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다산성 모돈 관리의 시작과 끝

최영조 박사 / 팜스코 축산과학연구소 R&T팀

최근 규모가 큰 농장을 중심으로 성적이 우수한 농장들은 한결 같이 다산성 모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총산자수 14두 이상과 이유두수 12.5두에 도달하면 다산성 모돈으로 볼 수 있다. 양돈 선진국은 이미 다산성 모돈으로 뚜렷이 변화되어 일반화되었다.
한돈팜스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면 유럽평균의 2014년 총산(복당생존)이 13.2두, 이유두수가 11.5두 이며, 세계 최고 생산성을 자랑하는 덴마크의 경우는 2014년에 총산(복당생존)이 15.6두, 이유두수 13.5두로 훨씬 높게 보고되었다.
한돈의 경우는 과거 10년 동안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2015년 한돈팜스 농가의 복당총산은 11두, 복당이유두수는 10두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MSY성적 기준으로 상위 10% 농가는 복당총산이 12.9두로 1.9두나 많지만, 이유두수는 11두로 평균농가 대비해 단지 1두만 많은 수준이다. 이렇게 앞서 가는 농가들은 이미 다산성 모돈을 상당히 도입한 것이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모돈은 계속해서 다산성 모돈으로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산성 모돈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산자수이다. 하지만 실제로 다산성 모돈을 도입한 농장들은 이렇게 높은 산자수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농장이 꽤 많음을 이유두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다산 모돈을 입식한 농가의 경우 포유자돈 육성률이 일반 모돈보다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총산자수 14두 이상의 다산모돈을 보유한 농장의 포유자돈 육성률은 평균보다 낮은 85~88%로 낮으며 1산차에서는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오더라도 2산차부터 산자수 감소 등 번식성적이 악화되는 현상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다산 모돈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임신 및 포유시기의 모돈의 영양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사료와 적합한 모돈 급여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는 것이다.
첫 번째 중요한 시기는 후보돈 시기이다. 산자수가 높아서 유량이 많아야 하는 다산성 모돈들은 후보돈 시기에 사료섭취량이 부족하면 정작 사료를 많이 먹어야 하는 포유시기에 많은 양의 사료를 먹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후보돈 시기에 적절한 에너지 및 섬유소 함량을 가진 사료를 자유채식하게 함으로써 후보돈의 위와 장관 용적을 크게 키워주는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
후보돈 시기 때 많이 먹게 하면서도 과비를 막고 적절한 체단백질 및 등지방 형성에 초점을 둔다면 포유시기에 많은 양의 포유돈 사료를 섭취하게 함으로써 풍부한 유량을 포유자돈에 공급하여 이유 성적을 기대 수준인 12.5두까지 높일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중요한 시기는 이유-교배의 강정사양 시기이다. 강정사양 시기는 포유시기에 손실된 체손실을 빨리 회복함으로써 정상적인 난포의 숫자를 올리고 난포를 성숙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지 못하면 재귀발정일이 늦어지게 되고 총산자수가 감소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충분한 양의 균형 잡힌 사료를 공급하여 이유 모돈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게끔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다산성 모돈은 이유-교배의 강정사양 시기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단시간에 회복시키기 위해서 이 시기에 추가로 이유 모돈에 포도당을 300g씩 탑드레싱하여 급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러한 포도당 추가 급여는 난포의 발달과 번식 호르몬 발달에 도움을 줘서 이유 모돈의 재귀발정일 단축과 산자수 증가에 좋은 영향을 미쳐 다음 산차의 번식성적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또한 이유-교배의 강정사양 시기에 점등 관리(하루 16시간 이상)뿐만 아니라 웅돈과 접촉도 번식성적 향상에 꼭 필요한 것이다.
요약하면 다산성 모돈의 관리는 시작과 끝이 좋아야 한다. 후보돈 시기가 모돈의 일생을 결정하기 때문에 다산성 모돈에 적합한 후보돈 전용 사료 및 급여프로그램 적용이 제일 중요하고 이유-교배의 강정사양 시기에 빠르게 강한 재귀발정이 오게끔 관리해야만 다음 산차에서 번식성적을 떨어뜨리지 않고 다산성 모돈의 유전력을 실현함으로써 농장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