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최영조]사료 가치 기준이 월평균 사료단가인가?(4/8)
[양돈현장/최영조]사료 가치 기준이 월평균 사료단가인가?(4/8)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사료 가치 기준이 월평균 사료단가인가?

최영조 박사 / 팜스코 축산과학연구소 R&T팀

요즘 대한민국 농장의 사육성적 상황은 많이 안 좋은 것으로 보인다. 매년 2분기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출하할 돼지가 적어서 항상 지육가격이 높게 유지, 올해 역시 출하할 돼지가 훨씬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하할 돼지가 적어진 이유는 아직까지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돼지유행성설사병(PED)으로 인해 상당수 농장에서 많은 자돈들이 폐사함에 따라, 몇 달 후 출하할 돼지들이 한꺼번에 없어진 이유도 크지만 요즘 가장 크게 체감하는 문제는 육성 및 비육단계에서 증체가 잘 되지 않는 점이다.
사육환경이 악화된 대한민국 양돈장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작년 이전부터 낮은 지육가격으로 출하자체가 어려운 시기가 지속되었고 지급률 하락 및 1등급 이상 돼지 도체판정기준의 강화는 농장의 수익성 악화를 가속화시켰다. 이런 영향으로 많은 농가들이 모돈에 대한 투자를 적게 하였고 후보돈의 갱신도 거의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번식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F2 모돈 비율은 아직까지도 2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모돈의 전반적인 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작년 고온스트레스 영향 등은 모돈의 건강상태를 더욱 악화시켰고, 이런 모돈에서 태어난 자돈 역시 건강상태가 매우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요즘 비육돈사에 있는 돼지들은 대부분 이런 자돈들로서 장건강 상태가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일부농장에서는 육성 및 비육단계에서도 예전과 달리 연변 및 설사 등이 발생할 뿐 아니라 전반적인 증체량이 많이 떨어짐으로써 출하일령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3년의 대한민국 양돈 농장의 평균출하일령은 210일령, 농장 총 FCR은 3.4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은 국내 양돈농가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위의 여러 가지 요인들의 악영향을 받아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성적이 저하되고 있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양돈이 힘들어진 그 주범은 무엇일까? 주범은 바로 생산비를 낮추려면 ‘월평균 사료단가’를 낮춰야 한다는 근거 없는 논리이다. 이러한 논리들은 ‘월 총사료비÷월 총사료사용량’이라는 단순한 개념으로 농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월평균 사료단가’를 낮추는 것이 양돈농가가 경쟁력을 높이고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라고 현혹하고 있다.
또한 자돈사료의 단가가 높으니 자돈사료 사용 비율을 낮추어야 농장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들이 주목받게 되고, 이는 어려운 저돈가 시기와 맞물려 대한민국 여러 농장에서 자돈사료 사용비율을 대폭 줄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자돈사료 비율의 하락은 가뜩이나 건강상태가 예전만 하지 못한 돼지들의 초기성장을 저하시켰고 초기에 제대로 크지 못한 돼지들은 결국 비육구간에 가서 증체저하로 인한 출하일령 증가 및 FCR(사료요구율)의 악화를 불러왔다. 또한 자돈 뿐 아니라 젖돈, 육성돈 사료에서도 성적을 고려하기 보다는 사료평균단가가 낮은 사료 급여프로그램이 선호되고 있어서 비육단계에서의 사육성적 저하를 가속화시켰다. 즉 대한민국 농장의 출하일령을 증가시키고 FCR을 악화시켜서 수익을 떨어뜨린 주범은 바로 ‘월 평균 사료단가’의 논리이다.
‘월평균 사료단가’의 논리를 보면 단순한 평균단가일 뿐이며 농가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출하두수, 출하체중, FCR 등 생산성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아래에서 월평균사료단가의 논리에 어떠한 함정이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잘 알고 있는 계산 방법으로 비육돈 1두당 총사료비를 구하는 공식은 ‘비육돈 1두당 총사료비=사료 kg당 평균단가×농장 총FCR×출하체중’이다. 성적이 대한민국 평균보다 양호한 A농장의 경우에 농장 총 FCR 3.0, 사료kg 당 평균단가 600원, 평균출하체중을 112kg 이라고 가정해보면 A 농장의 비육돈 1두당 총 사료비는 20만1천600원(600원×3.0×112kg=20만1천600원/두)이 된다. 만약 이 농장이 대한민국 평균 양돈장의 성적인 농장 총 FCR이 3.4 으로 악화되어도 비육돈 1두당 총사료비는 똑같이 20만1천600원으로 가정해보자. 그러면 사료kg 당 평균단가는 529원으로 계산된다.
단순 비교로 600원일 때 보다 529원이니 사료 평균단가는 71원/kg 낮아 보이지만, 여기에는 FCR이 3.0에서 3.4로 악화되어 있는 부분이 빠져있다. FCR 3.0과 FCR이 3.4일때의 차이를 비교해보기 위해서 이 농장이 월 사료를 300톤 사용한다고 가정하고 FCR 3.0과 FCR 3.4일 때 생체중 생산량(총체중 증가량)을 산출하면 다음과 같다.
월 사료량 300톤 농장의 생산량은 FCR 3.0일 경우 10만kg(300톤÷3.0), FCR 3.4일 경우 8만8천235kg(300톤 ÷ 3.4)으로 생체중 생산량 차이는 1만1천756kg이다. 즉, FCR 3.0 농장은 FCR 3.4농장보다 한달에 생 체중을 1만1천756kg을 더 생산하게 되고 이를 수익으로 계산하면 3천623만6천200원(11,756kg 생체중 생산량× 4,400원 평균돈가×70% 지급율)이다. 즉 3천623만6천200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고 이를 월 사료량인 300톤으로 나누면 사료 평균단가는 120원이나 낮아지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결론적으로 단순한 월 평균사료단가는 의미가 없고 이보다는 FCR이 기준이 되고 이를 개선해야만 농장의 수익성이 확보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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