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5시/황윤재]장염(腸炎)이 문제인가?(6/21)
[현장25시/황윤재]장염(腸炎)이 문제인가?(6/21)
  • by 양돈타임스
[현장25시]장염(腸炎)이 문제인가?
황윤재 수의팀장/영동양돈농협

얼핏 생각하면 동절기를 보내면서 이제는 설사병 걱정을 좀 덜어도 되겠구나 하겠지만 날이 더워지면서 또 다른 설사증상이 생기기 시작하니 이건 바이러스에서 세균 등으로 질병의 원인만 자리바꿈하고 증상만 다를 뿐 설사증상은 사시사철 양돈장을 괴롭히고 있는 형국이군요. 그나마 다소 위안이 되는 것은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장염은 대부분 대장균이나 살모네라균, 회장염, 콕시듐 등이 원인이 되므로 바이러스성 장염처럼 폭발적으로 발생하지 않아 시간적으로 치료할 여유가 있고 또 대부분 잘 듣는 항생제 같은 약이 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럼 왜 더운 계절이 되면 이런 세균성 장염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걸까요? 그건 역시 장염의 원인균들이 높은 온도와 습도를 좋아하기 때문이겠지요. 더군다나 농장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 환경적인 불안 요인들이 그 질병의 발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돈사의 수세나 올-인, 올-아웃 같은 환경관리 요소가 그것입니다. 빈 돈사의 수세(소독)와 올-인, 올-아웃이라는 개념은 어느 양돈교과서에나 아주 기본적인 위생관리로 소개되어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그 주된 이유는 물론 폐수처리의 어려움이나 돈사의 불합리한 구조에 있겠지만 어쩌면 대충 생략하고 관리를 해도 당장 농장에는 별 탈이 없을 것이라는 안일함이 농장주의 마음에 깔려있거나 이를 대신해서 분무소독이나 화염소독, 항생제나 생균제 등을 사용해도 얼마든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올-인, 올-아웃 없이 몇 년 동안 연속사육을 하고 거기다가 폐수처리에 대한 부담으로 빈 돈방을 수세하지 못하고 돈방 바닥을 삽 등으로 대충 청소하고 분무소독을 해준다면 각종 병원성 세균들의 숫자는 급속하게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여름철과 같이 온도도 높고 습도도 80%를 상회하는 상황이라면 이들의 번식력과 활력은 최고조에 달하겠지요.
세균의 있고 없음이 아니라 중요한 건 어떤 세균이 일정한 장소에 얼마나 많이 있는가의 문제겠지요. 예를 들어 병원성 대장균이나 살모네라 같은 장염의 원인균의 경우 설령 농장에 존재한다 해도 일정 (임계)수준이상으로 넘치지 않게만 관리하면 질병으로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렇게 세균의 숫자를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해주는 방법의 기본이 바로 올-인, 올-아웃이나 수세 소독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 역시 병원균을 완전 박멸시키진 못하고 다만 세균의 숫자를 크게 줄여 그만큼 감염의 기회를 줄이려는 노력일 뿐입니다. 여름철만 되면 세균성 장염으로 고생하는 농장에서는 이런 관점에서 위생적인 환경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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