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PED 겪은 돼지, 호흡기 질병이 위험하다(4/22)
[양돈현장/신현덕]PED 겪은 돼지, 호흡기 질병이 위험하다(4/22)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PED 겪은 돼지, 호흡기 질병이 위험하다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최근 돼지 유행성설사병(PED)이 이전에 발병하지 않았던 농장을 위주로 재점화 되는 양상이다. 미국에서는 발병 1년이 경과했지만 매주 250여 농장씩 추가로 발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최근 소식이다. 단순히 지역적 유행성(epidemic) 전염병이라고 보기에는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고 피해도 크다. 병원체 바이러스 종류도 유사하다니 대유행(pandemic) 전염병으로 판정해도 될 성 싶다.
PED가 발생한 번식돈군에서 폐사도 산발적으로 나고 고열과 식불로 인한 유산사례도 심심치 않다. 신생자돈을 달고 있던 모돈들은 저유증 증후군(Hypogalactia syndrome)도 겪고 분만 후 자궁 회복 과정도 타격을 받고 난소의 기능도 감염 후유증의 악영향을 받아 번식장애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높아 농장의 경제적 손실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제일 걱정인 것은 자돈~비육사구간의 호흡기질병 증가가 걱정이다. PED를 겪은 돼지는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위장관 기능이 약해졌으니 먹는 것도 시원치 않고 소화도 잘 안되며 신체면역력의 70%를 좌우하는 장관점막 면역기능 저하로 잡다한 2차적 침입병원체의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호흡기로 연결되지 않았다면 후기 보상성장으로 인한 육질저하와 이에 따른 등급하락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사양관리에 신경 쓰는 것도 잊지 않기로 하고 PED를 겪은 농장에서 호흡기 질병을 최소화하기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을 정리해본다.
PED를 맞은 대부분의 농장은 PRRS 양성농장이기도 하다. PED 상황에서 자돈구간에 백신이 생략되기도 하고 거세도 미룬 농장도 있다. 설사를 겪은 자돈들은 주사를 맞을 기회도 늘어나다 보니 PRRS 전파 기회가 늘어난 것도 현실이다.
써코 바이러스도 농장에서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다. 인플루엔자 사례도 간혹 발견된다. 흉막폐렴균도 모습을 바꾸며 독성을 키우고, 파스튜렐라균은 앞의 바이러스들과 연합하여 상재적으로 피해를 키우고 있다. 헤모필러스 파라수이스(글래서병)균, 액티노바실러스 수이스균, 연쇄상구균속들도 게릴라성으로 공격해 오고 있다.
PED 발병 후에 더욱 염려되는 호흡기질병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백신은 무기력하고 항생제는 사정거리에 미치지 못한다. 모든 것이 걱정이지만 하찮은 미물들에게 질 수는 없지 않은가? 다음에 제시하는 위생관리 요점을 하나씩 평가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고쳐나가자. 그러다 보면 어느 새 호흡기 질병 피해가 크게 문제되지 않고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언제, 어떤 경우에 호흡기 질병이 발생하는지 확실히 규명하자. 언제 어떤 경우에 호흡기 질병이 발생하는지를 모르면 계속 병을 달고 살 수 밖에 없다.
모돈으로부터 전파되는 수직감염인가? 모체이행항체 소실시점이나 주령과 상관이 있는가? 돈사이동이나 돈군편성과 관련이 있는지? 사료교체 시점과 관련 있는가? 백신접종의 중단이나 변경과 상관있는가? 항생제나 첨가제의 배합 여부와 상관있는가? 환기제어 콘트롤박스의 조절이 있었는가? 관리자가 바뀌었는가? 환기시스템의 교체나 공사가 있었는지 등등 호흡기질병 발생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면 무엇이라도 찾아내어 관계를 규명하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회의를 거치고 기록으로 남기고 돈사 관리 프로그램에 적용해야 한다.
둘째, 돼지가 순간적으로라도 에너지 결핍상태에 빠지지 않게 하자. 돼지가 잠시라도 추워서 떨면 순간적으로 에너지 결핍증에 빠진다. 그 때 얼른 급이기로 가서 사료를 섭취하고 에너지를 보충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시간이 지체되면 체조직의 분해가 일어나고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난다. 말초혈관 수축과 호흡기점막의 건조, 병원체 감염 방어에 필요한 항체나 백혈구의 동원도 어려워진다. 호흡기도 점막에 상재하던 기회주의적 병원체에게는 증식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추워서 떠는 상황은 농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백신접종의 부작용이나 스트레스로 사료섭취량이 감소하는 예가 있다. 돈사 간 돼지 이동하고 돈군 재편성하면서 겪는 스트레스도 있다. 자돈사에 비해 옮겨간 비육사가 너무 넓고 썰렁한 경우도 있다. 자돈사의 단열보온은 양호한데 비육사는 낡고 허름한 사례도 있다. 돼지를 옮김과 동시에 사료를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 콘트롤 박스의 온도편차 설정을 제대로 못할 때도 있고 과환기인 경우도 있다. 샛바람이 심한 경우도 에너지결핍증에 빠지기 쉬운 흔한 예이다.
깔짚, 톱밥, 왕겨, 보온등, 열풍기, 사육밀도 조절, 국소보온장치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여 하한임계 온도(LCT) 아래로 온도가 내려가거나 사료섭취(에너지공급)에 제한을 받는 일이 없도록 치밀한 사양관리를 해야 한다.
셋째, 청소, 가습과 환기관리로 돈사 내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자. 돈사 내에 부유먼지가 많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청소가 안 된다는 말이다. 습도가 너무 낮아 건조하다는 말이다. 환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부유먼지에는 바이러스, 세균 및 균의 시체에 들어 있던 내독소가 묻어 있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그 먼지는 돼지의 호흡기도 속으로 들어간다. 부유먼지 입자가 작을수록, 돈사 내 상대습도가 낮을수록, 환경온도가 낮을수록 돼지의 폐 깊은 속까지 쉽게 먼지와 병원체가 침입할 수 있게 된다.
돈사 내 공기 1입방미터당 4㎎ 이상의 먼지농도에서부터 폐렴이 유발된다고 한다. 돈사 내 저온건조 환경은 호흡기 발병의 최적 조건이라고 보면 된다. 잘 여겨보면 돈사단열이 잘 되어 훈훈하고 습도가 적절한 돈사에서는 호흡기 질병이 별로 없는 것을 느낄 것이다. 미세먼지는 똥, 사료에서 발생하는 것이 주가 된다. 돈방 바닥 청소와 통로를 쓸고 물을 뿌리고 통풍을 시켜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사료회사에서는 먼지발생이 덜 되도록 사료제품을 제조관리하고 농장에서는 습식 또는 액상급이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안개분무기도 습도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국내여건상으로는 저온건조기에 적용 가능한 농장이 많지는 않다.
넷째, 우선 당장은 어렵더라도 돈사 연속사육방식을 지양하자. 비육돈사 몇 돈방이 출하가 이루어져 비게 되면 수세하고 소독하고 어린 돼지를 신규로 전입시켜 채우는 일은 호흡기 질병이 많은 농장의 공통점이다. 호흡기로 고생하는 돼지는 출하일령도 지연되고 보균돈 상태이기 때문에 그 돈사의 공기를 병원체로 채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돈사에 전입해온 신입 돼지는 대부분 호흡기질병 방어에 충분한 만큼의 항체를 갖추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이전에 살던 돈방보다 썰렁하고 룸메이트도 낯설다. 급이기도 커서 불편하고 물 꼭지는 더 높이 달려 있거나 어색하다.
돈방은 넓어 휑하고 옆 돈방에 덩치 큰 선배들이 위협적이다.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이고 밥맛도 없고 잠자리도 불편한데 마시는 공기에는 병원체가 가득하다. 호흡기질병 발병은 예견된 수순이다. 항생제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것이다.
돈사 크기를 가능하면 200두 이하의 돼지만 수용되도록 하고 돈사 내 돼지 일령 차이가 없도록 돈군 흐름을 가져가는 것이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 영양관리는 곧 면역관리임을 잊지 말자. 돼지가 질병에 걸리게 되면 입맛을 잃고 사료섭취량이 감소한다. 에너지결핍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호흡기질병에 걸린 돈군은 고 에너지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치료에 유리하다. 돼지 돈사이동 등 스트레스 요인이 가해진 직후에는 사료를 변경하지 말아야 하고 포도당이나 생균소화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관리상의 테크닉일 수 있다.
호흡기 질병이 상재하고 있는 돈군에 급여하는 사료에는 점막세포 기능을 강화시킬 목적으로 비타민E의 추가배합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흉막폐렴으로 고생하는 돈군이라면 항생제외에 비타민E의 배합급여가 권장된다.
계절 변화가 무쌍하다. 돼지는 사계절 변화와 천수답 양돈을 싫어한다. PED 끝에 호흡기질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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