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이유자돈 발육정체가 큰 문제가 된다!(7/28)
[양돈현장/신현덕]이유자돈 발육정체가 큰 문제가 된다!(7/28)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이유자돈 발육정체가 큰 문제가 된다!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양돈경영상 큰 문제라는 것은 생산성과 수익성 저하를 일컫는다. 이유직후 자돈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농장에서 이유 후 1주간 일당증체와 사료효율을 확인해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발견된다. 태어나서 처음 1주간 신생자돈의 일당증체가 200g 정도인데, 이유후 1주간 자돈의 일당증체가 100g도 되지 않는 농장 비율이 80%를 넘는다는 것이다. 이유 직전 1주간 자돈의 일당증체가 320g 수준에 달하는 것을 볼 때 이유 후 일당증체는 보통 문제가 아님을 직감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것처럼 이유시키면 통통했던 젖살이 빠진다고 하는 것이 이유자돈의 발육정체를 의미한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유자돈 발육정체가 양돈장의 생산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하였다. 이유자돈 발육정체가 있는 농장에서는 이유에서 비육돈 출하까지 사고율이 증가하고, 사료효율이 불량해지고, 출하일령이 지연되며 돈군 흐름(pig flow) 또한 불량해지면서 상재성 질병 발생의 고리를 이어주며 도체등급 하향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모돈은 자기가 낳은 새끼를 12주내지 17주령까지 젖을 먹인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빠르게는 50일령부터 길게는 100일령 넘게 급여하는 사료를 젖돈 사료라고 부르는 것이다. 양돈이 산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수유기간은 3~4주령으로 단축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유자돈이 환경적, 영양적 변화에 따른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서 이유 후 발육정체(post-weaning growth check)를 겪게 된 것이다.
어미의 품은 따뜻하고 젖을 하루에 20여회씩 나누어 먹고 소화시키기 좋은 만큼 자상하게 먹여준다. 젖에는 병원체의 감염을 막아주는 항체와 영양소까지 듬뿍 들어 있고 젖은 위생적이고 안전하다. 이유란 것은 강제적으로 어미로부터 새끼를 떼어내는 작업이다. 따뜻했던 어미의 품을 떠나는 것이다. 최적 온도로 배고플 때마다 챙겨주던 어미의 젖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때부터 독자생존의 몸부림이 시작되는 것이다. 3~4주령의 자돈은 아직 생존능력이 모자란다. 얇은 옷을 입고 있는 상태라서 추위를 견디는 힘도 약하다. 아직 뭘 얼마만큼 먹어야 생존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낯선 돼지들의 괴롭힘(bullying) 때문에 언저리에서 눈치 보기 바쁜 처지인 셈이다. 밥그릇에 선뜻 다가서는 것도 겁이 나고 물 마시기도 편치 못하다. 잠자리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른바 이유는 교감신경을 총체적으로 자극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따라서 얇은 옷마저도 벗겨지는 꼴이 된다. 자돈에게서 옷 역할을 하는 것은 체지방이다. 이유과정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서 체지방을 연소시켜 힘을 얻는 것이고, 이른바 젖살을 잃는 과정을 겪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이유 후 발육정체가 일어나는 원인을 이해하면 그 해법은 어렵지 않다. 양돈장 분만사 관리자는 자기가 키워낸 자돈이 이유 후에도 잘 자랄 수 있도록 자생력을 길러줘야 하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자돈의 생존무기는 큰 덩치와 든든한 옷, 그리고 모래도 씹어 소화시킬 수 있는 소화기관이다. 큰 덩치와 든든한 옷은 모돈 젖의 양과 질에서 좌우되는데 수유모돈 사료섭취량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답이다. 자돈의 소화기관 발달은 어미의 젖도 중요하지만 장차 먹을 사료를 소화시킬 수 있는 효소체계를 갖추는 것인데, 이 문제는 포유기간 중 입 붙이기 사료에 친숙해지고 많이 먹어주는 것으로 해결이 된다.
입 붙이기는 잘 되지 않으므로 훈련이라는 용어를 붙인다. 잘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 훈련이다. 이유예정 2주전부터 훈련을 시작하는데, 본격적인 섭취량 증가는 모돈의 유량과 유질이 떨어지는 17일령경부터 나타난다. 시작부터 입 붙이기 사료를 많이 주지 말아야 한다.
젖먹기에 익숙했던 자돈이 어미와 이별 후 마른사료로 바뀔 때 충격을 줄여주는 것이 입 붙이기 훈련의 결과물이다. 대용유등 동물성원료가 많이 들어있는 이유자돈 사료는 상하기 쉽다. 타액과 분뇨에는 엄청난 병원체가 들어있을 수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철 자돈사 환경에서는 반나절에도 사료의 기호성이 떨어지고 상할 수 있다. 어미가 젖을 나누어주던 노력의 반에 반만큼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자돈사 관리자의 의무이다. 1~2호 사료를 소량 자주 주라는 말은 최소 낮 동안에 5회 이상을 주라는 말과 같다. 이유 후 1주간 먹는 사료의 효율은 1:1로 보면 된다. 먹은 만큼 큰다는 것이다. 사료를 조금씩 자주 주면서 사료섭취를 자극하는 것이 답이다. 하루 100g 먹으면 일당증체가 100g 되는 것이니, 잘 키우고 싶다면 많이 먹게 하면 된다. 좋은 자돈사료란 기호성과 소화율이 좋은 사료이다. 좋은 자돈사료일수록 섭취량 증가 노력이 그만큼 쉬워진다. 자주 줄수록 사료가 상할 일이 줄어들고, 장염과 소화불량으로 인한 설사도 예방된다.
내 농장에 이유자돈 발육정체가 어느 정도인지는 이유 당일에 체중 측정을 하고, 1주 후에 다시 그 자돈의 체중측정으로 확인하면 된다. 유능한 관리자의 이유 후 1주간 일당증체 목표는 최소 150g 이상이다. 출하일령을 당기고, 생산원가를 낮추고, 좋은 등급을 받으려면 이유자돈 발육정체를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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