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이승윤]FTA와 구제역(1/1)
[양돈현장/이승윤]FTA와 구제역(1/1)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FTA와 구제역

이승윤 박사 / 한별팜텍 대표

지난해 구제역이 두 차례 발생했다. 구제역을 차단하기 위해 축산관계자들이 공항에서 입국 시 소독을 하고 축산관계 차량에 GPS를 달아 실시간으로 그 행적이 기록되고 있으며 양돈장에서는 이상육 발생을 호소하면서도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특히 GPS기록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계속해서 매년 구제역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작은 가능성에 노력을 치중하고 큰 헛점은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12월기준 FTA를 체결한 나라는 15개 국가이다. 이중 아세안(AEAN) 10개국과 유럽연합(EU) 28개국 및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4개국을 따로 보면 총 44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었다. 아직 진행 중인 FTA도 다수이다. FTA를 맺으면 관세가 철폐되어 무역이 활발해진다. 무역의 대상에는 당연히 농산물이 포함되어 있으며, 대부분을 한국은 수입하게 된다. 이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44개국 중에 구제역 청정국으로 분류되지 않은 국가는 몇 개국인지 체크해보았다. 중국, 인도, 베트남,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이렇게 한국과 가까운 6개국은 구제역 백신비접종 청정국도 아니고 백신접종 청정국도 아니다. 구제역 발생이 의심되는 국가인 것이다. 특히 한국의 무역은 그 규모와 액수에서 절대적으로 중국 의존적이다. 미국과 일본과의 교역규모는 각각 1천억불 가량이고 중국은 2천억불이 넘는다. 중국이 미국과 일본의 교역량을 합친 것 보다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구제역 청정국의 실현과 그 유지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청정국을 유지해야 하는 당위성을 되짚어 보고 그래도 청정국을 달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이성적으로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된 뒤에야 청정국 목표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무역장벽이 낮아지거나 사라진 국가들과 농산물을 포함한 교역을 하면서도 구제역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들 국가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해야 한다. 이들 국가들과 어떤 물품과 인력 등등 거래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이들에 대해 그 양과 빈도 및 우제류와의 접촉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위험성이 높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떤 대책이 효과적인지 파악해서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접근을 ‘위험도평가 (risk assessment)’라고 한다. 위험도평가의 결과를 가지고 생산자와 현장수의사들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좋은 방안을 도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차단방역을 국가차단방역과 개별농장차단방역으로 나누어보면 국내로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국가차단방역일 것이다. 새로운 구제역 바이러스가 들어왔고 중국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이야기는 국가차단방역라인이 뚫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국가차단방역을 다시 점검하되 지금이라도 ‘위험도평가 (risk assessment)’를 실시해서 가장 위험한 구멍이 무엇인지 찾아 지혜로운 대비책을 찾았으면 한다. 매년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다. 매번 발생농장에서 유입경로를 찾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을 좀 더 넓혀 주변 구제역 발생국가와 교역에서 위험을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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