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PED 발병농장 사후관리 필요하다(3/11)
[양돈현장/신현덕]PED 발병농장 사후관리 필요하다(3/11)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PED 발병농장 사후관리 필요하다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몇 년 전부터 중국,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돼지 유행성설사병(PED)이 크게 유행했다. 13년 4월경부터는 유사 이래로 미국에서 처음 발병하였는데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북쪽으로 캐나다에서도 발병하여 피해를 확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13년 연말에는 국내에서 발병소식이 들리더니 양돈밀집지역을 선두로 계속 발병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2014년 1월에는 일본에서도 7년여 만에 PED가 발생했다. 구제역(FMD), 조류독감(AI), 돼지인플루엔자(SI)와 더불어 PED까지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축산업 현장은 물론 경제사회적인 차원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왜 이렇게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병원성은 더욱 강해지는 것일까? 많은 학자들은 바이러스와의 공생관계가 무너지는 현상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 환경오염, 이상기후 등의 원인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바이러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하였고 그 결과로 무서운 괴물 바이러스를 출현시켰다는 분석이다. 사람이나 동물들은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낮아지다 보니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대유행 가능성이 더욱 더 염려되는 상황이다.
유행성설사병(PED)이 지나가면 그것으로 끝일까? 새끼돼지 2~3주분 죽은 것으로 끝났다고 여기는 농가들이 많은 것 같다. PRRS처럼 지속적으로 농장에 상재하고 순환하면서 끊임없이 괴롭히는 전염병이 아니라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병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일단 내 농장에서 PED가 발병하면 앞으로 태어날 신생자돈에게 면역력을 부여할 목적으로 임신돈에 대한 인공감염을 실시한다. 백신접종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유행형이라면 선택의 여지없이 인공감염을 감행한다. 감염된 돼지는 구토와 설사 등의 임상증상을 보이면서 엄청난 바이러스를 배설하여 농장을 오염시킨다. PED때문에 죽은 돼지는 묻히거나 돈분장으로 넘어가 발효처리 되는 게 일반적이다. 개, 고양이가 사체에 접근하고, 까마귀, 비둘기, 참새 등 날짐승이 접촉한다.
PED 증상을 보인 노산돈은 수집상을 통해 도태 처리되기도 하고 발병농장도 비육돈 출하에는 제재가 없다. 일단 감염된 돼지는 2주 정도는 바이러스를 체외로 배설한다. 농장 사육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한 농장에 PED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전 돈군이 감염되는데 1~2주는 소요된다.
그렇게 계산하면 그 감염농장은 최소 1개월 정도는 바이러스 전염원이 되는 것이다. 발병농장에 인접한 농장 주인으로서는 생병나지 않을 수 없다. 인공 감염시키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출하나 위탁을 보내지 말라고 부탁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양돈밀집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병한 사유가 된다. 동네나 지역단위로 공동방역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방법밖에 없어 보인다.
발병농장에 대한 방역위생관리 강화, 발병 위험시기에는 외부 위탁돼지 도입 제한, 방견이나 야생고양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돼지수송차량이나 돈분 차량 등 위험차량은 농장 출입 전 세척과 소독 및 건조를 필수로 하도록 한다. 사료수송차량은 공장이나 물류센터에서 출발 시에 철저한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 농장 진입도로에 생석회를 살포하고 출입문에서 소독수를 살포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PED가 발병하고 전 돈사에서 설사증상을 보이고 지나갔다면 내 농장 내 PED바이러스를 완전히 박멸하는 작전에 돌입해야 한다. PED바이러스가 어디에 숨어있겠는가?
돼지가 침 흘리고, 토하고, 설사한 배설물이 묻어있고 쌓여있는 곳에 있다고 보면 된다. 돈방벽, 바닥, 피트, 돈분장, 장내 도로, 시궁창, 농장차량, 트랙터, 우물가, 맨홀, 삽, 돈분 제거기, 장화, 작업복 등 어디에든 있을 수 있다.
PED 바이러스의 생존력은 다음과 같은 수준이다. 음수와 재활용수(세차용)에서는 1주정도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고 마른 사료 내에서는 1주, 습식사료에서는 4주 정도 살 수 있다. 신선한 분변에서는 60도에서도 1주정도 생존하고 겨울철 슬러리에서는 4주 정도 살고 봄 가을철 온도에는 2주 정도 살 수 있다.
온도 50도, pH5~9의 환경에서 안정하므로 여름이라고 방심해서도 안 되고 소독약을 선택할 때에도 강알칼리성 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돈사가 빌 때마다 또는 의도적으로 돈사 ‘세척-소독-건조-비우기’ 과정을 실행해야 한다. 발병 시 수유 모돈은 조기이유 실시나 사료량 관리를 통해 유방염이 걸리지 않도록 하여 번식성적 저하의 후유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고열과 식불을 호소하는 모돈은 즉시 항생제, 소염제, 해열제로 대증치료를 해야 한다.
어린 자돈에서 비육돈까지 PED 후유증은 소장 융모가 얼마나 위축되고 손상되었는지에 달려있다. 어린돼지일수록 장융모 손상이 심각하여 설사, 탈수와 영양소 흡수불량증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출하일령이 4주 정도는 쉽게 지연될 수 있다. 출하시기에 임박한 큰 돼지라면 3일 정도의 출하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
소화기관 장점막 손상은 침입한 독소나 각종 병원체가 혈류로 쉽게 들어 갈 수 있게 하므로 전신 다양한 조직이나 장기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장누수증후군). 폐렴이나 농양도 증가하므로 출하돈의 품질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적절한 영양제나 소화제, 항생제의 적용 요구가 증가하므로 생산비 증가가 따른다. PED를 겪은 돼지는 영양실조에 빠지기 쉽고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이므로 스트레스에 약하여 세균성 장염이나 호흡기질병에 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작년 여름 더위로 인한 번식성적 저하와 전국적 PED 발생 피해로 돈가상승 가능성은 다분히 높다. 발병농장에서는 후유증 최소화를 위해 힘 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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