게 사멸된다. 생석회를 살포하고 수세소독 과정중에 가성소다를 써보자. 한 여름에 PED를 맞는 농장의 타격은 크다. 저산차 모돈의 경우 생애 생산성에 결정적 영향을 받는다.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백신접종도 실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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