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김근필]환절기 올바른 자돈 관리(5/4)
[양돈현장/김근필]환절기 올바른 자돈 관리(5/4)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환절기 올바른 자돈 관리

김근필 양돈PM / (주)우성사료

겨울이나 여름이 지난 다음의 환절기는 큰 돼지들에게는 아주 좋은 계절이다. 밤낮의 일교차와 선선한 날씨가 돼지의 활동성을 높이고, 사료 섭취량이 늘어나 출하일령이 단축되거나 출하체중이 증가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장기간 환절기가 지속될 때 농장을 방문해 보면 자돈 구간을 중심으로 질병 증상이 당연히 많이 보인다. 기침과 설사는 물론이고, 농장에서 간과하기 쉬운 아이패치(눈꼽), 눈 충혈 등의 증상이 많이 보인다. 또, 자돈들의 털이 꺼칠하고 사료 섭취량이 떨어지기도 하며 호흡기와 함께 설사도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뱃고래가 없고 위축되는 자돈들 또한 증가한다. 간혹 후기 자돈 구간에서 급사가 나타나기도 한다.
자돈들에게는 시련의 시기인 봄철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의 원인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외부의 낮은 최저 기온과 큰 일교차이다. 농장의 개방이 시작되는 봄철은 돈사 내부의 환경이 외부의 환경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 기본적으로 일교차와 개방에 따른 외부 영향의 증가, 계절적인 낮은 습도로 인한 실내 온도의 급격한 변화가 원인이다. 외부의 환경에도 내부 환경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시설을 보강하거나 관리를 하여야 한다.
부적절한 환기와 샛바람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외부의 기온이 올라가면 겨울철에 꽁꽁 싸매고 운영이 되던 돈사를 개방을 하게 되고 환기량을 늘린다. 현장을 방문해보면 관리자들이 생각보다 환기량을 늘려 너무 많은 양의 공기(따뜻한 온기)가 빠져나가고 외부의 공기(차가운 바람)가 빠져나간 만큼 들어와서 돈사의 온도를 떨어뜨린다. 또, 입배기가 많아지면 불필요한 내부 공기의 이동(대류, 바람)들이 실내에 발생한다. 특히 자돈사는 돼지들의 체중이 작고 체지방이 낮기 때문에 낮은 온도, 샛바람, 환경의 급변에 많은 돼지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또한, 분만사에서도 과도한 환기로 인해 포유자돈들이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자돈 구간을 거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생산성 저하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환기량을 일반적인 계산 값보다 작게 유지하는 것이 환절기 자돈 관리에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관리자의 돈방 실내 온도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가져가는 경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유럽의 양돈 선진국을 방문해보면, 자돈사에도 많은 양의 환기를 통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에서도 쾌적한 환경을 선호하는 농장주나 직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덴마크나 네덜란드 같은 나라와 한국 양돈장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세균성, 바이러스성 질병의 상재이다. 유럽의 경우에도 PRRS 양성 농장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질병은 음성이고, 올인올아웃 시스템으로 돈사의 위생도가 높아 환기량을 높이고, 돈사 온도를 낮추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사료를 먹이더라도 자돈들이 문제없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많은 질병들에 오염이 되어 있고, 유럽 수준의 환경으로 관리를 할 경우 질병 발생의 위험이 높고, 폐사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으로 위축이나 성장 정체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돼지들의 상태를 감안하여 돼지가 느끼는 온도를 조금 높게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개량된 모돈의 면역력 저하로 인한 자돈 질병 노출도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듯이 개량된 모돈들의 번식 생산성은 우수하나 낮은 체지방 비율과 높은 유량으로 연산성이 떨어지고, 이 영향은 자돈에게도 전해진다. 모돈의 초유나 젖에 있는 각종 면역물질에서 유래되는 이행항체가 자돈에게 가장 좋은 면역물질임을 감안할 때, 관리가 까다로운 다산종의 특성상 낮은 자돈의 생시체중과 포유두수에 비해 충분하지 못한 유량과 모돈의 면역력 저하로 인해 포유기간 중 자돈들의 건강상태나 활력도가 예전에 비해 월등히 낮아지는 원인이 된다.
낮은 이유체중도 원인이다. 최근 농장들의 이유체중이 낮아지고 체중 편차는 커지는 추세이다. 특히 돈사 회전 문제로 3주 이유를 하는 농장들의 경우 더욱 큰 문제들을 안고 있다. 예전부터 최소 6.5kg이상의 이유자돈을 목표로 관리하도록 기준이라고 하였으나 못 미치는 농장들이 많다. 환절기에 이유체중이 낮은 자돈들은 만병의 근원이 되며, 여름을 거치며 출하시까지 성장 지연, 위축 현상을 가져오며 지속적으로 농장에 피해를 끼치게 된다. 이유일령보다는 이유체중이 더 중요하다. 평균체중보다는 균일한 체중 관리가 더 중요하다. 무조건 체중은 키워서 이유시켜야 한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여야 한다.
자돈의 사료 급이 프로그램이나 관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 사료회사들의 사료 사용 지침인 프로그램은 각 회사들의 연구 결과와 경험에서 나온 최종 결과물이다.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변경은 할 수 있지만, 업체들의 사료프로그램은 농장에서 사료를 사용할 때 반드시 급이 기준이 되어야 하고, 일령 뿐 아니라 체중까지 감안하여 적절한 사료를 급여하여야 한다. 농장 경영적인 관점에서 경비 절감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사료회사들의 급이 프로그램을 무시하여 이유 후 자돈의 스트레스 상황과 이유체중의 불충분함을 고려하지 않은 사료비 절감 목적의 프로그램 변경은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료 자체의 품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직원들의 사료 관리이다. 급이기 조절을 잘 못해서 사료가 너무 흘러내려 허실이 되거나 사료가 공급되지 않아 돼지들이 사료 섭취를 못하거나 과식성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습식 급이기의 경우 사료가 넘쳐 부패되거나 오염되는 문제가 있다. 실제 현장에서 급이기 조절 문제로 인한 설사나 사료 제한 급이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이것은 직원들의 교육과 확인만이 해결책이다.
최근에는 백신 프로그램도 자돈을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포유기간부터 자돈구간까지 적용할 수 있는 백신(주사)은 치료용을 제외하고도 철분, PCV2, PRRS, 마이코플라즈마, 흉막폐렴(2회), 구제역, 콜레라 등으로 생각보다 많다. 백신 그 자체가 스트레스의 원인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많은 백신은 자돈을 더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병성 감정 결과와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일령을 조절하거나 횟수를 줄여야 한다.
개량이 될수록 성장 잠재력은 높아지지만, 질병에 취약해지는 사실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든 양돈 관련 종사자들이 느낄 것이다. 아직까지 개량된 돼지에 대한 정확한 사용 설명서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경험과 상식에서 나오는 기본 관리가 오히려 그 정답이 될 수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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