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자돈사 육성율 낮은 농장에서 확인할 것들(5/19)
[양돈현장/신현덕]자돈사 육성율 낮은 농장에서 확인할 것들(5/19)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자돈사 육성율 낮은 농장에서 확인할 것들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20여년 전인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기업형 양돈장의 사업계획상 자돈사 육성률 목표는 98%였다. 지금은 어떤가? 어림짐작해도 7~8%를 넘는다. 육성사로 보내고 출하가 될 때까지 또 그만큼 되는 농장도 상당수가 된다. 그래서 국내 돼지 밀집지역의 이유 후 평균 사고율은 15%를 넘는 농장이 많다. PSY는 24두 이상인데 MSY는 20두를 갓 넘는 식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복합호흡기증후군(PRDC) 같은 질병에 의한 사고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진단에 따르면 ①올인/올아웃을 못하고 돈사를 연속 사육하는 것 ②과밀 사육하는 것 ③위생관리가 불량해 농장 내 병원체가 축적되는 것 ④돼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면역억제 상태인 것 ⑤차단방역이 취약한 것 ⑥병원체의 혈청형 변화와 변이주가 상재하는 것 ⑦병원체의 수직/수평전파가 쉽게 이루어지면서 질병이 다발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 돈군재조성(Repop), 복수농장 생산방식(MSP), 산차 격리 생산방식(SPP), 그룹관리(Batch farrowing system) 등의 현대적 생산방식이 선진국에서는 질병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각종 규제에 묶여 옴짝달싹하기 어려운 국내 축산업 상황에서는 채택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또한 규모가 작거나 부채비율이 높은 농장에서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
국내 양돈현장에서 자돈사 사고율이 높은 이유를 들라면 PRRS 바이러스같은 면역 억제성 병원체의 상재화와 쉽게 복합감염되는 유행성폐렴균, 파스튜렐라균, 글래서균, 연쇄상구균, 살모넬라균, 대장균과 로타바이러스 등의 질병을 꼽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사고율의 정도를 좌우하는 것은 ‘스트레스 강도’임을 알아채야 한다. 스트레스는 산에 불이 났을 때 불어대는 바람으로 바꾸어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바람이 없으면 화재 피해는 경미할 수 있고 바람이 셀수록 화재규모는 커진다는 것이다.
대뇌의 통제를 받지 않고 신체의 의사와 상관없이 여러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계를 자율신경계(ANS)라고 한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지는데 서로 시소처럼 길항관계에 있다.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작동하면 부교감신경이 억제되는 관계인 것이다. 스트레스는 ‘맞서 싸울 것이냐, 피해서 튈거냐’하는 자율신경계중 교감신경계를 작동시킨다. 당연히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사료섭취량이 줄고 물도 덜 마신다. 소화도 안 된다. 축적해놓았던 영양소도 끌어다 사용한다. 혈액순환도 잘 안 된다. 면역력도 바닥이 난다. 돼지에게 스트레스를 가하여 교감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하면 돼지가 병이 난다는 말이다. 시소가 한 쪽으로 기울어 반대쪽이 내려올 줄 모르고 공중에 떠 있으면 거기 있던 아이가 공포심에 우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부교감신경계 자극에 대한 반응은 ‘휴식과 소화’로 대표된다. 돼지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된다’라는 말은 틀림없는 진리인 것이다. 교감신경 자극을 최소화하고 부교감신경 작용을 항시 우위에 놓이게 하면 돼지는 병에도 안 걸리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게 될 것이다. 돼지가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하라는 말이다.
돼지가 받는 스트레스 중 가장 사고율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자돈을 에너지 결핍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어린 자돈을 에너지 결핍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면 자돈사 관리의 핵심 포인트가 나온다.
첫째, 에너지(사료) 섭취량 부족이다. 이유 후 5일 동안 죽사료 급여, 추가보온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이유체중 5㎏에 섭취량이 불량하다면 처음 5일간 유효 환경온도는 34도로 둔다.
둘째, 설사를 통한 에너지 손실이다. 지사제, 소화제, 전해질, 포도당 등이 필요하다.
셋째, 질병에 따른 고열, 보행 장애 등에 의한 식욕부진이다. 조기발견과 환돈방 격리수용 및 항생제, 소염제, 해열제로 치료하는 것이다.
넷째, 전도, 대류, 증발에 의한 신체 열손실이 에너지 섭취보다 클 때 문제가 된다. 특히 이유직후, 설사자돈, 질병에 따른 식욕부진 상황에서 차갑고 축축한 돈방 바닥, 샛바람이나 과환기 상태라면 에너지결핍은 급격하게 진행된다.
에너지 결핍상태에서 PRRS를 비롯한 각종 병원체에 감염되었거나 면역이 안 된 상태라면 질병의 폭발적인 발생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유효환경온도(EET)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해야 한다. 환경여건에 따라 사육온도를 조절해야한다는 뜻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환경온도를 제공하라는 말이다.
초당 20cm의 공기유속이 있는 상황이라면 하한임계온도를 4도 올리고 또 콘슬라트 바닥이라면 하한임계온도를 5도 올리는 방식이다. 돈방 바닥보온을 하고 보온구역을 설정하고 보온등을 켜주고 환기량을 줄이면 상한 임계온도를 그만큼 낮출 수 있게 된다.
아무리 보온이 잘되고 샛바람이 없어도 사료섭취량이 부족하면 자돈은 위축되고 질병감수성은 높아지니 자돈의 사료섭취량 수준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섭취량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관리방법의 적용이 있어야 한다. 고 영양사료를 소량씩 자주 급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돈들이 잘 먹고 편안히 누워 잘 쉬는지, 분변상태는 양호한지 수시로 살피는 것이 부교감신경을 관리하는 세밀한 사양관리의 기본인 것이다. 배도 빵빵하고 털이 윤기가 나고 혈색이 좋다면 자돈의 에너지상태는 양호한 것이고 항병력도 오르면서 자돈사 육성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돈 상태 점검, 섭취량분석, 주령별 체중 측정도 중요하고 정기적 병성감정을 통한 질병 모니터링도 이루어진다면 더욱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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