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새해에는 ‘친생제’ 양돈을 하자!(2/9)
[양돈현장/신현덕]새해에는 ‘친생제’ 양돈을 하자!(2/9)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새해에는 ‘친생제’ 양돈을 하자!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항생제를 안티바이오틱스(anti-biotics)라고 한다. 안티는 어떤 것에 적대적이라는 말이다. 바이오(bio)는 생명체를 뜻한다. 여기서는 돼지가 바이오에 해당된다. 말 그대로 항생제로 돼지를 키울 수는 없다. 이와 반대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에서 프로는 바이오에 대하여 친화적이라는 말이고 안티의 반대말이다. 돼지를 살리는 미생물제제를 일컫는다. 많은 이들이 친생제(親生濟)로 부르는 것에 동의한다.
양돈현장에 질병이 너무 많다. 돼지도 주사 맞느라 아프고 힘들다. 약값으로 나가는 돈의 비중이 높다. 질병 때문에 망하기도 한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질병 발생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항생제로 치료하는 것에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병원체의 주범이 바이러스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PRRS, 써코, 인플루엔자, PED, 로타 장염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대표적이다. 잘 알다시피 바이러스 감염증은 항생제 주사, 음수, 사료첨가 방법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다. 바이러스가 주동자인데도 습관적으로 항생제를 찾는다. 이른바 항생제 오남용이다. 항생제는 체내 좋은 균까지 죽인다. 항생제는 돼지의 면역력을 저하시킨다. 다 큰 비육돈들이 하루 밤 사이 가벼운 샛바람에도 죽어나간다. 어처구니 없는 면역력이다. 친생제 양돈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돼지를 건강하게 키워야한다.
지금까지 항생제를 많이 써서 얼마나 돼지를 잘 키워냈는가 따져보면 쉽게 바꿀 수 있다.
친생제 양돈을 위해 아래 네 가지를 염두에 두고 실천해보자.
첫째, 병성감정 진단 결과를 잘 이용하자! 내 농장에 문제가 되는 질병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을 받아보자는 것이다.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기생충에 의한 감염성인지 아니면 영양성, 대사성, 스트레스성인지 분류해보자.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백신인지, 항생제인지, 구충제인지, 영양제인지, 호르몬제인지, 해열소염제인지, 소화제인지, 항스트레스제인지 분석하는 것이다.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약제를 사용하면 오남용을 줄이고 약품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치료가 되지 않을 바이러스 감염 상태에서 항생제를 넣고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질병과 병원체를 잘 아는 전문수의사를 주치의로 두어보면 도움이 된다.
둘째, 관리자의 세련된 눈치가 질병발생 패턴을 바꾼다! 스트레스는 돼지에게도 만병의 근원이다. 사료를 덜 먹는다. 먹어봤자 소화가 안 되기 때문이다. 기운이 떨어진다. 다른 돼지에게 해코지(bullying)를 당한다. 어울리지 못하고 외떨어진 잠자리를 택한다. 에너지 결핍상태에 빠지고 결과는 면역력저하에 이른다.
건강한 돼지는 ‘잘 먹고, 소화시키고, 휴식할 때’ 온다. ‘눈치보고, 싸우거나 도망쳐야 될 때’는 스트레스 상황이므로 병에 걸린다. 내 농장 돼지들이 ‘행복해하는지’ ‘스트레스 받고 있는지’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세련된 눈치이다. 농장주의 눈치는 더욱 세련되어야 한다.
관리자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눈치 채는 기술을 가르치고, 실천으로 옮기게 하는 동기부여가 인사관리의 핵심이 된다. 눈치 빠른 관리자 확보가 돼지 건강관리의 시작이다.
셋째, 스트렛서(stressors)가 면역력저하의 주범이다! 한 마디로 돼지를 힘들게 불편하게 죽고 싶게 만드는 것들이 스트렛서이다. 사료 먹고 물 마시기 힘든지, 너무 더운지 차가운지, 위풍이 센지, 숨 쉬기 어렵고 가슴이 답답한지, 한 방에 너무 돼지가 많아 좁고 불편하지, 괴롭히는 돼지가 있는지, 돼지의 의식주에서 사회 환경에 이르기 까지 스트렛서를 꼼꼼히 탐색해야 한다.
탐색은 대충 둘러보는 것이 아니다. 돼지에게 가해진 스트렛서는 돼지의 몸 어딘가에 증거를 남긴다. 피모, 눈곱, 콧물, 주둥이, 분변, 오줌, 체온, 호흡수 와 일령대비 체중에서도 증거를 면밀히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스트렛서가 없다면 돼지는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능력을 그대로 발휘할 것이다. 독한 약을 쓸 일이 없게 될 것이고, 돼지는 건강해진다.
넷째, 친생제로 면역력 증강을 꾀하자! 돼지 신체를 조직하는 세포수 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소화기관내에 존재한다. 연구자에 따라 다르지만 사람의 신체 세포수는 37조개 정도이고 장내세균수는 500여종, 40조개를 넘는다고 발표하였다. 돼지도 비슷할 것이다. 숫자상으로는 미생물이 돼지의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장내미생물은 유익균, 무해균, 유해균으로 나뉜다. 균들 간의 균형유지는 건강을, 유해균이 증가하면 병이 생긴다. 유익균은 단백질, 탄수화물의 소화, 비타민을 생산하고, 유해균을 억제하고, 바이러스 감염과정에 관여하면서 면역능력을 증강시키는 지원부대 역할을 한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사양 및 위생관리를 잘 한다는 것은 돼지 사육 환경 내에 유해균 수를 줄이는 것이고 체내로 침입하는 병원체 수를 낮추는 것이니 장내미생물 관리 작업을 한다고 해석하면 된다.
장내미생물의 면역력 증강효과를 활용하여 항생제 사용량을 줄여나가자. 항생제는 유익균까지 죽이고 면역력 저하의 주범이 확실하다. 친생제의 전략적 사용으로 돼지를 건강하게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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