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한겨울보다 위험한 2~3월 구제역 전파를 막자!(2/26)
[양돈현장/신현덕]한겨울보다 위험한 2~3월 구제역 전파를 막자!(2/26)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한겨울보다 위험한 2~3월 구제역 전파를 막자!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2월 4일이 입춘이고 3월 6일이 경칩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듯 하지만 시베리아 고기압과 북서풍의 영향이 여전하면서 춥고 건조하다. 저녁부터 아침나절까지는 영하의 기온을 보이고 낮 평균기온도 5도 전후를 보인다. 경칩이 지나면서 부터는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땅과 비포장도로는 질척해지기 시작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서서히 계절이 바뀌면서 돈사 내부는 온도상승과 더불어 환기량이 증가하고 건조해지기 쉽다.
구제역은 피코나 바이러스과에 속하고 RNA 바이러스로 분류되고, 외피막이 없는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1종 법정전염병이다. 항생제로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는 병이다. RNA바이러스 특성상 변이가 아주 잘 일어나서 유행하는 구제역에 대한 적절한 백신을 미리 만들어서 효과적으로 예방을 하기가 곤란하다. 바이러스 외피막의 구성성분은 주로 지방성분인데 지방성분을 녹여서 파괴하는 작용을 하는 세제와 계면활성제의 소독효과가 무용지물이 된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외피막이 없기 때문이다. 소독약 선택이 그만큼 까다롭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의 겨울이나 초봄과 같은 온도 환경에서는 잘 죽지 않는다. 온도가 바이러스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인자가 되는 것이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pH6.7 ~ 9.5사이의 유기물질에 묻혀있고 주위 온도가 4도 이하라면 감염력을 잃지 않는다. 유기물이 구제역 바이러스가 죽는 것을 막아주는 보호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고 영하의 온도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살아남는다. 건조한 똥에서는 2주정도 살 수 있고 겨울철 슬러리 환경조건이라면 6개월까지도 살아남는다고 한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돼지 몸 안으로 침입하는 경로는 코, 입, 피부 및 점막 상처부위를 통해서이다. 바람 속 먼지에 묻어서 호흡기로 들어가고, 장화, 옷, 손, 삽 같은 도구에 묻혀 돈사내로 들어가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주된 경로라고 보면 된다.
축산관련 차량이 많이 다녀서 먼지가 날리는 쪽의 윈치를 열어주면 돈사 내로 바이러스가 유입될 기회는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돈사 간 돼지를 옮기는 날에는 돈사외부와 농장내부도로를 철저하게 소독한 후에 실시하는 것이 감염기회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면역이 되지 않은 감수성이 높은 개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엄청난 양의 바이러스를 몸 안에서 만들어 내뱉는 숨, 흘리는 침, 주둥이와 발굽에서 터지는 수포, 똥, 오줌, 젖, 정액 등을 통해 몸 밖으로 배설된다. 감염이 이루어진 후 외부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바이러스가 배설되며 수포출현 후 4~6일 동안 바이러스를 배설한다. 혈중에 순환항체가 나타나서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면 배설이 중단된다. 엄청나게 배설된 바이러스량 때문에 고도로 면역된 돼지가 아니고는 감염될 위험에 처해진다.
변이가 아주 쉽게 잘 되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백신효과는 한계 때문에 차단방역과 소독의 중요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언 땅이 풀리면서 농장내로 출입하는 차바퀴에는 끈적끈적한 흙과 분변이 쉽게 달라붙는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한 낮에는 봄기운을 실은 바람이 살랑거리면서 약하지만 꾸준하게 돈사 남쪽 입기구 방향으로 분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여전히 생존하기 적당한 환경조건이고 농장 안으로 침입하기 적절한 시기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때 인 것이다.
돈사 소독과 차단방역에 관련하여 농장에서 흔히 놓치는 중요한 포인트를 정리해본다.
첫째, 돈사 내부 소독 대상을 확대하자. 지금까지 돈방 바닥과 벽을 위주로 수세와 소독을 실시했다면 천장, 휀, 환기창, 급이라인, 급수라인과 피트까지 돈사 내 모든 부분을 포함시켜야 한다.
둘째, 돈사 청결작업의 중요성을 이해하자. 돈사 내 병원체의 90%를 제거하는 과정이 수세하기 전 오염된 유기물을 제거하는 청결작업이다. 청결이란 말은 모든 물체 표면에 병원체가 붙어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똥 딱지를 떼어내고 삽으로 긁어내고 솔질하고 빗자루 질 등으로 실시한다. 이 작업에서 나온 잔해물은 고도로 농축된 병원체 덩어리이므로 소각, 매몰, 퇴비화 등 적정한 방법으로 처리해야 한다. 특히 온갖 동물이 이 잔해물에 접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유기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세척작업이 어렵고, 소독약이 병원체에 침투하지 못해 효과를 볼 수 없다.
셋째, 돈사 세척작업을 꼼꼼히 하자. 돈사 내 병원체의 99%를 제거하는 과정이다. 소독 대상 부위에 가성소다 2% 용액 같은 세제를 탄 온수를 뿌려 적시고 닦고, 문지른 다음에 고압세척을 해야 제대로 된 세척이다. 세제수 분무는 저압(100psi)으로 하고 고압세척(200psi이상)은 스팀 수세기가 좋다. 세척과정은 청결지역에서 오염된 곳으로 천장에서 바닥 쪽으로 실시한다. 청결작업과 세척과정을 대충하면 병원체 복합응집물인 바이오필름이 남아있어 소독효과를 저하시킨다.
넷째, 세척 후 건조시킨 다음에 소독약을 뿌려 100% 병원체를 제거하자. 건조 자체가 병원체를 죽이는 중요한 소독방법이다. 젖은 상태에서 소독약 살포는 효과를 저하시킨다. 소독제 살포는 저압 분무기로 실시하고 약제에 따라 최고 효과를 내는 소독약 온도를 준수한다. 완벽한 소독을 하려면 평방미터당 400cc를 뿌리는 것을 권장한다. 충분히 건조된 후 소독액을 씻어내고, 건조시킨 다음에 돼지를 입식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다섯째, 발판 소독조 효과를 무시하지 말자. 돈사 문 앞까지 바이러스가 찾아왔다 해도 발판소독조의 검문에 체포될 수 있다고 생각하자. 발판소독조의 핵심효과를 기대하려면 소독조에 장화를 담그기 전 유기물이 완벽히 제거되어야 한다는 것과 담그고 난 후 소독약이 병원체를 죽일 시간을 주는 일이다. 똥 묻은 장화를 형식적으로 소독조에 담그고 급히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독조에 유기물이 별로 없다 해도 하루걸러 한 번씩은 세 소독액으로 교체해야 한다.
농장 출입차량의 바퀴와 차체하부도 장화와 또 같이 유기물을 제거하고 소독을 실시해야 병원체 침입을 막을 수 있다. 농장입구에서 먼 곳까지 생석회를 살포하자. 구제역 확산과 상재화를 막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지금이다. 철저한 백신접종과 소독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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